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업체인 와일드 오츠(Wild Oats)를 주당 8달러에 인수하길 원하는 업체는 없을 것이다. 홀푸드(Whole Foods)가 와일드 오츠(Wild Oats)를 인수할까? 이 가격에 인수하지 않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 와일드 오츠는 파산하거나 주가가 5달러 밑으로 떨어진 다음에 결국 팔릴 것이다” 지난 2005년 1~2월 `라호데브(Rahodeb)`라는 필명을 쓰는 사람이 인터넷 포털 야후의 주식 게시판에 올린 내용이다. 여느 주식 게시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롱섞인 글이다.
이러한 게시물이 새삼스럽게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글을 올린 사람이 다름아닌 올해 초 와일드 오츠를 5억 6,500만 달러, 주당 18.5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홀푸드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존 매케이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매케이는 지난해 8월까지 약 8년 동안 야후 주식 게시판에 `라호데브`라는 필명으로 수많은 글을 올렸다. `라호데브`는 그의 아내 이름인 `데보라(Deborah)`의 철자를 바꿔 조합한 것이다.
`라호데브`는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홀푸드의 실적과 주가 상승을 치켜세운 반면 와일드 오츠에 대해선 비난해 왔다. 심지어 그는 연간재무보고서에 들어있는 자신의 사진을 보고 헤어스타일을 조롱한 다른 사람의 글에 대해 "나는 매케이의 헤어스타일을 좋아한다.  그가 귀엽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은 연방무역위원회가(FTC)가 홀푸드의 와일드오츠 인수를 막기 위해 제기한 반독점 소송 관련 서류를 통해 지난 10일 공개됐다.
이에대해 매케이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인터뷰에 응하지는 않았지만 회사 웹사이트에 게재한 글에서 “연방무역위원회가 나와 홀푸드를 곤란하게 만들려는 목적으로 익명으로 썼던 내 글들을 공개했다”며 “단지 재밌기 때문에 인터넷에 익명으로 글을 올렸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전홍수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