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축하한 알카에다…'2년 내 재건' 우려
친 알카에다 매체, 탈레반 '형제들'에
18∼24개월 뒤 알카에다 부활 점쳤던 미 당국, 더 빨라질 가능성에 무게
보스톤코리아  2021-08-17, 15:52:25 
2001년 10월 아프가니스탄 잘랄라바드 인근에서 카메라에 포착된 탈레반 병사들
2001년 10월 아프가니스탄 잘랄라바드 인근에서 카메라에 포착된 탈레반 병사들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인 알카에다가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재장악에 환호하고 있다.

20년 전 9·11 테러의 아픔을 겪었던 미국은 알카에다가 2년 안에 다시 미 본토에 위협이 될 수준으로 부활할 수 있다고 보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소셜미디어에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을 축하하는 글을 많이 올리고 있다며 알카에다 등 테러 단체들의 부활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친 알카에다 매체의 계정에는 전날 탈레반을 "형제들"이라고 부르며 이번 승리를 축하하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이 메시지는 "아프가니스탄이 정복됐고, 이슬람은 승리했다"라고 번역된다고 테러 감시단체인 'SITE' 인텔리전스그룹이 밝혔다.

1990년대부터 아프간을 은신처로 삼아 9·11 테러 등을 자행한 알카에다는 오사마 빈라덴 등 지도부 대다수가 미군의 급습과 드론 공격으로 제거된 이후 세력이 약화해 지역 조직으로 전락한 상태다.

주로 이란에 숨어있던 알카에다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하기 전부터 미군 철수를 기회 삼아 조직원들을 아프간에 다시 보내고 있다고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베테랑인 더글러스 런던이 밝혔다.

게다가 미군 기지 등에 수감됐던 알카에다와 그 연계조직의 핵심 인사들이 지난 주말 탈레반에 의해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미 정보당국은 미군 철수 후 알카에다의 핵심 그룹이 미 본토에 위협을 가할 수 있을 정도로 복원하는 데 18∼24개월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러한 예상 기간을 재평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현직 관리들이 WSJ에 전했다. 알카에다의 부활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도 15일 상원의원들에 대한 전화 브리핑에서 기존 평가를 수정하는 중이라면서 알카에다 등 테러 단체들이 훨씬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탈레반이 알카에다와 IS(이슬람국가), 그리고 이름도 못 들어본 다른 테러 단체들이 아프간에서 피난처를 찾을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게 놔두는 것을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알카에다와 달리 IS 잔당에 대해서는 탈레반이 어떤 접근법을 취할지 불투명하다. 이달 초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는 IS와 탈레반이 정치적 이념 차이 때문에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탈레반의 승리가 IS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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