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22세 풍월주風月主 양도공良圖公(6)
보스톤코리아  2021-10-11, 11:14:22 
색사를 싫어하는 지아비와 함께 사는 양명공주의 사私(성性)생활이 기록된 부분의 화랑세기를 인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양명공주는 보종공을 지아비로 하고 염장공과 모종공을 사신私臣으로 했다. 그러므로 공(김양도)은 늘 모종공을 숙공叔公이라고 불렀다. 커서는 친아버지인 것을 알고 더욱 존경하고 효를 다했고 일찍 알지 못한 것을 한스럽게 여기며 효도했다. 모종공이 말하기를 “너는 실제로 나의 아들이지만 적籍은 선부仙父를 이었으니 사랑을 구별하지 않는 것이 옳다” 했다. 대개 보종공이 공(양도)을 사자嗣子로 삼을 까닭이다.]

보종은 부인 양명공주와의 사이에서 딸만 둘을 낳았다. 그래서 대를 이을 아들이 없었다. 양명이 김염장과도 낳은 아들이 있었지만, 보종은 (양명이) 모종공과 낳은 아들인 양도를 친자처럼 키우며 대를 이을 아들로 선택하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화랑세기는 양도의 총명함과 넘치는 기개를 기록한 대목인데, 이는 그가 성장하여 후일 으뜸가는 문장으로 외교를 잘하였고, 또한 무인으로 활약하며 삼국을 통일하는데 크나큰 전공을 세웠음을 일찍부터 보여주었다. 
[공은 그러므로 형 장명長明을 뛰어넘어 먼저 낭계郎階에 발탁되었다. 공이 그 형을 걱정하여 양보를 하려고 하자, 염장공이 허락하지 않으며 말하기를 “집과 나라에는 모두 사자嗣子가 있으니, 아버지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비록 형에게 우애롭다 하더라도 아버지에게 죄를 얻을 것이다” 했다. 그리고 장명에게 형으로 처신하지 않도록 타일렀다. 장명은 이에 몸을 굽혀 공을 섬겼다. 공은 한층 더 효도를 하고 우애를 다했다. 염장공을 섬기기를 또한 아버지에 대한 도리로 했다.]

위의 인용문에 등장하는 장명은 염장(17세 풍월주 역임)의 아들이다. 어머니는 양명공주이다. 설보종이 어머니 미실의 강권으로 양명공주와 결혼을 하여 보라와 보량 두 딸을 낳고는 색사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자, 양명이 김염장과 사통하여 낳은 아들이 장명이다. 김염장은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 비해 화랑세기에 그의 활약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있는데, 특히 칠숙과 석품의 난(631년)을 진압하는 데 크게 공헌하여 선덕여왕을 즉위(632년)시키는데 일조하였다. 또한 647년 상대등 비담이 ‘여자 임금은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없다’ 라는 명분으로 염종의 군사와 함께 일으킨 난을 평정하는데도 김춘추, 김유신을 도와 크게 공헌하였다. 이 난을 진압하는 가운데 선덕여왕은 죽었고, 왕위 계승자인 김춘추의 양보로 사촌동생 진덕여왕이 즉위하였다(진덕여왕의 아버지는 김국반으로 동륜태자의 아들이다. 김동륜은 진흥왕의 장남이다. 진지왕은 동륜의 동생인 금륜이고, 진평왕은 동륜의 장남 백정이다). 

위에 등장하는 김염장 역시 진흥왕의 손자인데, 염장의 부모는 천주와 지도태후이다. 지도태후는 진지왕의 왕비로 용수와 용춘을 낳았다. 그러다가 진지왕이 죽은 후 천주와 혼인하여 김염장을 낳았다. 천주의 부모는 진흥왕과 월화인데, 월화는 진흥왕의 후궁으로 가야 이뇌왕의 딸이다.

다소 복잡한 가족관계이긴 하지만 신라의 골품은 그렇게 이어져 내려왔다. 어째든 장명과 양도는 이부동모의 형제로 장명이 형이다. 그런데 어릴 때부터 기량이 뛰어난 양도는 형보다 먼저 화랑이 되었다(12세). 그래서 형에게 미안하였지만, 그는 보종의 대를 이을 사자였기에 장명과는 다르게 ‘嫡子’의 위치에서 화랑의 도를 연마하며 풍월주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한편 외조부인 진평왕의 후궁이 되었던 보량(보종과 양명의 차녀)은 승만왕후의 시기와 질투로 출궁당했다. 그 후 보량은 이부동모의 동생인 양도를 사랑하여 혼인하려 했지만 양도는 근친혼의 풍습을 싫어하여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 내용이 화랑세기에 다음과 같이 묘사되어 있다.

[처음에 장명의 손윗누이 보량이 진평의 후궁으로 들어가 총애를 받아 전군인 보로寶路를 낳았다. 승만후가 질투를 하여 물러나 살 것을 명하고 장차 종신宗臣에게 시집보내려 했다. 보량은 평소에 양도공을 사랑하여 다른 곳으로 시집 가기를 원치 않았다. 양명공주가 이에 제帝에게 청하여 말하기를 “만약 보량으로 하여금 양도를 배필로 맞게 하면 곧 보종의 혈통을 이은 자를 얻을 수 있습니다” 했다. 제帝가 허락했다. 보종공 또한 원했다. 공은 본디 동기同氣간에 서로 상합하는 풍습을 싫어하여 따르지 않았다. 보량이 그 때문에 병이 생겼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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