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영화 다른 생각 '왕의 남자'
보스톤코리아  2007-12-22, 23:07:23 
왕의 남자 

2005년 작
감독 : 이준익
주연 : 감우성, 정진영, 이준기, 강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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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파티를 좋아합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느 곳에서나 파티는 벌어지죠. 물론 시대에 따라 유행에 따라 파티의 변천사 또한 무척이나 다양합니다. 얼마나 비중 있는 행사로 자리 잡았는지 현대에는 파티플래너(party planner)란 직업까지 등장하지 않았습니까.
파티 하면 빠질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가면’입니다. 영화, 만화, 오페라, 뮤지컬 등에서 파티와 관련된 장면에 자주 등장하는 가면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영화 ‘왕의 남자’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여러 각도로 해석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그 중에서도 유난히 돋보였던 것은 ‘탈’이 아니었을까요. 장생과 공길이 각자 탈을 쓰고 판을 벌일 때 탈을 쓴 두 사람은 그 어느 때 보다 행복해 보입니다. 하지만 왕 앞에서 판을 벌인 후부터는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지요. 시련과 고통 속에서 공길은 인형극을 통해 자신의 속내를 보입니다. 장생 또한 탈을 쓰고 왕 앞에서 거침없이 말합니다.
사람의 심리란 참 묘합니다. 자신의 얼굴을 숨기는 순간 전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사람들이 가면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상대방이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묘한 안도감 같은 게 자유로움으로 승화하면서 사람들을 대범하게 만드나 봅니다.
현대인에게 인터넷과 가면의 연관성에 대해 묻는다면 어떤 답이 나올까요. ‘복면의 묘미’가 그럴싸하네요. 자신의 얼굴을 철저히 숨길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현대인들이 인터넷 상에서 지나치게 자유롭고 대범한 것은 ‘복면의 재구성’ 쯤 되겠네요.  
한편,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도 일종의 가면 놀음이란 생각이 듭니다. 각자 쓰고 있는 가면의 생김새대로 맡은 바 역할을 다하는 한 판의 탈춤 말입니다. 일단 판이 벌어지면 원해서 썼던, 주어진 대로 썼던, 자신이 쓰고 있는 탈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중간에 그만두고 싶어도 퇴장할 때까지는 끝까지 버텨야 하지요.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탈을 쓰고 있는 그 얼굴이 아무리 웃고 있어도 탈 안쪽에선 울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늘 자신이 가장 힘든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타인의 역할을 부러워도 하고 시기하기도 하지만 자신도 다른 사람의 눈에는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미처 깨닫지 못합니다.
어차피 판은 벌어진 것이고 그럴 바에야, 제대로 한 번 놀아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판이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죠. 이왕이면 죽을 판 보다는 살판이 훨씬 신명날 테니까요.    


한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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