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장각의 한국 고전 (古典) 2 |
보스톤코리아 2014-05-15, 19:11:35 |
김계숙 박사가 “언제쯤 인쇄된 불경 같으냐”고 하시기에 “미나미 총독 때 인출된 대장경이 틀림없을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나는 규장각도서를 정리할 때 그중에 있는 고려대장경의 인본을 조사하여 그 목록을 하였기에 그렇게 말했던 것이다. 고려대장경 인본의 총책수는 1,160책이다. 그것은 부처님의 설교를 모은 경장(經藏)과 불가(佛家)의 계율(戒律)을 모은 율장(律藏) 그리고 부처의 제자들의 논설을 모은 논장(論藏), 이렇게 3장으로 구성된 것으로, 일체개공(一切皆空)사상인 반야경(般若經)을 중심으로 편찬되어 있다. 아시다시피 해인사에 보존되어 있는 고려대장경의 각판(刻版)은 고려 고종 23년 (1236)에 개판하여 고종 38년(1251)에 완성을 본 고려국의 위대한 사업이었다. 그것은 한국불교사뿐만 아니라 세계인쇄 발달사에 있어서도 귀중한 자료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그런데 그 고려대장경 각판(刻版)이 800여년이나 오래되었지만 지금에 이르기까지 거의 손색이 없이 합천 해인사에 잘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고려때에 인출(印出)한 대장경의 원본은 아주 희귀하다. 순천 송광사(松廣寺)에 당나라의승 도생(道生)이 번역한 대열반경(大涅槃經)의 제9권과 10권이 전해져 있는 것으로 안다. 일본에는 고려때의 인본 몇권이 전해져 있다고 하는데 그것은 임진왜란때 가져갔거나 아니면 총독 정치시대에 일본인이 각사찰을 뒤져서 빼앗아 간 것일 것이다. 상원사에 보관되어 있는 고려대장경을 말하다가 그만 대장경의 인출에 대한 얘기로 흐르고 말았다. 내가 미국에 오기 전이었으니 1967년경일 것이다. 해인사에서 대처승 한분이 찾아와서 말하기를 해인사에서 대장경을 인출하라고 하는데 각판의 순서를 골라 맞추기가 어렵거니와 또 망실된 것이 많은 것 같아 곤란을 겪고 있다면서 한번 내려와 봐주었으면 고맙겠다고 하기에 도서관관장 김계숙 박사님과 같이 해인사에 갔었다. 해인사 스님의 안내로 장경각에 보존되어 있는 고려대장경의 각판을 대충 살펴보았다. 8만 1천 여장이나 되는 각판이 각 경전별로 천자문의 순서로 서가에 배열 정돈되어 있었다. 8백여년이나 오래된 각판이지만 부식이나 축식이 없이 잘 보존되고 있음을 보고 감탄했다. 사실 8만 1천여장이나 되는 그방대한 고려대장경의 각판을 세판하여 인출하는 것은 개인이나 사찰의 재력과 기술만 가지고는 그 인출이 극히 어렵다. 더구나 천지현황에서 언재호야(天地玄黃ㅡ언재호야)까지 천자문을 외우지 못하면 각판순서도 찾아 맞추기가 어렵다. 그간에 세월이 많이 흘러서 망실된 것도 있고 또 일제시대에 무식한 승려들이 그것을 관리하면서 그 귀중함을 모르고 비나 눈이 와서 땅이 질면 판각고에서 대장경의 각판을 꺼내다가 깔고 다녔기 때문에 회손된 것도 많다는 것이다. 대장경을 인출할 때 보각(補刻)한 각판 몇장 규장각 서고에 있을 것이다. 내가 하바드 대학의 옌친도서관에 근무할 때이다. 영국의 런던 타임즈사가 세계의 인쇄문화를 소개하면서 나에게 고려대장경에 대한 글을 써달라고 요청해온 일이 있었다. 나는 한국의 국보인 고려대장경의 가치와그 전래를 충실하게 설명할만한 지식도 가지고 있지 못하였거니와 더구나 그 원고는 영어로 써야 했기 때문에 미안하다고 사절하고 말았다. 백린 (보스톤코리아 컬럼니스트 역사문제 연구소 연구위원)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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