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 일출산행
보스톤코리아  2011-01-10, 11:50:03 
2010의 마지막 날이다. 한국 같았다면 술로 며칠을 지새웠을 텐데... 어제와 오늘 두 번의 송년회를 마지막으로 2010은 가버렸다. 저녁 12시. 아쉽지만 이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야한다. 몇 시간 후인 내일 새벽 4시에 일어나야 2011년의 일출을 Great Blue Hills 정상에서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술자리를 나와서 잠시 눈을 붙였을까. 눈을 떠보니 아뿔싸! 이미 새벽 5시!. 늦었다! 허겁지겁 옷을 챙겨 입고 일출산행의 목적지로 달려 나갔다. 작년에 날씨 관계로 무산되어서 1년 동안이나 기다렸던 신년 해돋이를 늦잠을 잤다는 이유로 놓치기엔 도저히 스스로가 용납이 안됐다. 다행하게도 목적지인 Great Blue Hills는 보스톤에서 16Km정도의 남쪽에 위치한 가까운 곳이었다.

서둘러 차를 몰아 Trail 입구에 도착했을 때 눈밭에 새겨진 사람들의 발자국이 보였다. 이런 인적 없는 도시 근교에 길게 늘어선 발자국들을 보고서 느껴지는 안도감이란... 마치 동물원에서 길을 잃은 어린아이가 엄마의 목소리를 사람들 속에서 들었을 때의 그것이랄까! 하지만 서둘러 떠난 나는 야간 산행에 필수인 헤드랜턴과 겨울산행에 꼭 필요한 아이젠을 챙기지 못했다. 충분한 장비없이 올라가는 Great Blue Hills이 미국 동북부에서 가장 높다는 Mountain Washington만큼이나 험하게 느껴졌다. 눈에 덮이고 어둠에 묻힌 산을 나는 뛰다시피해서 간신히 보스톤 산악회원들의 꽁무니를 따라잡았다. 두어 개의 고개를 넘었을까? 이제 돌탑으로 싼 전망대가 있는 정상에 다다랐다. 이날 해맞이 산행에 참가한 33명 전원이 야간 겨울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일출의 장관을 경험했다.

한국의 산은 이곳 보스톤과는 참 많이 다르다. 보스톤에서 이렇게 신년 일출의 장관을 산꼭대기에서 맞이하다니 축복과도 같은 일이다. 도봉산이나 아차산과 같이 쉽게 찾아갈 수도 없을뿐더러 한국과는 다르게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눈길을 그것도 야간에 오르기란 준비된 누군가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나는 보스톤 산악회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무도 한 적이 없었던 일이었다. 하고 싶어도 이끌어주는 사람이 없어 마음만 동동 굴렀던 일이다. 하지만 2011년에는 33명이 함께 일출의 장관을 보스톤에서 맞이할수 있었다.

보스톤 남쪽에서 맞이한 해돋이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신년의 희망 가득한 바램을 다짐해볼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 아무쪼록 새해 일출의 충만하고 풍요로운 기운을 이글을 읽는 모든 모든 분과 함께 나누고 싶다.

보스톤 산악회원 김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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