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밖 역사 읽기 (5) : 제퍼슨과 해밀튼
보스톤코리아  2012-07-16, 13:35:21 
소피아의 <오늘, 다시 읽는 미국사> 칼럼이 “교과서 밖 역사 읽기”라는 여름방학 지면특강 시리즈로 나갑니다. 여름 방학 동안 중고생 자녀들의 독서지도를 고민하시는 부모님들과, 독서를 통한 분석적 독해 및 비판적 사고 훈련에 관심을 가지신 부모님들께 길잡이로 활용되었으면 합니다. 칼럼과 관련하여 궁금하신 점은 WisePrep 소피아선생님 (617-600-4777, [email protected])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주 칼럼 말미에서 언급한 책 은 사실 대충 언급만하고 지나가기에는 아쉬운 책이었다. 지난 주 칼럼을 송고하자마자 후회 했었다. 역사책이라면 딱딱해서 싫어하는 학생들도 소파에 편안히 앉아서 얼마든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인데, 한 줄이라도 더 소개할 걸 하고 말이다.

독립기념일. 뉴욕과 보스턴의 기념 불꽃놀이 중계를 번갈아 돌려봤다. 뭐라고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꽤 가까운 거리에 있는 두 도시 간에, 양키스와 레드삭스의 라이 관계 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문화와 전통의 차이란, 사소하게는 불꽃놀이 기념행사에서도 나타난다는 느낌이 강렬했다. 어느 도시가 더 미국적일까? 독립 혁명의 심장일까 혹은 미국 경제의 심장일까? 미국을 “건설”한 건국의 아버지들, 그 중에서 미국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물론, 정답은 없다!)

퓰리쳐상을 수상한 이 책 에 등장하는 “이름만 대면 다 아는 건국의 아버지들”에 대한 몇 가지 역사적 에피소드들은 어쨌거나 교과서가 분명한 방식으로 이야기해주지는 않는, 그렇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정보들을 담고 있다. 때로는 몇 가지 유명한 역사적 사실들, 혹은 어딘지 석연찮게만 알고 있었던 부분에 좀 더 구체적인 그림을 더하게 된다.

가령 알렉산더 해밀튼과 아론 버 간에 벌어진 결투 (duel)는 해밀튼을 죽음에 이르게 했고, 부통령이었던 버는 대역죄인의 오명을 안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혹은 1800년 선거 직후 제퍼슨이 이끄는 공화파에게 정국의 주도권을 잃어버린 연방파를 이끌었던 존 아담스는 왜 제퍼슨과 갈등했었으며, 그들의 관계는 나중에 어떻게 복원되었을까? 존 아담스에게 그의 아내 애비가일 아담스는, 제퍼슨에게 그의 오른 팔이자 후대 대통령이 되는 매디슨은 어떤 의미였을까? 수도가 워싱턴 디씨가 된 이유는? 왜 전국적 노예제 청산은 지지부지했으며 매디슨-딕슨 라인 이남의 주들은 노예제를 고수했을까? (물론, 답은 이 책에 나와있다.)

그런데 왜 이 책의 저자는 책 제목을 가 아니라 라고 지었을까? 독립 혁명이라는 이름의 전쟁은 1783년 막을 내렸는데, 1790년대와 그 이후를 배경으로하는 에피소드 모음에 왜 <혁명의 세대>라는 부제가 붙은 것일까?
지은이의 수사학적 의도는 사실 명확해보인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건국의 “아버지들”이라기보다는 경쟁자 관계를 유지하면서 성장하는“형제들”에 가깝기 때문이다. 또한 혁명은 독립 전쟁이 끝난 순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신생아기와 유아기의 성장통이 그 자체로 혁명이었기에 저자는 건국의 “형제들”에게 혁명의 세대라는 부제를 붙였던 듯 하다.

새 국가의 방향을 둘러싸고 벌어진 형제들간의 경쟁은, 아론 버와의 결투 덕에 다소 일찍 무대 뒤로 사라진 알렉산더 해밀튼과 존 아담스가 중심이 되는 연방파 (Federalist)와 토마스 제퍼슨을 중심으로 한 민주 공화파 (Democratic Republican) 양 측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제 1대 조지 워싱턴 재임기는 국무장관이었던 토마스 제퍼슨과 재무장관이었던 알렉산더 해밀튼이 내각 안에서 협력과 긴장 속에 초대 국가의 정치-경제적인 밑그림을 완성해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건국기 새로운 국가의 건설이라는 공동의 과제 덕에 봉인되었던 양자간의 갈등이 수면으로 올라오는 데에는 그다지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연방파의 후예들과 민주 공화파의 후예들은 때로는 노예제의 확산 문제를 둘러싸고, 때로는 주의 자유와 권한을 둘러싸고, 혹은 관세 문제를 둘러싸고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드러냈으며, 결국 반세기 남짓의 시간이 흘렀을때 남북 전쟁으로 사실상 “두 개의 국가를 확인했으니말이다.
그래서 제퍼슨과 해밀튼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제퍼슨에 관한 책으로는 의 저자인 Josheph Ellis의 American Sphinx: The Character of Thomas Jefferson과 Andrew M. Allison의 The Real Thomas Jefferson 등을, 해밀튼에 대해서는 Ron Chernow의 Alexander Hamilton과 Alexander Hamilton, James Madison, John Jay 이 헌법의 빠른 비준과 강한 중앙 정부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함께 저술한 페이퍼의 묶음인 The Federalist Papers를 추천한다.

• 일러두기: 의 내용은 2002년 히스토리 채널에서 관련한 약 세시간 반짜리 다큐멘터리로 상영되었으며 DVD로도 구해볼 수 있으므로 꼭 한번 시청할 것을 권한다. 또한 저자의 또다른 책 역시 건국기에 대한 이해에 상당한 도움이 되는 책이므로 권하고 싶다.

미국사와 함께 볼만한 훨씬 더 많은 영화들에 관심이 있는 부모님들께는 6월 26일 화요일 7시 Wise 부모 세미나에 참석을 권합니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사전 예약은 필수입니다. (617-600-4777)


보스톤코리아 컬럼니스트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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