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신문들 오보 심각
보스톤코리아  2007-06-27, 00:25:52 
텍사스 한인 노 부부의 죽음을 둘러싸고 왜곡된 보도

미국 내 한인신문들의 사실 왜곡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이 드러났다.
신속한 기사 전달과 다양한 정보 제공을 목표로 하는 신문의 특성상 오보는 신문이라는 매체가 피할 수 없는 하나의 숙명과도 같은 현상이다. 심지어 미국 사회에서는 중요한 사건에 대한 오보가 났을 경우, 그 오보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하여 그 신문을 경매에 부치기까지도 한다. 아무리 수준이 높은 집필진을 가지고 있는 신문사라도 오보의 불명예를 피할 수 없다고는 하지만, 오보의 불가피성이 기사의 왜곡을 정당화시켜 주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언론들과 미국 내 한인 신문사들이 잘못된 기사를 제공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 달 초 텍사스에서 있었던 한 한인 부부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 신문사들의 왜곡된 보도들은 한인 신문사들의 오보가 심각한 사태에 이르렀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4일, 미 텍사스주 달라스시 오크 클리프 지역에서 한인 부부가 탄 차량이 강으로 빠져 두 명 모두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김영환(60)쪾조숙연(57) 부부의 죽음은 한 미주 한인 신문사의 특파원을 통해 한국에 알려졌고, 한국의 언론은 기본적인 사실 여부 확인이나 추가적인 취재 없이 이들 부부의 죽음을 '영어 미숙'으로 몰고 갔다.
이들 부부의 죽음을 보도한 주요 일간지들의 머리기사들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동아일보>는 "영어 미숙해서... 미 한인부부 참변" 이라고 이들 부부의 참사를 한국에 알렸으며, <중앙일보>는 "'차에 물 들어온다' 911 전화 걸었지만... 영어 서툴러 교포 부부 익사" 라고 이들의 죽음을 묘사했다. <조선일보>는 "재미교포 부부 어이없는 참변: 몰던 차 강에 빠지자 911에 긴급전화... 교환원 영어 못한다 끊어"라고 고인들의 사망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의 주요 일간지들은 일관되게 김영환·조숙연 부부가 '영어미숙'으로 911로부터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일간지들은 어디서 이러한 정보를 얻었을까?
한국 시각으로 8일에 보도된 이 기사들의 원 출처는 <미주 중앙일보>다. <미주 중앙일보>는 김영환·조숙연 부부가 '영어 미숙'으로 참변을 당했다는 미확인 기사를 작성했을 뿐만 아니라, 사고 현장에 나온 유가족의 이름을 잘못 표기했으며, 실제 11년인 이들 부부의 이민 기간을 20년으로 늘려서 보도하였다.
이 기사는 로스앤젤레스의 <연합뉴스>를 통하면서 더욱 왜곡되었다. <연합뉴스>의 기자는 기사 시작 부분에서는 한 밤중에 차가 빠졌다고 소개하였다. 그러나 기사 중간에서 그는 오후 3시에 차가 실종됐다며 스스로의 정보를 뒤엎었다. 게다가 이 기사에서는 '오크 클리프' 지역이 '오크 클리크' 지역으로 잘못 표기되어 있었다. 또한 이 기사에 의하면 "유가족들은 ... 교환원은 영어를 말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전화를 끊었다고 주장했다"고 되어 있으나, 유가족들은 "이와 같은 주장을 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이 기사를 쓴 기자는 유가족들과 인터뷰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의 주요 언론들 역시 별도의 추가 확인 절차 없이 미주 내 한인신문들의 기사를 적당히 손질하여 보도하였다. 어느덧 사건의 초점은 이들 부부의 죽음과 유가족들의 슬픔이 아니라 고인들의 이민 기간과 영어 능력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이 기사들이 포털 사이트에 등장하면서 김영환·조숙연 부부의 참사는 네티즌들에 의해 희화화 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사고의 현장을 다시 찾은 유가족과 언론들은 참사의 근본 원인이 '폭우'와 '불분명한 표지판'이었음을 확인하였다. 911과의 통화내역을 확인해 본 결과 또한 교환원이 전화를 끊은 것이 아니라, 핸드폰이 물에 잠겨 자연히 통화가 끊긴 것으로 드러났다.

김진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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