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22세 풍월주風月主 양도공良圖公(18)
보스톤코리아  2022-01-10, 11:18:31 
이어지는 화랑세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은 일곱명의 아들과 …명의 딸이 있었으며 서자녀庶子女는 각기 10여명이 있었다. 군관 또한 공의 누이 2인을 아내로 맞아 아들 18명을 두었는데, 흠돌의 옥사에 많이 연루되었다. 공의 처 보량은 공이 전사한 것으로 잘못 듣고 칼로써 자결했다. 공의 세 아들과 두 딸은 사문沙門의 노비가 되었다. 대개 공의 가풍을 알 수 있다.
찬하여 말한다. 미실의 후예이고 진평의 손이다. 나라를 지키는 간성干城이 되어 공功은 하늘과 땅을 덮었다. 어려움에 임하여 몸을 던졌고 만리에서 혼을 불러 장사지냈다. 대인은 기림이 없으니 천지와 더불어 남으리라.]  
청례靑禮와 봉화奉花363) 의 관습을 좋아하지 않아 그 악습을 폐지했던 김양도였지만 자신에게는 관대寬大하게도 다수의 첩을 두었고, 그 결과 많은 자녀들을 두었다. 위의 인용문의 내용은 상당히 압축되어 있어서, 그 역사적인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김군관과 김흠돌의 난에 관한 내용은 23세 풍월주 김군관조에서 구체적으로 살펴 볼 것이다. 김양도는 김춘추와 김유신의 휘하에서 삼국을 통일하는데 크나큰 공을 세운 유능한 장군이기도 했지만, 그는 문장과 외교술에서도 뛰어나 여섯 차례나 당나라에 사신으로 들어 갔다. 아쉽게도 여섯번째 사행에서는 돌아오지 못하고 당나라에서 옥사를 하였지만 그는 생전에 대당 외교로 많은 국익을 도모하였다. 668년 고구려 멸망 이후 당나라는 백제와 고구려 옛 땅에 웅진도독부와 안동도호부를 두고 현지에서 직접지배를 시도하였다. 뿐만아니라 신라왕에게도 계림주대도독이라는 작위를 내리며 신라마저 당의 지배하에 넣으려는 야욕을 부렸다. 그러자 신라는 이에 맞서 고구려 부흥군을 지원하여 옛 백제 땅에 주둔해 있던 당나라 군대를 공격하였다(669년). 이 공격이 나당전쟁의 점화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당나라 조정에서는 이를  당연히 문제 삼았고, 이를 해명하기 위해 김양도는 각간 김흠순과 함께 당라나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들은 도착 즉시 당 고종高宗에 의해 하옥되었다. 이듬해인 670년, 김흠순은 풀려나와 귀국하였지만 김양도는 불행하게도 장안長安 감옥에서 옥사하였다. 이 소식을 들은 양도의 부인 보량은 자결하였다.   
다음은 진골귀족이 사문(출가한 승려)의 노비가 된 연유를 화랑세기에는 비교적 간략하게 아들 셋과 딸 둘이 노비가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삼국유사에는 좀 더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삼국유사의 내용을 간략해보면, 김양도는 어려서 귀신의 장난으로 전신이 마비되고 말言도 할 수 없는 병을 앓았다. 다행스럽게도 승려 밀본密本의 도움으로 병을 완치하였다. 그래서 그는 불교를 깊게 믿었다. 그리고 흥륜사興輪寺364)  금당의 미륵존상과 좌우 보살상을 진흙으로 빚어 모셨다. 아울러 그 벽에는 금으로 불화佛畵를 직접 그렸으며, 두 딸인 화보花寶와 연보蓮寶를 불문에 귀의시키고 흥륜사의 종으로 삼게 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김양도는 그의 이름처럼 그림을 잘 그렸다. 그림을 잘 그려서 이름을 양도良圖라고 했다지만, 그의 양부 설보종은 이미 그가 갓 태어났을때 양도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림을 잘 그리라고 그렇게 지은 것인지, 아니면 그림을 그리다가 색사를 하여 낳은 아들이라 그렇게 지은 것인지 확실하지 않으나, 보종은 그의 이름을 양도라고 지었다. 양도가 7살 때 이름을 지은 까닭을 어머니 양명공주에게 물으니, 양명이 대답하기를 그림을 잘 그리길 바라고 지은 이름이라고 대답하였다. 양도가 태어나게된 출생의 비밀, 양명공주는 길조吉兆의 태몽을 꾸고 남편 보종에게 잠자리를 원했다. 당시 그는 조카 모종과 함께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여느때와 같이 색사에는 전혀 관심이 없이 신선처럼 지내왔던 보종은 그만 누워서 자는척 했다. 그러면서 발로 벼루를 밀어 모종의 옷에 먹물을 입혔다. 그러자 양명은 모종에게 옷을 갈아 입히면서 마침내 그들은 상통하였고, 후일 양도가 태어났다.  
363) 봉화奉花는 모두 낭두郎頭들의 딸이었다. 봉화는 결혼 적령기가 되면 화랑도들이 수련하는 선문仙門에 들어가서 그들과 함께 기거하였다. 그들은 화랑도의 총애를 받아야만 낭두들에게 시집을 갈 수 있었다. 그래서 그들의 꿈은 하루라도 빨리 화랑도와 청례靑禮를 치르는 ‘거사’였다. 화랑도의 총애를 받은 봉화는 봉로화奉露花라고 하였고, 화랑의 아들을 낳은 봉화는 봉옥화奉玉花라고 하였다. 봉로화나 봉옥화가 되지 못한 봉화는 낭두들에게 시집을 갈 수가 없었다. 낭두와 결혼을 못한다면 결국 그들은 선문에서 늙어 예졸들의 첩으로 떨어졌기에 화랑의 총애를 받기 위해 온갖 교태를 다 부렸다. 상당히 오랬동안 지속되어 내려오던 이런 불합리한 낭정의 폐단을 김양도는 22세 풍월주의 위에 오르면서 모두 금지시켰다. 

364) 신라에서 가장 먼저 지어진 절이며, 진흥왕이 만년에 스스로 삭발하고 주지가 된 절이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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