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
보스톤코리아  2015-04-06, 15:18:51 
2014년부터 회장직을 이어오고 있는 이동수 회장(좌), 해명을 위해 지난 24일 보스톤코리아를 찾은 유순나 회장(우)
2014년부터 회장직을 이어오고 있는 이동수 회장(좌), 해명을 위해 지난 24일 보스톤코리아를 찾은 유순나 회장(우)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난감하게도 2015년 보스톤엔 2명의 이북도민회장이 등장했다. 한쪽은 2014년도부터 회장직을 2년째 이어오고 있는 이동수 회장, 다른 한쪽은 부회장이자 차기회장으로 선출된 유순나 회장이다. 

회장 임기가 2년이라는 이동수 회장 측의 사무총장은 강천성 이사, 이사장은 이병현 이사가 맡고 있다. 유순나 회장 측도 사무총장에 김혜련 씨 그리고 강경신 이사를 이사장으로 임명했다. 고국방문단 신청도 양측 각기 따로 접수했다. 

갑작스런 두 회장 체제에 행자부 산하 이북5도위원회는 올해 고국방문단 선정을 보류했다. 이쪽 저쪽의 주장과 팩스, 편지 등을 보고 골머리를 앓던 이북5도위원회는 상호 합의를 종용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내린 결정이었다. 

이민 한인사회의 자화상인 이북도민회 갈등의 시작은 고국방문단이었다. 해마다 해외 각국에서 일정수의 이북도민 자격자들을 추천, 선발해 전액 무료 방문을 제공하는 이 사업은 이북도민회의 커다란 혜택이자 강점이었다. 

호사다마, “한국 가게 해줄까”는 농담이 돌 정도의 원칙없는 선발과정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었다. 어느샌가 이들의 이사회는 회의가 아닌 ‘쌈박질’, ‘난장판’, ‘욕설’ 등의 단어로 묘사됐고 심지어는 경찰을 불러들이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내부에서 쉬쉬했던 일들이 점차 언론의 귀에까지 흘러들었다. 한 고국방문단 신청자는 두 회장 중에 어디에 신청해야 제대로 신청하는 것이냐며 문의까지 해오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따라 보스톤코리아는 지난 3월 20일자에 이북도민회의 갈등을 취재해 고국방문단이 위기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전 이북도민회 부회장이자 현 회장을 자처하고 있는 유순나 회장 부부와 김혜련 이사 등은 지난 24일 보스톤코리아를 직접 방문해 자신들의 입장을 해명했다. 유순나 회장은 첫째, 이동수 회장이 회칙을 변조해 임기를 2년으로 늘렸으며 둘째, 이북도민회가 실제적으로 이북도민회 자격이 없는 사람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셋째, 자신을 회의를 거쳐 제명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편지를 통해 제명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유 회장의 주장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알아보았다. 

회장 2년 임기, 회칙 변경 근거 있나
24일 보스톤코리아를 방문한 유순나 회장은 이동수 회장의 임기가 끝났으니 차기회장인 자기가 회장이라 밝혔다. 이동수 회장의 임기가 2년이라는 주장에 대해 “(회칙을 변경하는) 회의를 안 했다”고 딱 잘랐다. 근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회의를 한 적이 없다. 안 했으니까”라고 다시 답했다. 같이 방문한 김혜련 사무총장도 “이동수 씨가 자기만의 생각으로 자기가 회장이라고 편지를 써 보냈다”고 말했다. 
2011년 보스톤 지역 고국 방문단 초청행사 설명회. 연단에 강경신 전 회장, 바로 앞에 이동수 회장과 강천성 사무총장이 보인다 (사진제공 = Grapevine times)
2011년 보스톤 지역 고국 방문단 초청행사 설명회. 연단에 강경신 전 회장, 바로 앞에 이동수 회장과 강천성 사무총장이 보인다 (사진제공 = Grapevine times)
 
