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의 연구 기관 가혹행위 행태와 심각성 조사



미국의 대학 신입생 환영회 문화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뉴잉글랜드(NE) 지역을 기반으로 한 연구단체가 대학 신입생에 대한 선배들의 가혹행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11일 보스톤에서 공개된 연구자료에 의하면 학생자치단체나 동아리, 운동부에 소속된 미 대학생의 절반 이상이 선배들로부터 육체적 혹은 정신적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가혹행위에 가담한 대학생들의 상당수가 그들의 행위를 사회가 묵인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점이다.
학생 가혹행위에 대한 국가 연구(National Study on Student Hazing)의 자료에 의하면  조사 학생의 55%가 신입생 때 가혹행위를 당했으며, 약 25%가 그들의 코치나 지도교사가 이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메인 대학의 엘리자베스 알랜(Elizabeth Allan) 교수는 “이러한 가혹행위는 우리가 고정관념으로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입생 환영회나 가혹행위가 폭력적으로 되기 전까지는 그러한 행위가 가지는 잠재적 위험성을 학생들이 깨닫지 못하는 데 그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 신입생에 대한 가혹행위의 행태와 심각성을 파악하기 위해 알랜 교수와 그의 동료 메리 매든(Marry Madden) 교수는 53개 대학의 11,5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술을 억지로 먹이는 것이 가장 빈번하게 행해지는 가혹행위로 드러났다. 실제 1997년 MIT의 신입생 스캇 크루거(Scott Kruegger)는 신입생 환영회에서 동기간 우애를 표현하라는 선배들의 강압에 술을 먹다가 결국 사망했다.

MIT는 캠퍼스의 신입생 환영회에서 가혹행위를 금지하는 정책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MIT 학교 당국은 어떤 식으로 학생들에게 가혹행위 금지를 교육시키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하지는 못했다. 연구자들이 노쓰이스턴대학이나 보스톤대학에 가혹행위 금지에 대해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질문했을 때도, 이들 대학 역시 분명한 답을 하지 못했다.

알랜 교수는 “우리는 가혹행위 이면에 깔린 위험성을 학생들에게 이해시키는 교육적 노력을 정착시키도록 더 강하게 (학교들을) 압박해야 한다. 무엇이 학생들을 강압하는가? 그것은 다른 동료 학생들이 자신들을 보고 있다는 시선이다”라고 주장했다.

메사츄세츠 학교 대항 운동 연합(Massachusetts Interscholastic Athletic Association)의 폴 웨젤(Paul Wetzel) 대표는 프로선수들이 새내기 선수를 받아들일 때 행하는 신고의례를 보고 젊은 학생들과 운동선수들이 가혹행위를 발전시킨다고 밝혔다. 그는 레드삭스가 작년 가을 새로 입단한 선수들에게 우스꽝스러운 의상을 입혔던 사건을 언급하면서 “프로들은 루키들에게 모든 종류의 황당한 일들을 시킨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웨젤은 아직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젊은 학생과 운동선수가 그 같은 통과의례를 겪을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그런 통과의례가 재미있지 않은가? 그러나 그것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는 한 아이에게는 정신적 상처로 남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통계치에 따르면, 신입생 가혹행위 중 음주 게임에 참가하기가 26%로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중 앞에서 노래 부르게 하기가 17%, 특정 인물과만 관계를 맺도록 강요하기 12%, 정신을 잃을 정도로 술 마시게 하기 12%, 잠 못 자게 하기 1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김진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