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와의 전쟁이냐 민주주의냐? |
보스톤코리아 2007-11-10, 22:45:08 |
▲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과 부시 미국 대통령
파키스탄 딜레마에 빠진 미국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Pervez Musharraf) 대통령이 지난 3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헌법효력을 정지시켰다. 파키스탄에 임시헌법령(PCO)이 발효 중인 가운데, 파키스탄 현지에서는 변호사가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가 진행 중이다. 파키스탄 정부가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하자, 이에 따른 국제사회의 비판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6일 무샤라프 대통령은 야당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치러진 대선에서 97%의 지지표를 얻으며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야권 후보들이 무샤라프의 대선후보 자격에 관한 헌법소원을 준비하자, 무샤라프 대통령은 대법원이 자신의 정권연장을 저지할 수 있다는 생각에 국가비상사태 선포라는 초헌법적 조치를 선택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5일 "(무샤라프 대통령이) 이른 시일 안에 군참모총장에서 물러나고 선거도 예정대로 치러야 한다"며 "무샤라프 지도하의 파키스탄이 빨리 민주주의로 회귀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콘잘레스 라이스 미 국무장관 역시 무샤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통해 비상사태 조치 철회와 내년 1월 총선 실시 등을 촉구했다. 그럼에도, 부시 행정부는 파키스탄 군사지원 중단이나 기타 제재 등 구체적 행동은 언급하지 않고있다. 이는 부시 행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수 년간 무샤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1990년대 말까지는 파키스탄의 핵개발 의혹을 문제 삼아 파키스탄에 각종 제재를 가했다. 그러나 911테러 이후 무샤라프 대통령이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동참하자 협력관계로 돌아섰다. 미국이 알카에다와 탈레반을 소탕하기 위해서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했던 것. 실제, 미국은 2001년 이후 파키스탄에 100억 달러 상당의 군사 지원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파키스탄의 복잡한 관계를 대변하듯, 부시 대통령은 무샤라프 대통령의 행동을 비난하면서도 "무샤라프는 극단주의자들에 대항해 싸우는 지도자"라며 테러와의 전쟁 파트너로서 그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이와 같이 부시 행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이냐 '민주주의 지원'이냐라는 딜레마를 앞에 두고 무샤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결정해야 할 곤란한 처지에 있다. 김진혁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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