유순나 회장은 또 이동수 씨가 올해 이북5도위원회에 송부했던 변경된 회칙이 자의적으로 “조작한 회칙”이라고 지적했다. 유순나 회장은 2007년도에 만들어진 “진본회칙”을 ‘조작한 회칙’과 같이 내보였다. 유 회장은 보스톤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이병헌 전 이사장이 “회칙을 따로 프린트해 보관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과 이동수 회장이 본국에 송부한 행위에서 말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거짓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스톤코리아에 인터뷰한 이동수 회장과 이병현씨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동수 회장 측의 이야기는 달랐다. 이 회장은 “회의에서 이사들이 승낙을 해야 사무총장이 고치는 것인데 내가 어떻게 고칠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이 회장은 2013년도에 회칙이 개정됐으며 당시 회의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당시 참가했던 이사들의 명단도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말을 확인키 위해 이병현 이사장과 옥동석 당시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병현 이시장도 “회칙을 개정한 것은 2013년 4월 압구정 식당 회의 때였으며 당시에 유순나 씨도 이사로 참여했었다”고 말했다. 당시 회장은 전좌근 씨, 사무총장은 옥동석 씨였다. 이때 결의된 것은 회장의 임기를 2년으로 연장하고, 부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지명하기로 한다는 것이었다. 프린트해서 보관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는 자신에게 없었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옥동석 씨는 “회칙을 문서화한 것은 사무총장이었던 나 자신이다. 수정해서 이를 김희권 이사장과 강경신 전 회장의 아들인 강천성 씨에게 2013년 5월 이메일했다”고 밝혔다. 또한 2013년 4월 회의 기록도 자신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의기록 이메일을 요청하자 이사회의 허락없이 주지 못하겠다고 거절했다. 

이북도민회 자격없는 사람들이 운영하나 
유순나 회장은 “이북도민과 관계없는 사람이 이북도민회에 있다”고 지적했다. 유 회장의 남편 유한선 씨는 “이북도민회는 이북도민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하는데 그게 불확실한 상태다”라며 더 나갔다. 유 회장은 이동수 회장과 이병현 이사장도 회원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유순나 회장은 호적등본을 요구키로 했다는 것이다. 2014년 2월 1일 이동수 회장 자택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이사들은 찬성 7, 반대 3으로 이사들은 호적 등본을 제출키로 결의했다. 

원적이 경상도인 옥동석 사무총장은 “나를 겨냥한 이야기일 것”이라면서도 강경신, 유순나 씨 등이 이북도민회 회칙을 읽어보지 않고 주장하는 것이 틀림없다”고 반박했다. 회칙에 따르면 자신의 아내가 북한의 원적을 가졌기 때문에 회원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북도민회 회칙 제 5조는 “<중략> 북한지역에 원적을 두어 북한지역을 고향으로 하는 당사자, 부부 중의 한 편이 이에 해당되거나 북한에 원적을 두고 있는 자와 그들의 자녀, 그 후손들을 회원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이북도민회는 사실 이 애매모호한 규정을 바로잡았어야 했다. 또한 이사회에서 2014년 호적등본을 제출키로 했다면 호적등본을 제출한 후손들이라고 명확하게 수정했어야 한다. 소급적용이 무리라면 이후 회원들에게 적용토록 하면 큰 문제가 없다. 또한 자녀 후손들의 배우자는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해석도 명확히 해야 한다. 회장 임기 변경에 대해선 바로 회칙에 반영했지만 회원 증거 규정 강화에 대해선 회칙에 반영하지 않은 이동수 회장단은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갈등의 원인 고국 방문단
이북5도위원회는 “국외 이북도민들이 조국의 발전상과 안보 현실을 직접 방문하여 확인하고 경험함으로써 조국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고 안보의식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 1996년부터 20여년간 모국방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예산은 5억7천5백만원이었다. 
2011년 고국방문단 총청행사 설명회를 마치고
2011년 고국방문단 총청행사 설명회를 마치고
 
본국의 의도와 달리 해외에서 고국방문단은 이북도민회 갈등의 원인으로 대두됐다. 제대로 공개된 선정절차에 따르지 않고 회장의 자의적 기준에 따라 원칙없이 고국방문자가 정해지는 경우가 다수였기 때문이다. 20여년간 진행해 왔지만 선정기준에 대한 이북도민회 자체 내규가 마련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보스톤에서 이북도민회의 갈등은 처음이 아니다. 이번 갈등의 계기도 바로 이 고국방문단 사업이었다. 유순나 씨가 지적하고 나선 것은 이동수 회장이 자의적으로 평통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선발지침에 어긋나는 백모씨를 방문단으로 선정했다는 점이었다. 

이동수 회장은 “당시 도민회 회장단(이북5도별 회장단이 보스톤 이북도민회 내에 있음) 추천회의에서 백모씨가 평통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사실을 밝혔고 회장단의 동의를 받아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이를 “살인으로 치자면 정당방위로 무죄”라는 입장이다. 

