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우승은 '천재단장 엡스틴의 힘!' "젊은 단장의 작품"
보스톤코리아  2007-11-03, 21:29:38 
메이저리그는 단장이 만들어가는 야구라는 얘기가 있다.
실제 그런 것이 구단주가 집행한 예산을 가지고 단장이 야구단의 모든 실질적 업무를 총괄한다. 이를테면 감독과 코칭스탭, 각 포지션을 담당할 선수들, 마이너리그까지 단장의 손을 거치지 않는 일이 없다. 그리고 감독은 단장이 차려놓은 식단을 가지고 다른 팀들과 경쟁을 펼치게 된다. 이는 단장보다 구단주 또는 감독의 입김이 거센 일본이나 한국의 프로야구에 비해 한 단계 발전되고 전문화된 구단 운영의 롤모델(본보기)이라 할 수 있다.
명문 보스톤레드삭스가 대망의 2007년 월드시리즈(WS) 패권을 가져갔다. 보스턴의 우승 원동력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에 서 있는 젊은 단장 티오 엡스타인의 숨겨진 가치가 화려한 스팟라이트를 받으며 재조명되고 있다.

2004년의 보스톤
2004년 보스톤은 아메리칸리그(AL) 챔피언쉽시리즈(CS)를 통해 3연패 후 4연승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일으키며 그것도 희대의 라이벌 뉴욕 양키스를 잠재우고 WS로 진출, 다시 4전 전승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꺾었다. 이것으로 무려 86년간이나 그들을 따라다녔던 그 지긋지긋했던 '밤비노(베이브 루스의 애칭)의 저주'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우승 트로피를 치켜든 보스톤선수들과 뉴잉글랜드 주민들은 마치 그것이 무슨 신성한 성배라도 되는 양 그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절을 했다.
데이브 라버츠는 그 때의 생생했던 감동을 이렇게 설명한다. "내가 도루를 하고 난 후부터 사람들이 내게 와서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하더라. 그것은 내가 전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내 평생의 어떤 감동과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젊은 천재라고 불리던 티오 엡스타인 단장에게는 그토록 고대하던 저주를 풀었다는 기쁨도 잠시 그 순간부터 이미 미래 2-3년 뒤의 보스턴이 머리 속에 그려지고 있었다.

2007년의 보스톤
2004년의 보스톤이 베테랑 중심의 팀 컬러를 가진 팀이었다면 그로부터 3년 뒤 다시 WS 패권을 차지한 보스턴은 확실히 젊어진 팀으로 변모해있다. 그것을 가능케 한 장본인이 바로 빠른 준비와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엡스틴이었다. 어쩌면 사람들은 추수감사절에 모여 보스턴이 오를란도 카브레라를 데리고 있지 않고 훌리오 루고를 영입한 것에 대해 논쟁을 펼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는 엡스틴의 생각과는 다르다. 만약 보스턴이 86년 만의 우승 여운에 젖어 카브레라, 자니 데이먼, 페드로 마르티네스, 데릭 로우, 브론슨 아로요, 키쓰 포크, 케빈 밀라, 빌 뮐러, 커티스 리스카닉, 파키 리스, 트랏 닉슨, 앨런 앰브리 등 베테랑 우승멤버들을 그대로 데리고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지는 그들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본다면 해답은 간단하다.
엡스타인이 데리고 있고자 했던 2004년 우승 주전멤버는 매니 라미레즈, 데이빗 오티즈, 커트 쉴링, 팀 웨이크필드, 제이슨 배리텍, 케빈 유킬리스, 마이크 팀린 등 7명이 고작이다. 이 7인의 우승 경험자들은 올 포스트시즌(PS)을 통해 보스턴의 WS 우승까지 맹활약을 담당했던 장본인들로서 새로 바뀐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주는 길잡이 역할도 훌륭히 수행했다. 젊어진 보스톤, 밤비노의 저주에서 벗어난 보스턴은 WS 8연승 중이다.

엡스틴과 보스톤의 시대
보스톤은 지난 4년 2번의 WS 우승을 일궈내면서 통산 26차례 WS 우승에 빛나는 양키스보다 더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되고 있다. 그들은 '뉴 몬스터(새로운 괴물)'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제국'으로 평가받는 양키스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21세기에 접어들어 2차례 WS 패권을 차지한 팀은 보스턴이 유일하다.  물론 엡스틴의 성공 뒤에는 쓰디쓴 실패의 흔적들도 적지 않았다. 우승 후 기대가 컸던 2005년 PS 무대에서의 조기 탈락과 2006년에는 아예 PS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그동안 엡스틴은 천천히 조심스러운 세대교체를 단행, 현재의 더스틴 페드로이아, 자코비 엘스버리, 존 레스터, 클레이 버크홀츠 등과 같은 어린 선수들을 주전급으로 성장시켰다. 또한 그는 PS를 대비해 자시 벡킷과 마쓰자카 다이스케, 오카지마 히데키, J.D. 드루 등을 보강했고 끝내는 열매를 맺는데 성공했다.

리빌딩의 중요성
2004년 후 들뜨지 않고 차근차근 엡스타인과 보스톤이 걸었던 작지만 알찬 2년간의 리빌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1996년 이후 5년간 4차례의 WS 우승으로 빛났지만 그로부터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양키스에게 더욱 그렇다. 그 때의 양키스와 지금 보스턴의 차이라면 리빌딩의 시기를 거쳤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보스턴은 통산 7차례, 레드삭스라는 이름을 달고는 6차례 WS 우승에 빛나고 있다. 양키스가 26번으로 멀찌감치 1위로 달아나 있지만 10번의 카디널스, 9번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등은 보스턴의 사정권 안에 들어왔다. 젊은 보스턴은 미래가 밝다. 21세기 뉴 몬스터로 거듭나고 있는 보스턴이 양키스의 추격에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정재호 기자 _ 유코피아 닷컴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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