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강한 클린턴의 선거전략
보스톤코리아  2008-03-20, 11:32:06 
오바마와 대조되는 전략으로 박빙의 승부 펼쳐



지난 2월 5일 슈퍼 화요일에서 승리 이후 2월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는 가혹한 달이었다. 한 달 내내 경쟁자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던 것. 전국 지지율에서도 오바마 후보에게 뒤지고, 클린턴 후보를 지지하던 민주당 중심세력도 그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당내에서는 누가 자존심 강한 클린턴 후보를 경선에서 끌어내릴 악역을 맡을까라는 고민마저 들려왔다.

그러나 3월 4일 미니 슈퍼 화요일에서 클린턴 후보는 예상을 뒤엎고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여전히 대의원 수에서는 오바마 후보가 클린턴 후보를 앞서고 있으나, 정치적 영향력이 강한 뉴욕, 캘리포니아, 텍사스, 메사추세츠 등의 지역에서 클린턴 후보가 모두 승리를 함으로써 여전히 그가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라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게다가 아이오와 주에서 패배 이후 뉴햄프셔에서의 승리, 12연패 이후의 슈퍼 화요일에서의 승리 등 위기 때마다 돋보이는 그의 리더십은 인기에 기반을 둔 오바마 후보의 리더십보다 변수가 많은 미 대선에서 더 안정적인 것이 아니냐는 평가마저 나오게 했다.

미니 슈퍼 화요일을 기점으로 미 언론들은 클린턴 후보의 선거전략과 리더십에 대한 분석기사를 내어 놓고 있다.

우선 USNews는 클린턴 후보가 다양한 얼굴을 가진 후보라면서, 상황에 따라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클린턴 선거캠프의 주요 선거전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USNews는 대통령 선거는 궁극적으로 유권자의 개인적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며, 클린턴 후보는 더욱 많은 유권자들을 모으기 위해 "장님이 코끼리 만지기"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장님이 거대한 코끼리 전체를 볼 수 없고 손이 닿은 부분만 알 수 있듯, 클린턴 후보도 자신의 일관된 모습을 제시하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 자신의 일부분만 보여주고 있다는 것.

클린턴 후보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수록, 각각의 모습에 매력을 느끼는 다양한 유권자 그룹이 형성되고 있다. 실제, 미니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클린턴 후보는 "오바마 창피하지도 않은가!"라고 호통치기도 했지만, 때로는 "오바마 후보와 함께 경쟁했다는 것을 명예롭게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한 때는 당차고 힘찬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때로는 눈물을 흘리는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자신이 수세에 몰려 있는 것을 인정하다가도, 그는 갑작스레 오바마 후보에게 부통령 자리를 제시하기도 했다. 클린턴 후보의 이와 같은 다양한 모습은 폭넓은 연령층의 남녀로부터 지지를 끌어내고자 고도로 계산된 것이라고 USNews는 분석했다.

USNews는 오바마 후보의 경우 클린턴 후보와 전혀 다른 선거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오바마 후보는 '변화'와 '희망'이라는 거시적 비전을 놓고 일관되게 선거캠페인을 꾸려나가고 있다. 다양한 전략으로 다양한 유권자층에 호소하는 클린턴 후보와 달리, 오바마 후보는 '희망'이라는 거대한 구호에 맞게 자신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 변화와 희망에 유권자들이 동참하도록 초청하고 있다. 이처럼 상반된 전략을 쓰는 두 후보 중 누가 최종적으로 승리하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 편, 뉴스위크는 클린턴 후보의 선거전략의 핵심에는 그의 투지와 대담함이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위크의 분석에 의하면 클린턴 후보를 위기에 빠트린 것은 클린턴 선거 캠프의 혼란스런 전략과 일관성 없는 메시지였다. 즉, 오바마 후보가 승승장구 할수록 클린턴 후보 선거캠프는 서로 충돌되는 전략을 내어 놓으면서 일반의 신뢰와 지지를 잃어간 것.

한 예로, 위스콘신 주 예비선거에서 패배가 확실해지자, 클린턴 선거 캠프는 위기 수습을 위해 선거참모들이 서로 경쟁하는 양상으로까지 빠져들었다. 자칫 선거참모 간의 힘 겨루기에 클린턴 후보가 꼭두각시가 될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됐다. 그러나 클린턴 후보는 차분함을 잃지 않으면서 조직을 장악하는 지도력을 보여줘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뉴스위크는 클린턴 후보가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큰 힘은 조직 운영 능력이 아니라 그의 대담함과 뚝심이었다고 평가했다. 최근 사임한 클린턴 선거캠프의 총책임자 패티 솔리스 도일은 "힐러리가 승리한 주요 원인은 그가 후보로서 지닌 투지와 되살아나는 힘"이라고 말했다.

특히, 뉴스위크는 클린턴 후보가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나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위기를 극복해냈다는 점에 큰 점수를 줬다.

  김진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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