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변수 앞에 노출된 美 대선
보스톤코리아  2008-03-05, 15:01:41 
매케인 스캔들과 네이더 대선 출마의 파장은


2008 미 대선에는 영원한 대세론은 없는 듯하다.
불과 한 달 반 전만 하더라도 공화당의 가장 강력한 대선후보이자 영국의 일간 텔레그래프가 뽑은 미 보수층에서 가장 영향력 높은 인사 1위를 차지한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이 2월 5일 슈퍼 화요일 이후 공화당 경선에서 조기 탈락을 했다. 작년 말 지지율 50%대를 훌쩍 뛰어넘던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도 슈퍼 화요일에서의 승리 이후 끝없는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을 대신하여 공화당에서는 존 매케인 후보가, 민주당에서는 버락 오바마 후보가 유력 대선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매케인 후보는 주요 프라이머리와 코커스를 휩쓸고 있을 뿐 아니라, 줄리아니와 롬니 등 경선에서 일찍 물러난 공화당 내 경쟁자들로부터 지지선언을 받아냈다. 오바마 후보도 USA 투데이, 뉴욕타임스 등 유력 일간지들이 조사한 전국 지지율에서 지난 26일 처음으로 50%를 넘어섰고,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도 승리를 거두는 등 '검은 돌풍'을 '대세론'으로 바꿔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최근 매케인 후보의 스캔들이 NYT를 통해 보도되고, '선거 방해꾼' 랄프 네이더(Ralph Nadur, 73)가 대선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굳혀져 가던 민주 공화 양당의 경선구도가 또 다른 변수를 맞이하게 되었다.

▶  매케인 깨끗하고 강직한 이미지에 큰 타격
지난 21일 NYT가 제기한 매케인 후보와 여성 로비스트 비키 아이스먼(Vicki Iseman, 40)과의 스캔들은 공화당 경선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NYT는 매케인과 아이스먼이 애정 관계를 바탕으로 특혜를 주고받는 사이였음을 암시하는 정황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팩슨 통신사의 로비스트였던 아이스먼은 당시 매케인의 모금행사장, 의원 사무실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고 수차례 매케인이 회사 전용기를 쓸 수 있도록 주선했다.

현재 매케인 후보의 인기 기반에는 로비 및 정치자금 개혁에 앞장서 온 그의 강직함과 청렴함이 깔려 있다. 만약 NYT의 보도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매케인 후보는 공화당 대선후보로서뿐만 아니라 정치 경력 전체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따라서 매케인 후보 측은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공화당에 반대하는 자유주의 성향을 보여온 NYT를 강하게 비판했다.

매케인 후보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력 언론들은 매케인 후보 측의 해명이 거짓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지난 26일 워싱턴포스트는 로월 팩슨 팩슨 통신사 전 회장이 1999년 11월 상원 의원실에서 아이스먼과 매케인을 함께 만난 적이 있다는 증언을 근거로 1999년 이전에 아이스먼을 만난 적이 없다는 매케인 후보 측의 주장을 뒤집었다.

또한, 매케인 후보의 스캔들이 발표된 다음날인 22일 FBI는 매케인의 대선조직인 '애리조나 리더십 팀'의 공동의장 릭 렌지(Rick Renzi) 연방 하원의원을 사기와 금품 갈취, 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스캔들과 거짓말 의혹에다 선거운동 책임자 기소 등 공화당 경선에 뛰어든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매케인 의원이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대선후보로서 그의 자질이 새롭게 검증될 전망이다.

▶  랄프 네이더 등장에 눈살 찌푸리는 민주당
지난 24일 랄프 네이더가 제3정당 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날 네이더는 "내가 대선에 출마함으로써 소수를 위해 집중된 권력구조를 다수를 위해 변화시킬 것"이라며, 매케인과 오바마, 클린턴 후보 등을 모두 비판하였다.

네이더는 1992년부터 녹색당, 무소속 등으로 미 대선에 출마해서 민주당의 표를 잠식한 '선거 훼방꾼'으로 유명하다. 특히 그는 지난 2000년에 환경보호자를 자처하면서 민주당 진영의 표를 상당수 가지고 가서,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이 공화당의 부시 대통령에게 패배하도록 하는 요인을 제공했다. 당시 고어 후보는 플로리다 주에서 부시 대통령보다 537표가 부족해서 아쉽게 대선에서 패했는데, 이때 네이더가 플로리다에서 97,421 표를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즉, 고어에게 돌아갈 표의 상당수를 네이더가 가져간 것으로 드러난 것. 그때부터 네이더에게는 '선거 방해꾼'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따라서 네이더의 등장에 공화당 진영은 내심 반기는 분위기이지만, 민주당에서는 은근히 경계를 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네이더가 내세우는 소비자운동, 인권, 환경주의 등이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더 호소력이 있는 것이기에, 현재 민주당 대선 후보에 불만을 품고 있는 유권자라면 얼마든지 네이더에게 표를 던져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네이더가 1992년마다 5번 연달아 대선에 출마하면서 그에 대한 비판세력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즉, 그가 4년마다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자금을 모금하기 위해 대선에 출마한다는 곱지 않은 시각이 많은 사람 사이에 퍼지게 된 것이다.

따라서, 네이더의 등장이 미 대선에 영향을 줄 것은 확실하지만, 2000년 대선과 같이 선거결과를 전복시킬 정도의 파괴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김진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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