신영의 세상 스케치 479 회 |
보스톤코리아 2015-01-05, 10:06:54 |
우리는 세상과 마주하면 할수록 얼마나 말이 중요한지 깨닫는다. 무엇이든 제자리에 제대로 있을 때에 그 진가를 발휘하듯이 그 어떤 말도 때와 장소에 따라 서로에게 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말이라는 것은 마음의 생각과 사고를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니 한 사람의 마음의 태도를 반영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말이라는 것을 생각 없이 툭툭 내어놓는 것은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겠는가. 한해를 돌아보며 나 자신이 수없이 쏟아놓은 말들의 꾸러미는 과히 얼마나 될까 잠시 생각에 머문다. 그리고 그 중의 쓸 말과 쓰지 못할 말의 알갱이는 또 얼마. 얼마전 세계를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미국의 과학자 왓슨의 얘기를 잠시 떠올려 본다. DNA의 이중나선 구조와 비밀을 풀어내 196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미국의 과학자 제임스 왓슨. 그러나 이 메달을 최근 경매에 내놓았었다. 흑인 차별 발언으로 생활고에 시달려온 그는 생전에 노벨상 메달을 판 첫 수상자라는 불명예도 얻게 된 것이다. 지난 4일 뉴욕 경매에서 단 몇분만에 낙찰된 메달 가격은 475만 달러, 우리 돈 53억 원.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낙찰자가 "이 메달을 다시 주인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밝히고 나선 것이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닌가. 주인공은 다름 아닌 세계 50번째 러시아 재벌이자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단 아스널을 소유한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회장이었다. 우스마노프 회장은 자신의 아버지가 암으로 사망했다는 점도 털어놓으며 과학자 왓슨이 암 치료 연구에 밑거름을 제공한 만큼 메달의 올바른 소유자라고 그 이유를 밝힌 것이다. "뛰어난 과학자가 생활고에 쫓겨 메달을 팔아야 하는 상황을 지켜보기 괴로웠다"는 그는 또 생각 없이 툭~ 뱉어낸 '실수의 말(암 덩이) 한 마디'로 자신을 버리고 평생을 소외당한 채 살아온 초라한 한 사람을 살리는 귀한 교훈을 또 우리에게 전해준 얘기가 되었다. 반면, 온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여전히 각 매체마다 헤드라인 뉴스거리(얘깃거리)가 되고 있는 일명 '땅콩 회항' 사건의 주인공인 조현아(40•여)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얘기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과 더불어 한국 사람이라는 것이 얼마나 부끄럽게 하는 사건인지 다시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해지는 일이다. 아마도 지금까지 이런 일들은 수없이 있어왔을 얘기고 그나마 이번 사건으로 해서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을 잠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람으로 남겨본다. 그것은 부단 그 어떤 사주들의 문제 뿐 만이 아닌 적게는 개개인의 관계에서도 충분이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말은 의사의 손에 쥔 매스와 같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만큼 생사의 기로에서 허덕이는 한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멀쩡하게 살아 있는 생 사람을 죽이기도 하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그 말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어찌 쉬이 생각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자신의 생각에서 걸러지지 않고 끄집어낸 말과 자신의 화를 다스리지 못해 툭 뱉어진 말의 독소는 상대방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득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혜로운 말이 아닌 칼날 서린 말은 서로에게 아픈 상처를 주고 상처 자국을 남길 뿐인 까닭이다. 참으로 무서운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말이 아닐까 싶다. 특별히 개개인의 관계에서도 그러하거니와 사람들이 여럿 모인 단체에서는 더욱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말이 아니어도 '함께'라는 것이 그 안과 밖이 판이해진 곳에서는 칼날보다도 더욱 무서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무리 속에 당당하게 속한 그 '소속감'이란 삶의 활력소도 되거니와 그 반대편에 있는 상대에게는 소외된 자리로 밀어내주는 무서운 '무기 덩어리'가 되기도 한 까닭이다. 그래서 더욱이 우리가 생각 없이 뱉어내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것인지 한 번쯤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DNA의 이중나선 구조와 비밀을 풀어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미국의 과학자 제임스 왓슨의 흑인 비하의 발언으로 평생을 가슴앓이로 살았을 과학자와 대한민국의 위상을 떨칠 만큼 화려했던 대한항공 전 부사장 조현아의 '땅콩회항' 사건은 2014년을 마무리하고 2015년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에게 큰 교훈을 주는 큰 사건이기도 하다. 말의 힘과 언어의 능력 그것은 잘 하고 써야지 섣부르게 잘 못 하고 쓰면 화를 당한다는 삶의 지혜를 우리에게 깨달음으로 전해주는 것이다. 그 무엇보다도 새해에는 더욱이 말에 대한 깊은 생각과 함께 바르고 제대로 된 말하기와 말쓰기에 노력을 해야겠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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