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산문 (1)
보스톤코리아  2011-03-14, 15:35:52 
보스톤에 살면 좋은점이 있다. 유럽여행이 미국서부에 사는이들보다 훨씬 용이하다는 것이다. Logan airport를 떠나 7시간후엔 유럽교통의 요지인 Frankfurt공항에 도착하고 한시간비행으로 베를린에 도착한다. 6시간의 시차까지 합치니 현지 아침8시에 도착해서 하루종일의 덤같은 자유로움이 펼쳐진다.

새 여행지에 도착하면 일단 하는 일이 City tour bus를 타는 일이다. $20정도를 내고 타면 24시간(부지런하면 이틀감)동안에 온 City의 must- see 장소를 설명과 함께 돌 수 있다. 버스를 타고 주어진 관광코스 map에 부지런히 표시를 해둔다. 다시 한바퀴 돌 때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장소들….Museum, shopping center, Market Place…등. 물론 hop on & off하며 당장 즐겨도 좋지만, City의 전체윤곽을 먼저 잡아놓고 구석구석 찬찬히 돌아보는것이 내 맘을 편하게 한다.

독일은 1999년에 수도를 본에서 베를린으로 옮겼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큰 발전을 보지는 못했다고 한다. 큰 산업체도 없고, 유럽에서 가장 출산율이 낮아 인구가 감소하는 독일이니 복지부담이 세입보다 너무 커 빚이많다고 한다.

브란덴부르크 Gate는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신전을 본따 만든 것이다. 거대한 성문위에는 승리의 여신이 사륜마차를 이끌고 승리의 소식을 가져오는 동상이 멋지게 세워져 있다. 과거에 나폴레옹이 이 사륜마차를 파리의 루불박물관으로 옮겨간 치욕의 역사가 있어 ,이후에 나폴레옹을 폐위시킨 기념으로 Paris의 이름을 따온 parize광장이 들어섰단다.

이곳은 동서베를린의 경계로서 장벽이 가로막고있던 바로 그자리이다. 지금은 독일통일의 상징물로서 베를린을 대표하는 웅장하고 거대하며 독일의 힘이 느껴지는 건축물이다. Gate앞엔 장벽이 무너진후 과거의 장벽이 서있던 선을 따라 검은색 사각형돌들만이 촘촘히 박혀있었다. 왠지 내가 이전에 동독이던곳에 서있는것이 좀 안믿어졌다.

유명한 ‘보리수아래’(운터 덴 린덴)라는 이쁜 이름의 거리를 걸으며 보리수가 이렇게 큰 나무였구나…웃었다. 보리랑 비슷한 건줄알았었는데.

베를린하면 일단 베를린 장벽이 떠오른다. 1961년부터 세워진 장벽은 총 155 km에 달했고 5m높이로 고압선과 기관총 초소, 지뢰밭 등으로 무장되어 베를린 시를 양분했고 냉전의 상징이 되었다. 장벽을 넘어 탈출에 성공한 사람은 5천75명이고 사살된 사람은 270명, 실패로 체포된 이도 5000명이 넘었단다. 1989년, 28년만에 장벽이 붕괴될때 동서베를린의 젊은이들이 실제로 망치를 들고 부수었다고 한다.

부서진 장벽의 조각들이 아직도 기념품가게에 봉지봉지 상품화되어 팔리고 있는게 아이러닉했다. 남겨진 장벽 위에는세계의artist들이Freedom, 통일, 평화와 사랑의 주제를 가지고 그림을 그려놓았다.인간의 평화에대한 염원이 그림마다 돋보인다. 지금은 도시의 이곳저곳에 한벽씩 상징물로만 남아있지만 이 벽이 가로막혀 동서를 갈라놓았던, 28년동안 두세상을 단절시키던 이 지형물에 얽힌 인간들의 사연이 절절했었을것이다.

당연히 분단된 내 조국의 38선, 이산가족들의 고통과 슬픔이 생각나고, 피골이 상접한 북한주민들,탈북난민들 생각에 긴 기도를 했다. 가장 이상적인 유토피아를 만드는 이론이라는 사회주의가 실제로 인간세상에 휘두르는 잔혹함과비참함이라니...

동서독이 통일된 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가 된 대한민국 내 조국의 38선이 새삼 가슴아팠다.
포츠담광장은 화려한 신도시의 심장부이고, 주요교통의 교차점이기도하다.
그러나 과거의 기대와 오늘의 실패를 가장 잘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단다.

과거유럽에서 가장 번화한거리였던 포츠담광장은 최첨단의 거대유리건물인 소니센터가 들어서있고 화려한 겉모습이지만 실제로는 빈사무실이 즐비하고 썰렁하다고 한다. 부진한 경기와 변변한 산업체의 부재 등이 베를린의 화려한 재기를 꿈꾸는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고 한다.

무려 2711개의 비석으로 이루어진 홀로코스트 추모비가 이 포츠담 광장으로 가는길에 서있다. 2005년에 세워진 이비석들은 한개도 같은 높이가 없다. 600만 유태인 대학살을 추모하며 지난역사에 대한 반성과함께 평화에의 염원을 소리없이 외치고 있는곳이다.

홀로코스트의 악행을 저지른 나치주범들의 팻말이 거리 곳곳에 서있다.
전범들의 사진과 악행, 자살이나 사형으로 끝난 내용이 적혀있어 이 독일인들이 얼마나 반성하고 사죄하고 있는가를 알 것 같았다. 그러나 전범들의 행적이 곳곳에 팻말되어 서있는것이 참으로 이상했다. 그 자손들이 부끄러워서 살수가 없을텐데… 내가 너무 인간적인 생각을 하나?

유태인 박물관이나, 옛 나치정권의 통치기관이던 게슈타포와 SS 본부자리에 세워진 야외 박물관 TOT를 보면서 자신들의 잘못을 떳떳이(?) 시인하고 반성하는 용기에 강인한 민족이라는 감명을 받았다. 일제의 식민지 시절 , 수없는 만행을 저지르고도 아직도 인정안하는 일본이 더 미워졌다.

장수인 (보스톤한인합창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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