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로마인 이야기
보스톤코리아  2018-03-19, 15:23:08 
영화 클레오파트라를 기억하시는가.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리차드 버튼이 나왔던 대단한 영화이다. 까까머리적에 단체로 영화관에 가서 봤던가. 화려한 몇장면이 떠오른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해전海戰장면은 압권이었다. 바다가 전쟁터가 된건 아쉬운데, 내게 바다는 정서이기 때문이다. 한국 남해바다가 더욱 그러하다.

바다 한 송이를 
애기동백들은 
감당하지 못한다. 
(정현종, 한송이 바다 중에서)

‘로마인 이야기’ 란 책이 있다. 책은 열 몇권이다. 책 시리즈 중반엔 시이저가 주인공이다. (내겐 여전히 시이저이고, 케이사르는 어색하다.) 옥타비아누스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빛나는 조연이다. 키케로도 빠질수 없다. 시이저가 암살당한 후後였다. 안토니우스가 옥타비아누스와 해전海戰으로 맞붙었다. 클레오파트라도 안토니우스편에서 전비戰費와 전함戰艦으로 참전했다. 그녀는 스스로 함대를 지휘하겠다 고집했다. 드디어 양편이 바다에서 붙었다. 전투가 시작된후, 몇시각 지나지 않았다. 클레오파트라가 겁을 먹었다. 불타는 전함을 보았고, 병사들이 지르는 함성을 들었던 거다. ‘후퇴하라.’ 그녀의 입에서 튀어 나온 명령이다. 최고사령관 안토니우스 허락도 없었다. 더 가관은 안토니우스였다. 전선을 물리는 클레오파트라를 보고 뒤따라 퇴각한 거다. 걸음아, 날 살려라였을 것이다. 

안토니우스를 따르지 못한 전선戰船과 병력은 괴멸되었다. 안토니우스쪽이 다소 우세한 싸움이었는데, 완패했던 거다. 안토니우스가 아둔했던게 문제였다. 안토니우스는 참모로는 괜찮았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최고리더가 될 재목은 아니었다. 키케로의 말이다. ‘게으른 리더는 참을 수있다. 그러나 미련한 리더는 용서할 수없다.’ 

키케로 말만 빛나는 건 아니다. 시이저도 말을 남겼고 후세 작가들도 말을 거들었다.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현실 밖에 보지 않는다 (시이저)’  ‘그가 죽었다(시이저가 친구이면서 정적政敵의 죽음에 남겼다는 말).’ ‘그는 타협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속였다. (아우구스투스를 가르키며 작가의 말).’ ‘인간은 공짜로 얻은 권리보다 돈을 주고 산 권리를 더 귀히 여긴다.(시오노 나나미).’

저자가 책에서 마키아 벨리 말을 빌려왔다. 평화는 공짜로 오지 않는다. 우리 귀에도 익은 말이다. 자주국방이란 말과 더불어 기억한다. 오래전 한국정부에서 북의 남침을 경고하며 자주 인용했더랬다. 한국대통령이 북쪽 최고위층과 만난다 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눌 것인가. 뭘 주고 뭘 받아 올것인가. 그건 궁금하다. 세상에 공짜란 없는 법이다. 
클레오파트라의 콧대가 조금만 낮았다면, 세상 역사가 달라졌을까?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하시니 (마태 22:21)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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