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뼈를 때린다
보스톤코리아  2022-04-25, 11:20:47 
정강이를 맞으면 무척 아프다. 정강이를 걷어 차일 수도 있다. 게다가 정강이뼈를 맞으면 그 통증이야 상상 이상이다. 종종 책상다리에 부딪칠때를 말하는데, 정통으로 맞을 적에 더하다. 

한국 군대에선 쪼인트 까인다 라고 말하곤 했다. 맞으면 부동자세는 멀리 달아난다. 허리는 자연스럽게 굽혀지며 손이 먼저간다.  맞은 다리는 빠르게 굽혀져 올라와 양손에 잡히는 거다. 비명을 동반하는 건 당연하다. 군대 졸병이라고 아프지 않은 건 아니니 말이다. 부러지지 않는 것 만도 다행이다. 힘차게 돌진하는 군화발에 정강이 뻐는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뼈를 때리고 맞는 모습이라 해야겠다. 

소설 삼국지에서다. 관우는 뼈를 긁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뼈까지 스며든 독을 제거 하는 대수술 이었다. 그러나 수술중에 환자는 마취도 없었고, 바둑을 두었다던가. 무척 아팠을 텐데, 역시 관우 답다. 한편 집도의는 화타華陀였는데, 수술 동의서는 받았던가 그것도 확인할 수는 없다. 소설은 소설이고 역시 중국답다. 

뼈는 골骨이다. 골 꼬집는다. 골때린다도 있고 골수에 사무친다는 말도 있다. 분골쇄신粉骨碎身이라 했고, 각골난망刻骨難忘도 있다. 뼈가 부스러진다는 말이고, 뼈가 가루가 된다는 말일게다. 정몽주의 시조에도 나온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 가실줄이 있으랴 
(단심가, 정몽주)

뼈를 때린다.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이란다. 사무치게 아프다는 말이라 짐작했다. 그런데 정곡을 찌른다는 말이라 했다. 말장난이다만 이해하기 쉽지만은 않다. 

한국 뉴스에서 봤다. 한국전쟁중 전사한 국군시체를 발굴한단다. 흔적처럼 남아있은 전몰장병들의 뼈조각을 추스리는 거다. 화면에 비치는 모습은 오히려 처연하다. 그런데 이젠 유해발굴작업 마져 중단되었단다. 한반도 북쪽에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었다던가. 들려오는 소식에 뼈마디가 시린다. 

오늘은 어쭙지 않게 돌팔이 의술이었다. 뼈 때리는 글은 더욱 아니다. 

이러므로 내 마음이 뼈를 깎는 고통을 겪느니 (욥기 7:15)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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