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발 오일쇼크, 어떻게 대비하나?
유가 급상승, 경기불황 겹쳐 스테그플레이션 우려
러시아 침공 후 유가 100달러 넘어 매일 고공행진
보스톤코리아  2022-03-10, 16:06:15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오일쇼크, 1973년 중동전쟁, 1979년 이란 혁명 후 이란-이라크 전쟁, 두 전쟁이 초래한 두 차례 유가 급등이 세계경제를 강타한 것이 오일쇼크다.

유가가 급등하며 물가를 단기간에 가파르게 끌어올리면 수요가 위축돼 불황으로 이어지는 상태가 된다. 7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등장하는 시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주일째 접어들었다.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에 강한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의 수백억달러의 해외자산을 동결했고, 주요은행의 외화거래(SWIFT)도 막았다. 러시아 항공기도 금지시켜 러시아 내에 가뒀다. 

현재까지의 경제제재는 한 나라에 가해진 가장 강력한 조치다. 루블화의 가치는 지난주에만 30%가 폭락했다. 러시아 주식 시장은 문을 걸어 잠궜다. 미국의 기업들과 유럽의 기업들을 모두 러시아에서 발을 빼고 있다. 

재빠르게 미국과 유럽이 취한 경제제재에도 한가지는 여전히 제외된 것이 있다. 러시아 경제의 생명줄과 같은 석유와 가스의 수출은 여전히 제제에서 예외다. 서방도 러시아도 서로 건들이지 않고 싶어하는 뇌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 석유가 전체 석유수입량의 9%에 불과한 미국은 러시아의 침공이 과격해 지면서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리기에 이르렀다. 

우르라이나 침공직전 가파르게 올랐던 유가는 침공 이후 배럴당 2월 24일 $100달러를 돌파했다. 3월 8일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는 배럴당 $130을 기록했다. 10일 미국 주유소 개스 가격은 평균 갤론당 $4.25을 넘어섰다. 

무디스의 수석경제학자 마크 잔디는 지난 주 고객들에게 보낸 분석 편지에서 유가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동안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유지하게 되는 경우 미국내 소비자들은 올해 800억달러를 개스값으로 지불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높은 유가는 2022년 인플레이션을 0.5% 끌어올리고 경제성장을 0.2%주저 앉게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이 석유수입을 금지했지만 큰 변동상황을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미리 반영됐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이미 일부 외국 정유사들은 러시아의 석유구입을 꺼리고 있었으며 은행들은 대출을 기피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대형 회사들이 러시아와 교역으로 기업 이미지 훼손을 우려하는 동시에 선박이 미사일에 격침될 수도 있다는 불안을 내보였다고 지적했다. 

보스톤소재의 럭스연구소 아리지 밴 버켈 에너지연구 수석은 지난 주 보스톤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제재가 어떤 상황에 이를지 불확실성으로 인해 러시아에 대한 석유대금 지급은 어려워짐과 동시에 위험해지고 있다”면서 “따라서 대부분의 고객들은 러시아 에너지를 회피하게 됐으며 이것이 중단기 적으로 공급망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 서방 경제제재가 큰 성공을 거두는 경우 러시아에서 자체적으로 에너지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경제가 무너진 상황에서 에너지공급망의 차단으로 잃을 게 없기 때문이다. 

이와 반면 서방이 최후의 카드를 꺼내는 순간도 발생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대규모 인명살상과 파괴가 자행된다면 미국에 이어 유럽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어찌됐던 러시아 석유공급이 중단되면 러시아에게도 재앙이겠지만 세계도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할 전망이다. 

지오프리 힐 컬롬비아대 경영대학원 경제학자는 “이는 유가를 배럴당 $150로 급등시킬 것”이라고 보스톤글로브에 밝혔다. 이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불황 등의 단어가 한동안 우리 곁에 머무르게 될 수 있다.

한문수 라셀 및 노스쇼어 경제학 교수는 “미국 경제에 80년 초 이래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일 쇼크가 발생하여 유가가 올라가게 되면 더욱 인플레이션이 가속화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70년대 2차례 경험했던 스테그플레이션이 현실적으로 지금의 경제 상황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한 교수와 마크 잔디 수석 경제학자는 연준(Fed•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1970년대 장기 인플레이션을 통해 교훈을 얻었기에 경제가 그런 길로 가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한 교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비해 “좀더 각 개인의 재정상태를 건전하고 강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무리하고 공격적인 사업 확장 등은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이며 코인과 주식 등 위험요소가 큰 부분에 자산을 분배하는 투자 전략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가장 안전 자산이라 할 수 있는 달러와 금 등의 확보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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