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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열린 동남부 한글 글짓기 대회에 참가한 학생이 글짓기를 하며 고심하고 있다. 최근 한인학부모들 사이에 한국어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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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학부모들의 한국어 교육 열기가 뜨겁다.
존스크릭에 사는 주부 박미정(38)씨는 8살과 5살난 두 아들에게 집에서 만큼은 꼭 한국어를 사용하도록 했다. 또 꾸준히 한국학교에 보내 한글 공부와 함께 한국 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정체성을 잃지않고, 이중언어구사자로 대학졸업 후 미국이나 한국 사회에서 더 유리한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박씨는 “한국어와 한글을 배운다는 것은 단지 언어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이들 사이에서도 한국어를 하지 못하면 창피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 이민세대들은 우리 말이나 한글 교육에 소홀했지만 요즘 부모들은 완전히 달라졌다”며 “주변에 대부분 학부모들이 한국어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어 교육의 형태도 다양하다. 한국학교는 기본이고 한글가정학습지를 신청하고 한글 동화책을 읽힌다. 또 방학때는 아이들을 한국으로 보내 한국어 공부도 하고 한국 문화도 체험하게 하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
재능교육 애틀랜타 교육원장은 “수학, 영어 뿐 아니라 학습지를 통해 한글 교육을 하는 분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한국의 전래동화와 시를 이용해 한글공부를 하면서 한글 뿐 아니라 한국의 문화까지 배울 수 있어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한글 동화책도 인기다. 둘루스에 있는 두란노북마트 서점은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주부들로 붐빈다.
이정원 두란노북마트 대표는 “한번에 동화책을 29권씩 사가는 분이 있을 정도로 한글 동화책의 인기는 대단하다”며 “한인들의 한글교육 열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학교 관계자들은 이처럼 한국어 교육열이 높아지는 것은 이민 1세의 의식변화 때문이라고 밝혔다. 세계 속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더불어 자녀들에게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정체성을 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세종한국학교 관계자 한혜선씨는 “경제적 압박감에 시달렸던 이민생활 속에서 자녀의 한국어 교육을 소홀이 한 것이 후회가 된다며 이민1세 할머니, 할아버지가 자녀와 손주를 데리고 한국 학교를 방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국어를 모르는 것이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한인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자녀들에게도 한국어를 가르쳐야 겠다는 한인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자녀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과 중학생들이 중도에 한글공부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그는 “최근들어 한류열풍 등으로 한국 드라마나 쇼프로그램을 접하면서 아이들이 한국어에 다시 흥미를 갖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며 “아이들이 거부감을 갖지 않고 쉽게 접할 수 있는 한국대중문화를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한국어에 흥미를 갖도록 하는 것이 어른들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전문가들은 “한인 2세들이 모국어의 정체성 혼란을 겪을 경우 미국인도 아니고, 한국인도 아닌 주변인으로서 전락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한국어 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중언어 구사자로 교육시키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김동그라미 기자 dgkim@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