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러온 요코이야기의 추억
보스톤코리아  2019-12-19, 20:16:24 
매사추세츠 한인회가 12월 13일 렉싱턴 엘크스에서 개최한 ‘요코이야기’강연회에서 김민정 매사추세츠 주립대 영어교육과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아그네스 안과 실라 장
매사추세츠 한인회가 12월 13일 렉싱턴 엘크스에서 개최한 ‘요코이야기’강연회에서 김민정 매사추세츠 주립대 영어교육과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아그네스 안과 실라 장
 (보스톤=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한동안 잊혀졌던 ‘요코이야기’의 추억이 다시 소환됐다. 과거 치열한 문화, 역사적인 사실 규명의 싸움의 소재였던 ‘요코이야기’는 이제 역사왜곡에 대응하는 방법의 반면교사로 다시 불려 나왔다. 

매사추세츠 한인회가 보스턴총영사관의 후원으로 13일 렉싱턴 엘크스(ELKS)에서 개최한 강연회에는 ‘요코이야기’를 주 교육부 권장도서 목록의 삭제를 이끌어냈던 주역 매사추세츠 주립대 김민정 교수, 아그네스안, 실라 장이 참여했다. 2006년 첫 문제제기 후 그동안 습득해온 교훈을 나누는 자리였다. 

 
요코이야기 는 생소한 동양문화를 소개하며 전쟁의 잔혹성, 평화의 소중함을 알리는 도구로 매사추세츠를 많은 학교에서 교과서로 채택됐었다. 그러나 이 책의 왜곡된 역사적 내용은 2세들에게 한인미국인으로 자존감과 정체성 형성을 저해하는 역할을 해왔다. ‘요코이야기’를 읽고 한국인의 잔인함에 충격에 빠진 아들로부터 더 큰 충격을 받은 아그네스 안과 실라 장이 2006년 즉각 학교에 문제를 제기하며 오랜 싸움이 시작됐다. 

 
분명한 소설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검열(Censorship)이라며 거세게 반발하며 어려움을 겪게 됐다. 안씨와 장씨의 오랜 싸움은 2010년 유매스로웰의 김민정 교수의 가세로 변곡점을 그리게 됐다. 매사추세츠 주립대(Umass Lowell) 영어교육과 교수들의 권고에 따라 매사추세츠 교육부는 권장도서 목록에서 ‘요코이야기’를 배제함으로서 일단락됐다. 안씨 등과 김 교수는 한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교사들을 만드는 것이 싸움의 핵심인 것을 깨닫고 미국 영어교사의 한국문화 연수 프로그램을 설치해 6년동안 운영했다. 

그 이후 그토록 뜨거운 주제였던 ‘요코이야기’는 그동안 잠시 잊혀졌다. 그러나 무언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한 채 13여년이 흘렀다. 2006년 학교에서 빌려온 ‘요코이야기’를 읽고 한국인이 그토록 잔인했냐며 눈물을 흘렸던 아그네스 안의 아들은 의대생으로 성장했다. 실라 장은 “우리가 이겼다는 것 보다 우리가 싸우는 것을 보고 아이들이 더 자신감을 얻은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라며 역사왜곡에 침묵하지 않는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롤모델로 자존감을 키워주는 계기가 됐다는 말을 전했다. 

 

매사추세츠 주립대 김민정 교수는 ‘요코이야기’를 권장도서 목록에서 삭제하려 했을 때 정확한 역사왜곡 사실의 제시에도 학부모와 교사들이 앞장서 반발했던 것을 발판 삼아 다른 접근을 권장했다. 학부모들은 학교 교과정에서 왜곡을 접했을 때 “교육과정이 잘못됐다고 지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중립적인 가치로 역사적 사실을 알리고 (왜곡으로 인해) 자녀와 가족이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호소했을 때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교수는 “학교에서 자기 권리를 찾는 것 아시안들이 가장 낮다”며 “부모들은 권리가 더 많다. 시험도 거부할 권리가 있으며 학교에서 어떤 검사도 부모님 동의없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민 1세대 한인 학부모들은 미국의 교육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아 어려움은 있겠지만 부모들이 학교 도서관 자원봉사 등이라도 하면서 학교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아이들도 부모들로부터 자신감과 자존감을 배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라 장씨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암묵적인 편견(Implicit Bias)을 겪게 되며 배우는데 큰 영향을 받는다며 아이들이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집에 와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민정 교수는 학교에서 교과서 왜곡을 접했을 때 객관적 사실을 전달하고 다른 학부모들과 연대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또 국가적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미국인 교사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을 배우는 사업을 진행시켜 줄 것을 당부했다. 이 같은 프로젝트는 일본과 중국이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이 김교수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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