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16일 침공설…미·러 정상 담판에도 살얼음판
1시간 통화에도 돌파구 못찾아…바이든, 침공시 대가 치를 것
푸틴, 서방이 도발 부추겨…각국 자국민·대사관 철수 잇따라
보스톤코리아  2022-02-13, 16:41:45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시민 수천명이 수도 키예프 거리로 나와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단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며 국기를 든 채 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시민 수천명이 수도 키예프 거리로 나와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단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며 국기를 든 채 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러시아가 오는 20일 베이징올림픽 폐막 전이라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주말 사이 국제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갔다.

미국과 러시아 정상은 12일(현지시간) 1시간가량 전화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지만, 긴장 해소를 위한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미국을 필두로 각국이 우크라이나에 있는 자국민에게 철수를 권고하고, 미국은 유럽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날짜를 오는 16일로 못박아 제시하는 등 긴장감은 날로 고조되고 있다.

서방과 러시아의 양보 없는 신경전 속에 국토가 전쟁터로 변할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에서는 시민들이 대거 거리로 쏟아져 나와 국기를 흔들고 행진을 하면서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 바이든·푸틴, 마크롱·푸틴 연쇄 전화통화…돌파구 못 찾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62분간 전화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정상 간의 두번째 대화였지만, 양국 모두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미국은 동맹국들과 함께 단호히 대응하고 러시아가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이 돈바스와 크림 지역에 대한 도발을 부추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가 민스크 평화협정을 이행하지 않는 데에 불만을 표시하며,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상 통화 후 푸틴 대통령의 외교담당 보좌관인 유리 우샤코프는 "러시아군의 영토 내 이동과 관련한 상황이 황당한 지경까지 부풀려졌다"며 "서방의 히스테리가 극에 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이날 통화에서 논의한 모든 사안에 대해 계속 접촉하기로 합의했다고 그는 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푸틴 대통령과 100분간 전화 통화를 했지만 역시 특단의 대책을 찾지는 못했다. 지난 7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닷새만의 대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진실한 대화는 긴장 고조와 양립할 수 없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러시아 침공 임박설…"디데이는 16일"
전날 미국은 러시아가 베이징동계올림픽 폐막 전 언제라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편으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날짜가 이달 16일이라는 정보를 유럽연합(EU) 정상들과 공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벨라루스 국경을 넘어 사이버 공격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수 있으며 오는 16일 지상공격이 시작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구실을 만들기 위해 이르면 이번 주 자작극을 기획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공격자들의 국적을 허위로 꾸며 실제 공격 주체를 속인 뒤 사태를 선전·선동에 이용하는 작전을 펼칠 것이란 첩보를 서방 정보국이 포착했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정황은 러시아 전차와 미사일이 우크라이나로 이동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도 포착되는 등 구체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10일부터 벨라루스와 대규모 연합훈련에 돌입하면서 방공미사일 등 최첨단 무기와 전략폭격기까지 동원했다. 상륙함 6척도 흑해로 보내 무력 시위를 강화했다.

이에 맞서 미국도 최정예부대인 82공수사단의 병력 3천명을 추가로 폴란드에 파견하기로 했다. 지난 2일 1천700명을 보낸 데 이어 추가 파병이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할 경우 나토 회원국에 자국 순환배치 병력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WP의 보도도 나왔다. 러시아가 극도로 경계해온 나토와 미군의 동진(東進)이 오히려 현실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 각국 대사관·국민 엑소더스…우크라이나 국민들 "단결"
긴박한 상황 속에서 미국을 필두로 각국은 우크라이나에 체류 중인 자국민들의 철수를 권고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영국, 호주, 캐나다, 이스라엘, 라트비아, 노르웨이, 뉴질랜드, 쿠웨이트,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웨덴, 벨기에 등 최소 15개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우크라이나 출국을 권고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주재 자국 대사관 직원 중 긴급 업무가 없는 직원들에게도 철수 명령을 내렸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도 주우크라이나 EU 대표부에서 근무하는 비필수 직원들에게 철수를 권고했다.

로이터통신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미국 직원들도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시에서 차량으로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의 필수 인력만 남기고 나머지 인력을 철수하도록 했다. '우크라이나 또는 제3국의 도발 가능성을 우려한 조치'라고 러시아는 설명했다.'

전쟁설의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의 국민들은 이날 수도 키예프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단결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참가자들은 "두렵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왔다", "독립성을 위해 단결하고 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AFP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사회 혼란 방지를 위해 자국민을 향해 '침착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침공할 것이라는 확실한 정보는 없다"고 강조하며, 전쟁 임박설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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