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도 오바마 스마트 외교
보스톤코리아  2009-04-20, 14:13:28 
미국은 외교 관계를 단절한 지 약 반 세기 만에 쿠바에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150만 명에 달하는 쿠바계 미국인들에게 쿠바 내 친지 방문 및 송금을 허용하고, 미 통신장비와 통신서비스업체들의 쿠바 진출도 허용했다. 그 동안 관계가 불편했던 국가를 상대로 대화와 설득을 앞 세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스마트 외교가 실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국무부와 재무부, 상무부에 지시해 쿠바에 친지를 둔 미국인의 현지 방문과 송금이 가능하도록 모든 제한 조치를 해제하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또 미국 기업이 쿠바에서 이동 통신과 위성TV, 컴퓨터 통신 사업을 운용하는 것을 허용키로 했다.

그러나 쿠바에 대한 수출입 금지 조치는 그대로 유지하고, 쿠바에 가족이 없는 일반인의 쿠바 현지 여행과 송금에 대해서는 계속 제한을 두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에 대한 개방 노선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던 대로 과감한 개방 정책을 시행한 것이다.

이날 발표된 내용은 외부 세계와 고립된 쿠바 사회의 개방을 유도하기 위해 미국에 거주하는 쿠바인의 모국 방문과 자유로운 통신을 허용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쿠바계 미국인은 약 150만 명이다.
친지 방문은 기간과 횟수 제한을 없앴다. 그 동안은 3년에 한 번씩, 2주 동안만 방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1인당 연간 1,200달러로 묶었던 송금 제한도 풀어 액수와 횟수에 관계 없이 자유롭게 송금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쿠바 정부 관계자와 정치인들에 대한 송금은 여전히 불허했다.

이와 함께 통신 시장도 부분적으로 개방해 미국 통신 서비스 회사가 쿠바와 미국을 연결하는 광케이블과 위성 통신 사업을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다. 또 미국의 이동 통신 회사가 쿠바와의 통신 로밍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쿠바 주민이 통신과 위성 라디오, 위성TV 서비스를 제공 받은 후 이를 미국 거주자가 요금을 지불하는 것도 허용키로 했다.

쿠바 정부 관리를 제외한 현지 가족에게 미국인이 의류와 생활 용품, 낚시 장비 등을 보내는 것도 가능해졌다.
깁스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과 쿠바의 정기 항공 노선 개설 문제도 연구하도록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과 쿠바 사이에는 전세기만 비정기적으로 운항되고 있을 뿐 정기 항공 노선은 없다. 향후 쿠바 정부의 호응 정도에 따라 정기 항공편이 개설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깁스 대변인은 "앞으로 쿠바 정부가 취할 수 있고, 또 취해야만 하는 조치가 더 많다"면서 쿠바 측의 성의 있는 반응을 촉구했다.

미국은 1962년 쿠바의 카스트로 정권이 소련의 미사일 기지를 설치하면서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쿠바에 대한 전면 금수 조치를 단행했고, 쿠바 봉쇄 정책은 거의 반세기 동안 이어져 왔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쿠바에 자유를 가져다 주는 사절로는 쿠바계 미국인보다 더 나은 사람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쿠바계 미국인의 현지 왕래를 허용하는 것을 포함한 과감한 개방 조치를 공약한 바 있다.

이달 들어 이란 핵개발에 대한 미국의 협상 참여 발표와 더불어 쿠바 방문 허용 조치가 이어지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공약에서 직접 대화 상대로 거론했던 쿠바와 이란에 이어 북한에 대한 백악관의 다음 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성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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