유순나 회장은 이동수 회장에게 답변을 요구하고 이에 이 회장이 응하지 않자 본국 이북5도위원회에 연락해 백모씨를 초청대상에서 제외토록 했다. 이북5도위원회는 원래 6명이던 초청인원을 5명으로 줄이는 벌칙을 주었다. 

김혜련 이사는 “이동수 회장은 말로는 원칙대로 한다고 했는데 거짓말이다. 평통 추천 사건이 그 증거다. <중략> 유순나 회장이 바른 것을 지적했는데 오히려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병현 이사는 “과거 고국방문단의 선정기준은 지침대로 행해지지 못했다”고 인정했지만 “유순나 회장의 경우도 딸이 방문한 이듬해에 방문하는 등 지침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지적하는 측도 지적 당하는 측도 모두 떳떳하지 못했다. 

유순나 씨 제명은 정당했나
유순나 회장은 이북도민회가 정당한 회의를 거치지 않고 편지를 통해 제명했다며 제명이 무효라고 당당하게 밝혔지만 제명을 결정한 이사회는 2014년 4월 뉴튼 소재 압구정에서 열렸다. 또한 표결까지 마쳤으나 유 회장 측은 물리력을 행사해 개표용지를 제거해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제명이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는 유순나 회장
제명이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는 유순나 회장
 이병현 당시 이사장은 15명의 이사가 당시 이사회에 참석했으며 이중에 찬성 12표, 반대 2표, 기권 1명으로 제명을 표결했다고 말했다. 제명 이유는 “이북5도위원회에 탄원서를 보냈다는 행위와 기타 불미스런 행위”였다. 이 이사장에 따르면 유순나 회장은 투표용지들을 찢어버렸고 강경신 이사는 투표 결과를 적은 종이를 찢어버렸다. 이 같은 물리력을 행사한 이유는 지도부가 이북도민회 자격이 없으니 표결이 불가하다는 주장에도 이 이사장이 표결을 강행했기 때문이었다. 

유 회장의 남편 유한선 씨는 “투표를 했는데 쌈박질이 났다. 그게 무산이 되고 투표를 하긴 했는데 집계를 못했다. 결과를 발표하거나 의결을 못했다”고 밝혔다. 유 씨는 또 “제명을 하려면 안건에 올리고 상벌위원회를 구성해서 제명에 대한 이유를 조사하고 해야 되는데 회계 보고를 한다는 명목으로 열린 이사회에서 제명 건을 처리했다”고 불만을 토했다. 
그러나 마치 3자처럼 당시 상황을 기술했던 유한선 씨는 유순나 회장이 물리력을 행사한 사람 중의 한 사람이란 점은 밝히지 않았다. 
매년 5억이 넘는 세금을 들여 진행하는 고국 방문단 행사의 취지가 보스톤에서는 잘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에서 진행된 고국 방문행사의 한 장면이다
매년 5억이 넘는 세금을 들여 진행하는 고국 방문단 행사의 취지가 보스톤에서는 잘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에서 진행된 고국 방문행사의 한 장면이다
 
강경신 이사의 아들이자 이날 회의 기록 책임을 맡은 강천성 사무총장은 이날 사건을 “대외비”로 하기로 했다고 하면서도 “표결 결과 12대 3으로 제명됐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난장판인 상황에서 이사회 종료도 선언 못했고 의결할 상황도 안됐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윤현권 이사도 투표 이후 바로 회의장 밖에 있어서 상황을 잘 알지 못하지만 “제명건이 12대 3으로 제명됐으나 결과 발표지를 찢어버려 공표는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대체로 표결 결과에 대해서는 이사들의 주장이 일치하고 있다. 

이동수 회장은 “사실은 표결 확인한 것만해도 다행이었다. 자신들에게 불리하니까 찢어버리고 지금와서 회의가 성립이 안됐다는 것은 그 사람들의 장난이고 이사회는 이사장이 주재해서 했으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여년간 혈세로 조국에 대한 자긍심과 안보의식을 고취하기 벌여온 고국방문사업의 현 주소는 이처럼 욕설과 고함으로 얼룩져 있다. 고국방문사업이란 달콤한 유혹을 보스톤 한인사회가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록 민낮과 벗은 몸을 내보인 이북도민회이지만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같다. 또 여전히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는 한인단체가 있다면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북5도위원회는 올해 방문단을 취소하기는 했지만 이북도민회가 정상화되면 내년부터는 다시 고국방문단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제대로만 하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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