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의 최악' 모스크바 또 테러 악몽에 떨었다
공연장테러 사상자 계속 증가…2004년 초교 인질극 이후 최다 인명피해
러, 2000년대 들어 체첸반군·이슬람주의자들 잇딴 공격 시달려
보스톤코리아  2024-03-23, 10:25:50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곽 대형 공연장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공격에 콘서트를 보러온 관객 백여명이 희생되면서 러시아는 지난 20여년간 이어진 테러의 악몽이 끝나지 않았음을 실감해야 했다.

러시아 당국은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벌어진 무차별 총격 및 방화 테러로 숨진 이들의 수가 140명대로 늘었다고 밝혔다. 부상자 백여명 가운데에서도 상태가 위중한 경우가 많아 사상자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1세기 들어 러시아 전국 곳곳은 크고 작은 테러로 얼룩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런 테러에 강경하게 대응한 것은 그의 장기 집권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러시아를 겨냥한 테러의 주체로는 주로 이슬람국가(IS) 계열의 과격 이슬람 단체, 코카서스 지역의 체첸 민족주의자들이 지목됐다.

체첸 분리주의 반군은 러시아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며 모스크바를 집중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IS는 러시아의 중동 문제 개입에 불만을 품고 테러를 저질러 왔다.

지금으로부터 꼭 20년 전인 2004년 북코카서스 도시 베슬란의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테러는 그중에서도 최악으로 꼽힌다.

당시 체첸 분리주의 반군이 학교에 들이닥쳐 어린이와 학부모 등 1천100명을 인질로 잡았다. 러시아군은 탱크, 로켓 등으로 무장해 3일 만에 학교를 습격, 이들과 어지러운 총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 186명을 포함해 총 33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앞서 2002년 10월에는 체첸 반군 수십명이 모스크바의 한 극장에 들이닥쳐 750여명을 인질로 잡았다. 인질극은 러시아 특공대가 가스를 반입해 테러범을 무력화할 때까지 며칠간 계속됐다. 결국 인질 129명과 체첸 반군 41명이 숨졌다.

사망 원인은 러시아가 살포한 가스 때문이었다. 후에 러시아 정부는 대치 상황을 끝내기 위해 가스에 마약성 진통제 일정인 펜타닐을 썼다고 인정했다.

2010∼2011년엔 모스크바에서 크고 작은 폭탄 테러가 잇따랐다.

2010년 3월 오전 출근 시간에 모스크바 시내 지하철역 2곳에서 시차를 두고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이 사건으로 41명이 숨지고 80명이 부상했다. 이 사건은 체첸과 인접한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출신 여성 2명이 몸에 지니고 있던 폭발물을 터뜨리면서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다게스탄의 이슬람 분리독립 운동 세력은 북코카서스 지역에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했다.

2011년엔 모스크바 도모데도보 공항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37명이 숨졌다. 러시아 당국은 범인이 북코카서스 출신이라고 밝혔다.

2017년엔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객차 안에서 폭발이 일어나 범인을 포함해 16명이 숨졌다. 범인은 키르기스스탄 남부의 우즈베키스탄 소수민족이라고 당국은 밝혔다. 그는 시리아 반군 진영에서 싸우는 우즈베키스탄 테러 조직의 영향을 받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됐다.

2022년에도 러시아 중부 이젭스크의 한 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 15명이 숨졌다. 크렘린궁은 이를 테러라고 부르며 범인이 네오 파시스트 그룹에 속하는 인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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