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감기. 간단하게 생각해 내버려두었다가 병을 키우게 된다는 사실을 왜 모르시는지....... 코감기의 종착역이 바로 축농증이다. 한두 번 이상 들어본 이름인데 이상하게도 축농증이 무엇인지 아는 이는 드물다. 이름을 풀어보면 고름을 저장해 두었다는 뜻이 된다.
코 주위의 얼굴 뼈 속에는 공기가 들어있는 빈 공간이 여러 군데 있다. 이 공간들은 좁고 가느다란 길로 콧속이 연결돼 있는데 이곳에 공기 대신 코 분비물이 고름처럼 썩어 고여 있는 상태가 바로 축농증이다. 얼굴 속이 고름으로 가득 차 있으니 얼굴이 답답하고 압박감이 느껴지는 것은 당연지사.

축농증의 증상
축농증의 주요 증상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이다. 일주일이 넘도록 감기가 낫질 않고 누런 콧물이 나오기 시작했다면 급성 축농증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 보태어 악취 때문에 괴롭다는 환자들도 있다. 남들은 잘 모르지만 치즈냄새와 비슷한 고린내가 코 안에서 난다고 느낀다. 콧속에 분비물이 고여 썩어가기 때문이다. 코막힘으로 집중력이 떨어져 실수 연발인데다 코는 계속 킁킁거리고, 여기에 냄새까지 나니 내 몸도 괴로운데 남 눈치까지 봐야 된다고 하소연을 한 보따리씩 늘어놓는 환자들이 많다.

축농증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축농증과 멀어질 수 있을까? 우선 코를 편안하게 해 줘야 한다. 충분한 습도, 따뜻한 공기는 코가 가장 좋아하는 조건. 요즘처럼 실내외 온도차가 크고 건조한 날에는 코 점막이 자극을 받기 쉽다. 실내습도를 40~60% 정도로 충분하게 유지해 준다.

먼지나 공해물질이 많은 곳은 피하고 밀폐된 실내에서는 공기를 자주 환기시키도록 한다. 또 수시로 밖에 나가 맑은 공기를 마시거나 고른 영양섭취를 해줘 감기를 예방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악화된 축농증, 빠른 치료로 고치자!
생활습관을 잘 지켰는데도 덜컥 축농증에 걸렸다면 빠른 치료가 급선무이다. 급성축농증이라면 약물치료로도 효과가 좋다. 그러나 이미 만성으로 넘어가 약물로 완치할 수 없는 경우에는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예전에는 입술아래를 칼로 째고 광대뼈에 망치와 정으로 구멍을 내 고름을 제거했기 때문에 환자들에게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수술이었다. 심지어 미국의 고전적인 여가수 '코니 프란시스(Connie Francis)'는 축농증 수술이 잘못돼 가수의 생명인 목소리를 잃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는 한참 옛말이 된지 오래다. 간단한 내시경 수술이 고안됐기 때문이다. 국소마취 후, 가느다란 내시경을 넣어 콧속 구석구석을 보면서 고름이 다시 차지 않도록 막힌 부위를 넓혀주고, 병이 있는 부위만을 제거한다. 수술 시간도 30~40분 정도면 충분하다.

글 박상욱·하나이비인후과 원장        
출처 KBS건강365=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