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35 |
보스톤코리아 2014-05-19, 11:33:38 |
‘무예제보변역속집武藝諸譜飜譯續集’ 은 1598년에 간행된 ‘무예제보’의 내용을 보충한 1권으로 된 무예실기서이다. 이 무예제보는 우리나라 최초의 무예서인 만큼 부족함이 없지 않았다. 특히 검법 중에서 당시 가장 중요한 일본의 검법, 즉 왜검이 없었다. 무예제보에 실린 ‘쌍수도’가 척계광에 의하면 왜검이라고 했지만 당시 일본에서 전통적로 주종을 이루며 사용했던 검은 아니였다. 그리고 무예의 가장 기본되는 ‘권법’ 역시 빠져있었다.54) 이 무예제보번역속집에는 무예제보에서 다루지 않은 왜검과 권법은 물론 청룡언월도보靑龍偃月刀譜와 협도곤보夾刀棍譜 등이 실려있다. 결과적으로 무예제보를 보충하려고 김수가 일본에서 가져온 ‘일본고日本考’ 4책과 무예제보를 편찬할 당시 넣지 않았던 ‘기효신서’의 ‘권보50’과 ‘새보전서’의 ‘송태조 권법 32’를 보충하여 편찬한 것이다. 먼저 무예제보번역속집의 발문을 보면 “선왕(선조를 칭한다)이 ‘신서’(기효신서를 말한다) 민본을 명나라 장수에게서 얻었다. 아래의 권보拳譜 50도圖 또한 그 가운데 실려 있는데, 바로 척장(척계광을 말한다)이 뒤에 지어서 넣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본도에 실리지 않았다. 이에 이미 민본에 의하여 차례로 편찬하였다. 또한 당본唐本을 얻었는데 ‘새보전서賽寶全書’ 가운데 송나라 태조의 권법 32세를 서로 참고하고 고증하여 빠진 부분을 보충하여 이름을 ‘무예제보속집’이라 고치고 선사繕寫하여 올린다.” 라고 되어 있다. 일본에서 가져온 일본고를 참조한 내용은 일본의 지지地誌, 토속, 구술寇術(도둑질), 검제劍制 등을 덧붙여 편찬하였다. 위의 내용은 검법을 제외하고는 거의 부록에 실려 있는데 일본의 풍속과 군대 문화, 선박 제조 방식, 진법 운용 방식(정전출행일진征戰出行日辰, 첩법捷法, 정행소금征行所禁 등) 즉 출정일을 언제 잡을 것이며, 어떻게하면 승리를 할 것이며, 또한 출정에 임하면서 금기사항들을 수록하였다. 권법과 검법에 대하여도 그 동작들을 그림으로 자세하게 그렸고 설명을 상세하게 하면서 책의 끝 부분에 ‘적국에 대하여 알아야 한다.’ 는 내용이 적혀 있다. 내용으로 보아 적국이란 일본을 지칭하는 것으로 짐작이 되며 임진왜란을 겪은 후 재침에 대비하여 무예제보를 보충하여 간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 소개되는 왜검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후 항복한 왜군들에 의해 전수된 왜검교전의 기예이다. 선조실록에 보면 항복한 왜군의 장수들이 한 검술의 교섭(훈련)이 나오고 있고, 그들은 후에 이괄의 난에 연루되거나 늙어서 자연사하면서 직접적인 왜검의 전수는 끊어졌으며, 후에도 몇몇의 조선의 장수들이 왜관에 들어가서 왜검을 익혔지만 맥이 끊어졌다. 이 ‘무예제보번역속집’은 무예제보와 더불어 1790년(정조14년)에 발간된 ‘무예도보통지’의 모체가 되었다. 이 보물같은 책은 우리나라 역사속에 이름만 있고 사라진 것으로 믿었는데, 1999년 대구의 계명대에서 열린 고서 전시회에서 많은 고서들 가운데 끼어 있다가 뜻있는 학자들의 눈에 띄었다. 이름으로만 전해오던 책이 사실은 계명대학교 동산 도서관에 소장되어 왔다. 이 책의 원본은 목판본 1책이며 크기는 가로 19.3cm, 세로 30cm이다. 그리고 60여 쪽 분량에 재질은 물론 한지이며 한글과 한문이 혼용되어 편찬된 아주 특이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무예제보번역속집은 보물 제 1321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우리나라 국내에는 단 한 권 밖에 없는 진귀한 판본으로 무예사 연구나 체육학계 뿐만아니라 서지학書紙學계, 17세기 초기의 국어 연구와 군사 연구에도 중요한 문화재이다. 또한 아주 자세한 일본 왜검의 그림과 상세한 설명은 일본의 검법 변천 연구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자료로서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 당시의 일본 검법의 그림은 이 책과 기효신서의 그림이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다고 한다. 이렇게 귀중한 보물이 어떠한 경로로 미국까지 왔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이 ‘무예제보번역속집’ 의 다른 한 권이 하버드대학교에 있다. 옌칭연구소에 소장되어 있는 이 희귀본은 1999년 이전에도 뜻있는 몇몇의 무도인들과 학자들은 알고 있었지만 관심 부족과 여타의 사정으로 인하여 이 책은 세간의 대중들과 호흡을 함께하지 못했다. 학술교류나 공존의 번영을 위한 연구 목적으로 기증이나 대여된 것이 아니고 강탈이나 밀매 또는 기타의 탈법적인 경로로 소장 위치가 이동된 이 귀중한 우리의 문화재 역시 하루속히 제자리를 찾음이 무예인의 정도와 부합되리라고 본다. 54) 선조대로 들어 오면서 ‘권법’이라는 용어가 등장한다.(수박, 수박희란 용어는 세조대 이후에는 실록에 등장하지 않는다) 중국과의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권법이란 용어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과, 또한 놀이나 유희(soft style)의 동작에서 호신의 실용성과 전장戰場의 실효성 위주(hard style)로 전환되면서 권법이란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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