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계 이민자들이 주름잡았던 미국의 요식업계가 한국계 등 제3의 이민자 사회로 넘어가고 있다고 NYT(뉴욕타임스)가 전했다. NYT는 최근 그리스계 이민자들이 다른 업종으로 옮기면서 한국 등 다른 이민자들이 새로운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계는 1950년대부터 70년대 뉴욕 등 동부의 요식업계에 진출하면서 그들 지역사회의 대표적인 업종으로 자리매김시켰다. 그러나 1세대 이민자들이 은퇴시기에 접어들고 자녀는 전문직을 선택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식당의 대물림을 할 수 없게 됐다.

닉 카캄바스는 그러한 이민자 중 한 예로, 대부분의 그리스 이민자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하루 16시간씩 주 6일을 일했고 주방보조, 웨이터 등을 거쳐 몇십 년이 지나 마침내  본인 소유의 식당을 차리게 됐다. 현재 그는 은퇴를 앞두고 있지만 월가에 진출한 자녀는 식당 운영에 관심이 없어 물려줄 자식이 없다. 한때 뉴욕 일원에만 600개가 넘던 그리스계의 요식업 시대는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6개월 전 페어뷰에 있는 그리스 식당 '파크 다이너'가 한국인에게 넘어간 것을 비롯, 용커스의 호퍼래스크는 방글라데시인이, 파크사이드 다이너는 도미니카인이 각각 인수했다. 뉴저지 파라무스에 있는 포럼 다이너는 아예 자동차 대리점으로 바뀌어 버렸다.

한편, 한국인의 미국 요식업계 바람은 최근 유명 요리경연 대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국계 여성 크리스틴 박(Christine Park)은 나파밸리(Napa Valley)에서 열린 'Almost Famous Chef' 요리 대회에서 한국전통 음식을 선보여 우승을 차지했다. 박씨가 우승을 차지한 요리는 바로 한국전통의 양념 소갈비와 시금치 된장국, 그리고 밤을 넣은 지어 넣은 쌀밥이었다. 특히 양념갈비는 한국산 신고배를 갈아 넣고 간장과 생강으로 양념을 곁들이는 등 한국전통 요리법에다 자신만의 개성을 적절히 가미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생수회사 '샌 펠레그리노(San Pellegreno)'의 후원으로 매년 개최되는 이 대회는 치열한 예선을 거친 10명만이 본선에 오를 수 있다. 이 대회의 심사위원들은 박씨의 음식에 대해 4개의 심사부문 중 3개 부문에서 최고점을 줘 한국요리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그녀는 상금으로 16,000달러를 받았으며 세계 최고 요리사와 함께 1년간 일하며 경력을 쌓을 기회도 부상으로 주어졌다. 박씨는 "건강식인 한국 음식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알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크리스틴 박씨는 2003년 칼스테이트 노스리지(Cal State Northridge)에서 영화 &TV 아트를 전공했으나 요리사가 되기 위해 다시 캘리포니아 요리학교에 입학해 현재 끄로동 블루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있다.

세라김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