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협약 총회 '발리 로드맵' 채택
보스톤코리아  2007-12-22, 20:12:00 
미국의 비협조적 태도 국제사회 비판 받아


인도 발리에서 열렸던 1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예정일보다 하루 넘겨 15일 폐막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전 세계적 협약을 이끌어내고자 열렸던 이번 총회는 미국의 시종일관 비협조적 태도에도 불구하고 막판 극적으로 '발리 로드맵'을 이끌어냈다. 즉, 교토의정서가 만료되는 2012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09년 말 15차 코펜하겐 기후변화 회의에서 최종 협상을 타결 짓기로 한 것.
발리 로드맵은 선진국의 경우는 상당한 정도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개발도상국은 측정 가능하고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온실가스를 자발적으로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따라서 발리 로드맵은 39개국에 한정됐던 교토의정서를 대신해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참여하는 기후변화협약 제정의 기반을 만들어 놓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유럽연합(EU) 등은 선진국이 2020년까지 1990년 수준의 25~40%까지 온실가스를 감축할 것을 주장했지만, 미국 등의 반대로 막판까지 협상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EU 등이 제시한 감축 목표치는 참고 조항으로 삽입되는 선에서 회의는 끝났다.
회의 결과에 대해 기후변화협약을 고집스럽게 거부해온 미국을 협상테이블에 앉혔다는 사실만으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실제, 미국은 2005년 몬트리올 회의 당시에는 회의 도중 퇴장하는 등 기후변화협약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미국의 완강한 반대로 핵심 쟁점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정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는 절반의 성공만 이룬 셈이다. 워싱턴 대학의 앤드루 라이트(Andrew Wright) 교수는 "감축 목표치를 분명히 규정했어야 했는데, 결국 감축 목표치는 여전히 모호한 상황에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번 회의내내 환경문제 해결에 대한 미국의 비협조적 태도가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13일 미국이 기후변화 회의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미국을 배제한 채 기후회의를 진행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나는 관료가 아니어서 외교적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말한 후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하자면 내 조국 미국은 발리 회의의 진행을 막고있는 주원인이다"라며 미국의 태도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마지막 전체회의에선 미국 대표가 초안 채택을 거부하는 발언을 하자, 회의장에는 야유가 쏟아져 나왔고 곧바로 발언권을 얻은 파푸아 뉴기니 대표가 "회의를 진행할 마음이 없다면 방해하지 말고 우리에게 남겨두라"고 말해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김진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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