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세를 살아보니 인생이란...
보스톤코리아  2012-09-24, 14:58:39 
올해 99세를 맞음으로써 근 1세기를 살아온 역사의 주인공 신좌경 여사의 백수 잔치에 모인 가족들. 한가운데 백발의 신 여사가 앉아 있다.
올해 99세를 맞음으로써 근 1세기를 살아온 역사의 주인공 신좌경 여사의 백수 잔치에 모인 가족들. 한가운데 백발의 신 여사가 앉아 있다.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김현천 기자 = 일제 강점기부터 해방을 거쳐 6.25를 겪고 미국 이민생활까지 근 1세기를 살아온 신좌경 여사의 백수 잔치가 지역 한인들의 축하 속에 이루어졌다.

지난 17일 자로 99세를 맞은 신 여사의 백수잔치는 16일 일요일 니댐에 위치한 쉐라톤호텔 도브 홀에서 300여명의 한인들이 모인 가운데 성대하게 개최됐다.

신 여사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맑은 목소리로 행사에 참석한 한인들에게 “보잘 것 없는 노인을 위해 모여 줘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한 후 “많은 불행이 있었지만 정직한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고 회고했다.

이날 행사는 보스톤한인교회 이영길 목사의 설교로 시작되었고, 동생 신광순 씨의 ‘누님에 대한 회고’, 이학렬 노인회장의 축사 등이 전해졌다.

또한 백수를 기념하는 케익 절단식, 축하공연 등에 이어 자녀들이 감사의 절을 올렸고, 손자, 손녀들이 ‘Amazing Grace’ 공연을 선사함으로써 마무리됐다.

신 여사는 1914년 9월 17일 황해도 연백군 봉북면 소성리에서 출생하여 숙명여고를 졸업하고, 이화여전을 수료하는 등 비교적 유복한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1935년 중국 남경에서 충남 서산 출생의 부군 이기인 씨와 결혼하여 슬하에 6남매를 두고 힘든 시절을 보냈다.

일제 강점기를 지나고 광복과 더불어 역동기를 보내던 중 6.25 동란을 맞았고 36세에 남편과 이별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지금껏 홀로 6남매를 키우고 출가시키며 63년 간 강인한 어머니로서의 삶을 살아왔다. 남편 이 씨는 납북된 것으로 추정될 뿐 현재까지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비록 자녀들을 다 성장시키고 출가시킨 후 나이 70 (1984년)에 이민을 왔지만, 남편 없는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4남매를 서울대에 진학시키는 등 꿋꿋한 삶을 살아온 전형적인 한국 어머니다. 그런 이유로 1992년 뉴잉글랜드한인회로부터 ‘장한어머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날 신 여사의 백수 잔치를 주관한 장남 이강필 박사는 “어머님은 전쟁통에 남편을 잃고 가난 속에서 6남매를 키워내신 강인한 분이시다. 우리는 그분의 그런 강인함을 본받아 지금껏 살아왔다”며 감사함과 존경심을 표했다.

신 여사는 현재 2남 4녀를 통해 11손 11증손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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