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2.7%로 하향 조정…인플레는 완화
'긴축 재정' 美 올해 2.2%→내년 1.3%, '내수 침체·부동산 위축' 中 5.1%→4.6%
물가 상승률, 올해와 내년 하향 곡선…에너지·식량 공급 위기는 여전
보스톤코리아  2023-09-19, 09:29:27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각국의 긴축 통화 정책과 기대에 못 미치는 중국의 경기 반등세 탓에 내년도 전 세계 경제 성장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둔화할 것이라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망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OECD는 19일(현지시간) 공개한 중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2024년 세계 경제 성장률(GDP Growth) 전망치를 지난 6월보다 0.2%포인트 내린 2.7%로 예상했다.

이는 OECD가 예상한 올해 경제 성장률 3.0%보다도 낮은 수치다.

OECD는 "올해와 내년 글로벌 GDP 성장률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거시 경제 정책 긴축으로 인해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주요 20개국(G20)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와 내년 각각 3.1%, 2.7%로 세계 경제 성장률과 유사하거나 같은 추세를 보일 전망이다.

특히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올해보다 내년에 더 둔화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긴축 재정으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올해 2.2%에서 내년 1.3%로 성장 속도가 느려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위드코로나로 전환한 중국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힘입어 올해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3.0%보다 오른 5.1%로 전망되지만, 내년엔 내수 침체와 부동산 경기 위축 탓에 다시 4.6%로 하락할 것으로 점쳐졌다.

주요 국가들의 전망치도 도토리 키재기 수준으로 암울하다.

높은 물가 상승률 탓에 수요가 이미 둔화한 유로존의 경우 지난해 3.4% 성장률에서 올해는 겨우 0.6% 성장률을 보이며 간신히 '제로 성장'을 벗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나마 높은 인플레이션이 실질 소득에 미친 충격파가 사라지면서 내년엔 1.1%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OECD는 전망했다.

유로존의 경제 전망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다. 인플레이션의 고착화, 산업 부문의 부진 등의 여파로 독일은 지난해 1.9% 성장률에서 고꾸라져 올해 -0.2%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전망치는 0.9%로 플러스 성장이 기대된다.

프랑스는 올해와 내년 각각 1.0%와 1.2%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지속적인 긴축 정책을 편 영국도 올해 0.3% 성장률에서 내년 0.8%로 다소 회복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지난해 -2.0% 역성장에서 올해는 0.8%, 내년엔 0.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에선 신흥 시장 경제국인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내년 각각 6.0%와 5.2%로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두 나라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도 각각 6.3%와 4.9%로 세계 평균치를 크게 상회했다.

한국과 일본의 전망치는 올해와 내년 서로 엇갈린다.

OECD는 지난 6월 발표한 대로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1.5%, 내년엔 0.6%포인트 상승한 2.1%로 전망했다.

일본은 임금 상승률 개선과 서비스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이 1.8%로 상승한 뒤 내년엔 1.0%로 성장 속도가 다시 둔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전 세계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정점 이후 석유와 가스, 석탄 가격이 하락한 데 힘입어 올해와 내년 다소 완화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전히 각국 중앙은행의 목표치는 상회할 것으로 OECD는 전망했다.

G20의 경우 지난해 7.8%에서 올해 6%, 내년엔 4.8%로 떨어지고, 유로존 역시 지난해 8.4%에서 올해 5.5%, 내년 3.0%로 기세가 한풀 꺾일 전망이다.

다만 아르헨티나는 기록적인 물가 상승률이 예상된다. 지난 달 페소화 평가 절하로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며 올해 118.6%의 물가 상승률이 예상되고, 내년엔 121.3%에 달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근원 물가 상승률(식품 및 에너지 가격 제외)도 아직 결정적으로 하락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는 G20 내 선진국과 유로존의 올해 근원 물가 상승률이 지난해(각각 4.2%, 3.9%)보다 높은 4.3%와 5.1%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전망치는 이보다 낮은 2.8%와 3.1%로 추산됐다.

OECD는 근원 물가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완화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가 나타날 때까지 각국이 긴축 통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에너지 가격이 지난해처럼 정점을 찍진 않겠지만 여전히 석유나 석탄, 가스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과 물가 상승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식량 가격 상승도 우려하는 지점이다.

OECD는 6월부터 시작된 엘니뇨 현상으로 내년 일부 식량 작물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인도의 쌀 수출 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흑해 곡물 협정 중단 등으로 세계 식량 시장의 공급이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예상보다 급격한 중국의 경기 둔화도 세계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주요 리스크라고 OECD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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