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객客의 시대
보스톤코리아  2021-10-18, 09:46:00 
작고한 하용조목사의 일갈이다. “시대정신을 끌고 갈 수 있는 논객을 교회가 만들지 않았다.”  목사님의 설교에서 논객이라 단어가 생경하다. 내게 그렇다는 말인데, 교회안에선 쉽지 않은 말이라 여긴다. 그러나 논객論客이란 말은 어렵지 않게 듣는다. 

어디 논객뿐이랴. 협객俠客, 검객劍客, 가객歌客, 승객乘客, 여객旅客. 객이 붙은 말은 여럿인데, 손님이란 뜻이고, 붙이기에 따라 의미는 다르다. 하긴 검객劍客이란 말도 귀에 낯설지 않았다. 오래전 무협지에서 나오던 말인게다. 

요즈음 진모라는 전직교수가 당대의 논객이다. 아니 오히려 검객에 가깝지 싶다. 말하는 투야 쾌도난마요, 날카로운듯 해서 하는 말이다.  조자룡의 헌칼인가. 듣고 읽는 느낌은 뾰족하다. 재야검객이라 해야겠다. 

식객이라. 요즈음은 맛집만 찾아 다니는 사람들이라 했다. 오래전엔 의미가 사뭇 달랐지 싶다. 사전辭典적 의미이다. 1.세력가의 집에 얹혀 문객門客 노릇하던 사람. 2. 하는일 없이 남의 집에 얹혀 밥만 얻어먹고 사는 사람. 

요샌 식객을 음식전문가 라던가. 이름이 고상한데, 요리사와는 다른 모양이다. 음식감별사라면 어떠한가? 어느 유명한 식객은 관청에 일을 갖게 되었는데, 여론에 밀려 임명이 철회했다 던가.

하객賀客은 결혼식에서 만날 수있겠다. 축하하기 위해 온 손님을 말한다. 하객은 빈객이나 으로 말을 바꿔도 무방한데 결혼식후 하객들은 곰탕을 대접받는다. 하긴 결혼식에선 불청객도 많다만 하객과 식객은 구별이 확실할게다. 요즈음 식객들이 판별하는 요즈음 곰탕 맛은 어떠한가? 한창 결혼시즌이다. 

시 한구절이다. 사랑도 손님이라했고 객이란다. 

그래서 사랑은 손님이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손님이다
아름다운 손님,
그게 사랑이다
(김정한, 사랑은 아름다운 손님이다 중에서)

하용조목사가 말을 이었다. “시대정신을 대표하고 끌고 갈 수 있는 교회가 돼야 한다” 허접한 문객으로 남아 있지 말라는 말씀으로 새긴다. 
객은 많은듯 싶은데, 주인장들은 다 어디에 있는가.

네 문안에 머무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 (출 20:10)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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