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구설수
보스톤코리아  2022-04-11, 11:19:19 
토정비결土亭秘訣. 이지함 선생이 지은 책이다. 운세를 점치는 이들이 즐겨 들추는 책일 게다. 나야 이 책을 읽은 적은 없다. (읽는다 해도 무슨 말인지 알수 없을 터.) 책에는 구설수口舌數라는 낱말도 나온다 들었다. 구설이란 입방아에 오르내리다 라는 말로 쉽게 해석할 수있겠다. 

이어령선생의 책에서도 나온다. ‘이달에는 구설수가 있으니 입을 병처럼 지켜라.’ ‘비록 재수는 있으나 구설을 조심하라.’ 사소한 일로 구설이 분분하다.’  모두 말조심 하라는 당부일 게다. 옛말도 있다. 말로써 말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하늘엔 총총 별도 많고 우리네 세상엔 말도 많다.

왜 아니랴.  지난 한국 대통령선거때 였다. 고위인사가 한 말이란다. 참모들의 말실수를 경계했고 단단히 주의를 줬다던가.  “구설수에 오를 과도한 언행에 주의하라”.  

요새도 있던가. 점괘를 봐주던 노인들 말이다. 무척 추워 보였는데, 육교위에서 좌판을 벌이고 있었다. 섣날이나 새해 정초쯔음이면 자주 목격했더랬다. 노인들은 운세를 봐준다 했고 구설수도 점칠 수있었을 게다. 시 한편이다.

별들은 우리의 오랜 감정속에서 
소모되었다. 
점성술이 없는 밤하늘 아래
낡은 연인들은 매일 조금씩
헤어지고
(이장욱, 점성술이 없는 밤)

점성술인가 타로점인지 토정비결인가. 구별이 쉽지는 않다. 별과 같이 한다지만  뭔가 고리타분해 보인다. 

구설수 뿐이랴. 요행수도 있고, 손재수란 말도 있다. 요행수는 뜻밖에 얻는 좋은 운수이고, 손재수는 재물을 잃을 운수라 했다. 손재수는 모르겠다만, 요행수를 나는 믿지 않는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인생살다 보니 그런건 있을리 없다 여기는 거다. 설사 있었다해도 요리조리 피해 가지 않았나 싶다. 
한국에선 곧 새대통령이 취임할게다. 부디 구설에 오르지 마시라. 

구설의 다툼에서 면하게 하시리라 (시편 31;20)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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