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째 작가 파업으로 할리우드 피해 심각


미국 시나리오작가조합(WGA)의 파업이 4일 딱 한 달을 맞았다. 지난달 5일 파업에 돌입한 이래 WGA와 영화방송제작사연합(AMPTP)의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미국의 영화와 드라마 제작은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이로 인해 본의 아니게 원치 않은 휴가를 맞게 된 할리우드 톱스타와 유명 영화감독들이 상당히 많다. 기분 좋은 휴가가 아니라, 영화와 드라마 제작에 결정적이며 사전 단계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 시나리오 작가들의 파업으로 제작 자체가 무산됨으로써 스케줄이 큰 폭으로 변동하고 있는 당혹스러운 상황을 맞고 있는 것.
외신은 거의 매일 이번 파업으로 인한 할리우드 스타들의 '피해'를 보도하고 있다. 3일에는 새뮤얼 잭슨이 비디오 게임 어워드에서 원고 없이 진행을 맡았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이 행사를 주관한 스카이크 TV의 수석부사장인 케세이 패터슨은 "그날 그 자리에는 어떠한 작가도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이 정도는 약과다.
브래드 피트는 오랜 기간 기다려온 영화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피트는 에드워드 노튼과 공연하기로 한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해 제작사인 유니버설픽처스와 법정공방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 사이에도 문제는 시나리오 작가였다.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는 거의 모든 배우를 확정하고 촬영을 앞두고 있었으나 피트가 시나리오를 문제 삼은 것. 자신이 원하는 작가가 아닌 다른 작가가 투입됐으며 이로 인해 애초 기획했던 영화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영화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 피트 측의 주장이다.
세계적인 흥행작인 '다빈치 코드'의 속편 격인 톰 행크스 주연의 '천사와 악마'는 WGA의 파업으로 인해 가장 먼저 촬영을 연기한 작품이다. 이 작품의 시나리오 작가인 아키바 골드만이 파업 초반 '천사와 악마' 시나리오 집필을 중단한 채 적극적으로 파업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니 뎁 주연의 '산타람' 역시 파업 장기화로 촬영이 연기됐다. 워너브라더스가 내년 2월 인도에서 촬영을 시작하기로 계획했으나 예정된 시간에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아 촬영이 무기 연기된 것.
한편 지난달 21일자 할리우드 리포터는 이번 파업이 11월 말까지 이어지면 LA 경제가 2억 달러(약 1천867억 원)의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미 그 기간도 넘겨 더 많은 경제적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이크 김 uk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