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 마라톤, 더워도 너무 더웠다.
보스톤코리아  2012-04-17, 23:34:54 
80도 중반까지 치솟은 더위 속 완주를 해낸 주자들이 결승점 이후 휠체어에 실려 이송되고 있다.
80도 중반까지 치솟은 더위 속 완주를 해낸 주자들이 결승점 이후 휠체어에 실려 이송되고 있다.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김가영 기자 = 지난 16일, 80도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더위 속 치뤄진 제 116회 보스톤 마라톤 내 부상자가 속출했다. 의료 텐트에서 치료받은 인원만도 2,100여명. 이들 병명의 대부분은 탈수와 소모성 열사병인 것으로 드러났다.

BAA(Boston Athletic Association)의 의료 봉사자인 크리스 트로야노는 ‘이들 중 약 800~1200명에 달하는 이들이 결승점 부근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이 중 152명은 병원 진료를 받았으며, 8~10명의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알렸다.

25살의 주자 타일러 후삭은 23마일 지점을 회상하며 “달리기가 어느새 죽음의 행진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이후 쓰러진 그는 베스 이스라엘 디코네스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코스로 돌아가 오후 7시 무렵 완주를 해냈다.

성 엘리자베스 병원에 도착한 두 명의 주자 역시 한 때 심각한 상태였으나, 10분간의 얼음 마사지 후 상황이 나아졌다고. “부상의 원인은 모두 열과 관계된 것이었다. 이같은 열로 인한 질병은 소모성 열사병에서 일사병으로 번질 수 있다.” 마라톤 당일 오후에만 34명의 환자를 치료한 마크 펄머터 박사의 말이다.

내틱에 있는 레오나르도 몰스 병원은 한때 응급실에 더 이상의 환자를 받을 수 없을 지경이 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은 플래밍험의 유니온 병원 응급실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매사추세츠 응급실 관리 감독인 커트 슈와츠는 “마라톤 코스의 중간 지점인 웨슬리에서 부터 응급 상황이 시작됐으며, 뉴튼과 브루클라인 쪽에서 문제가 계속됐다”고 말했다.

BAA의 대변인인 잭 플레밍에 따르면 전체 인원의 14%에 달하는 863명에 달하는 주자들이 아예 경기 전 빕 넘버를 받아가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빕 넘버를 수령한 22,426명 중 427명 역시 다음 해로 출전 기회를 미루기도 했다.

완주 후 메디컬 센터를 찾은 48세의 주자 폴 길메트는 “이번이 4번째 보스톤 마라톤 출전이다. 보통 ‘심장 파열 언덕(Heartbreak Hill)’에 올라서는 순간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앞으로 나아가게끔 하는 힘이 되어주곤 했는데, 올해는 그마저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기온 탓에 3시간 38분이라는 평소 기록보다 한참 뒤처지는 속도로 완주를 했다고 밝히며, “바람도, 물도 뜨거웠다. 모든 것이 너무 뜨거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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