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주 남미계에게 ‘소셜 시큐리티 카드’ 요구


냉동기계 부품점 주인이 두 명의 남미계 손님들에게 소셜 시큐리티 카드 제시를 요구하는 일이 벌어지자 이를 남미 목회자 지도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프로비던스 저널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 RI Refigeration 상점주 데이비드 리차드슨은 자신의 상점을 방문한 남미계의 주정부 근로자 호세 제나오와 그의 친구에게 ‘소셜 시큐리티 카드’를 제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그는 전화기를 들고 “언제든지 이민단속국(ICE)에 전화해서 알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미 시민권자인 호세 제나오씨와 그의 친구는 부품을 영어로 주문한 후 계속 스페니시로 이야기를 계속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차드슨 씨는 단지 제나오의 친구가 영어를 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그에게만 소셜시큐리티 카드를 달라고 주문했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프로비던스 저널에 보도되자 전국 라틴목회자 및 교회지도자 협회 회장인 미구엘 리베라 목사와 로드 아일래드 남미계 목회자 협회 엘리세오 노구에라 목사는 지난 12일 이 상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리차드슨이 ‘인종차별 범죄’와 인권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로드아일랜드 당국은 민, 형사상 조사를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리베라 목사와 누구에라 목사는 만약 충분한 법적인 조치가 취해지거나 문서로 된 사과 성명서를 발표하지 않을 경우 상점이 문을 닫을 때까지 상점 밖에서 신도들이 항의 데모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로드아일랜드 검찰청 패트릭 린치 법무장관 대변인 마이클 힐리 씨는 이미 인권 담당부서에서는 “고소가 들어오면 바로 조사에 착수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목회자 협회에서) 소장(complaint)을 제시해 우리가 이번 사건에 개입하는 것은 협회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힐리 씨는 또한 제나오와 그의 친구에게 수사관의 수사에 협조해줄 수 있도록 목회자 협회가 권장해줄 것으로 요청했다.

마이클 힐리 대변인은 “우둔하고 상대방에게 해가되는 인종차별의 기미가 분명하게 보이며 우리도 신문지상에 보도된 것에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같은 것을 떠나 최소한 제나오 씨와 그의 친구가 “아주 무례하게 취급당했으며 심지어 비인간적인 취급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후 리차드슨 씨는 “만약 내가 법을 어겼다면 그것에 대해서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누군가가 내가 그것(소셜 시큐리티 카드 요구)을 불법적으로 했다는 것을 증명할 때까지는 판단을 유보할 생각이다. 만약 내가 법을 어겼다면 이 나라에 법이 있기 때문에 처벌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는 법을 어겨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교회 지도자들에게 대화할 의향이 있다며 초대를 하기도 했다.

리차드슨은 “누군가를 협박한 적은 없다. 하지만 만약 협박으로 느꼈다면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여하지 않는 피해자 제나오씨는 그러나 이번 사건을 자신이 알린 것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결코 법적인 조치를 취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제나오씨는 “지금까지의 상황에 대해 충분히 만족한다. 나는 리차드슨 같은 사람들이 계속 무고한 사람들을 인종차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했던 것 뿐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노구에라 목사는 “결코 사람들이 누군가를 불법이민자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이들을 체포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사로잡혀 있게 할 수 없다. 우리는 결코 이같은 종류의 행위에 대해서 결코 인내하지 않으며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최근 로드아일랜드에 만연되고 있는 반 이민 감정의 격화에 대해서 정면으로 지적했다.

장명술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