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23세 풍월주風月主 군관공軍官公(7)
보스톤코리아  2022-03-07, 11:31:57 
김군관의 성격과 성품, 부부애 등을 잘 나타내는 기록이 화랑세기에 전한다.
[군관공은 장엄하고 정중하며 큰 뜻이 있어 조그만 일에 얽매이지 않았다. 진노하면 천둥번개가 이는 것 같았으나, 마음은 실로 부드럽고 온후하여 부인을 감읍하게 할 수 있었다. 부부가 대단히 화목하여, 역대 풍월주들이 모두 낭두의 처와 딸들을 거느렸으나, 군관공은 홀로 한번도 사랑을 하지 않았다. 그 때 사람들의 소문에 이르기를,
<천운天雲은 높고 높아 인간의 비雨가 되기 어렵다> 라 했다. 
그렇다고는 하나 군관공과 양도공이 모두 선덕제善德帝를 입시하여 작위를 뛰어 넘어 받았기 때문에 식자識者들이 그것을 잘못으로 여겼다. 
찬贊하여 말한다: 보현공주의 후손이고 금륜왕의 손이다. 양도공에게 한결같이 의지했고 생사도 같은 근본이다. 빛나는 공이 있는데 하루아침에 원통함을 머금었다. 오호! 푸른 하늘이여 이 무슨 업의 뿌리인가.]
김군관은 15세 무렵부터 이미 활을 잘 쏘고 힘이 세서 당할 자가 없었다. 또한 병서 읽기를 좋아하여 문무를 겸비한 신하로 김양도를 보좌하며 외교술에도 능해 당나라에 사신으로 몇 번 다녀왔다. 김군관은 충성심이 강하여 위로는 왕부터 가까이는 자신의 직속상관인 김양도와 상선들에게도 목숨을 내어 놓았다. 그리고 역대 대다수의 풍월주들이 공주와 종녀宗女에서 부터 낭두들의 처와 딸  심지어 유화들에 이르기 까지 가리지 않고 어색漁色하여 색사를 하였지만, 김군관은 오로지 ‘경국지색’ 으로 화랑세기에 기록된 부인 천운天雲만 바라보고 살았다. 
이렇듯 내유외강의 김군관이 어느날 김양도와 함께 사신으로 당나라에 가다가 재미삼아 점을 보게 되었다. 그 점쟁이의 말이 신기하게도 맞았고, 또한 미래를 예측한 ‘장상將相’ 과 ‘비명횡사非命橫死’ 도 양도의 삶에 비추어 보아 정확하게 맞았기에 그 때부터 그는 몸을 사리고 소심하게 변해 갔다(김양도는 669년 김흠순과 함께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하옥되었고, 이듬해 김흠순은 풀려나와 귀국하였지만, 김양도는 당나라 감옥에서 그만 불귀의 객이 되었다. 김군관은 이 무렵까지 김유신과 김춘추를 도와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키는데 선봉장이 되어 많은 전공을 세웠다).  
680년, 김군관은 병부령을 겸한 상대등에 올랐다. 하지만 681년 신문왕 원년에 일어난 ‘김흠돌의 난’ 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형되었다(자결하였다). 그래서 위에 인용된 화랑세기에서 그의 삶을 요약한 기록이 ‘빛나는 공이 있는데 하루아침에 원통함을 머금었다. 오호! 푸른 하늘이여 이 무슨 업의 뿌리인가.’ 이다.
위의 인용문에 등장하는 보현공주는 지증왕의 딸이고(법흥왕의 누이인데, 그들은 함께 딸 사실공주를 낳았다), 금륜왕은 제25대 진지왕이다. 김군관의 가계는 잠시 후 자세하게 살펴 보기로 하고, 여기서는 그가 상대등에 임명되었을 때, 전임자의 기록이 없는데, 그 인물을 먼저 추적해보고자 한다.
상대등은 531년 철부哲夫를 시작으로 위응魏鷹이 924년까지 그 위位에 있었다. 44명372) 의 상대등의 취임 년도는 기록으로 남아 있는데, 퇴임 연도의 기록이 없는 상대등도 다수 있다. 그래서 퇴임 연도가 기록에 없는 상대등과 차기 상대등 사이에 또 다른 상대등의 유무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일례로 수품水品373) 이 636년에  취임했는데 퇴임의 기록은 없다. 그리고 차기로 비담毗曇이 645년에 취임했다. 그래서 과연 수품이 9년간 상대등에  있었는지, 아니면 그 사이에 또 다른 상대등이 있었는지 알 수 없다. 아울러 퇴임 연도의 기록이 있는 경우는 차기가 즉시 채워진 기록을 볼 수 있다. 다만 한 군데, 김유신이 660년에 상대등에 취임해서 673년 죽을 때 까지 그 위位에 있었다. 그리고 기록상 차기는 김군관이 679년에 올랐으니, 장장 6~7년 그 자리가 비어 있었다. 과연 그 중요한 위를 비어 놓았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분명 누가 있었다. 그 누구는 화랑세기의 기록으로 보아 김흠순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 김흠순은 김유신의 동생이다. 그에 관한 기록은 형 김유신이 삼국사기에 3권이나 차지하는데 비해 너무나 초라하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는 그의 생몰년 기록조차 없다. 그렇지만 여기저기 남아있는 ‘자투리’ 기록을 통해서도 그는 김유신 못지 않은 유능한 장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화랑세기는 이를 재확인해 준다. 629년 19세 풍월주에 오른 그는 수 많은 전공으로 삼한의 대영걸로 불리었고, 문무왕은 김유신, 김흠순, 김인문을 나라의 3보寶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는 김양도를 데리고 ‘신라가 옛 백제땅에서 당나라 군사를 공격한 것에 대한’ 해명을 위해 669년 당나라에 갔을 때 하옥되었다가 670년 풀려나와 귀국하였다. 그는 천수를 누리고 부인 보단과 함께 680년에 죽었다. 그의 나이 83세였다. 죽기 직전의 직위가 기록에 없지만, 그는 불세출의 영웅이었고, 문무왕비(문명왕후)의 오빠이며, 김유신의 동생이다. 분명히 최고위직에 있었을 것이다. 6~7년간 기록에서 빠진 상대등의 직위는 김흠순이 적임자가 아니었을까?

372) 삼국사기에 기록된 숫자이다. 더 있었을 가능성이 많다.

373) 김군관의 장인으로, 당시 가장 미인으로 꼽혔던 천운의 아버지이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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