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비준, 재미 한인 경제 전문가들에게 묻는다 2
보스톤코리아  2011-12-05, 14:57:40 
김종성 (브라이언트대 경제학 교수)
최근 KORUS FTA (한미 FTA) 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10년 한국의 무역의존도는 87.9%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역대 두번째로 높은 수치이며, 무역 의존도가 높을수록 국민경제에서 내수보다는 수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또한 미국과 중국등 특정국가에 대한 한국경제의 의존도 역시 최근 수년간 급속히 심화되었습니다. 한국경제성장의 동력은 수출이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볼 때 큰 시장을 보유한 국가와의 무역협정은 시장의 안정적 확보라는 면에서 피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쟁점은 과연 미국과 같은 거대한 경제규모와 상이한 산업구조 그리고 경쟁력을 지닌 국가와 지금 이러한 조건으로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함이 과연 어느정도 한국에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점입니다. 미국의 경제규모와 발전단계를 고려하면, 한미 FTA는 단순한 통상협정이라기보다는 앞으로 한국의 경제 그리고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조약입니다. 법률적으로도 방대한 세부내용을 포함하여, 법률과 통상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입니다.

국회에서의 비준을 포함하며 그동안 의사결정과정에서 큰 마찰과 대립이 있었는데, 저는 이러한 마찰과 대립의 원인이 근본적으로는 최근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사회불안과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정치적 목적의 맞물림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세계 경제와의 동조성이 심화되고 있어, 몇몇 유럽국가의 재정위기가 야기 할 수 있는 경제위기 재발 가능성이 한국사회와 경제에 불안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저성장 기조가 계속될 것이며 언제든지 경기침체가 올 수 있는 “상시위기” 상황에 돌입할 것이라는 분석이 곳곳에서 제기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정치적인 이해와 연계되어 한미 FTA에 대한 찬반론자들의 시각은 극과 극으로 갈리고 있으며, 한미 FTA에서 얻을 수 있는 편익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익에 대해서는 한국의 GDP 가 5.7% 상승하고 35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경제적 효과외에도 정치적 효과도 크다고 하며, 60년 역사의 한미동맹을 군사안보중심에서 경제동맹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는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분야의 대미수출이 늘어 경제적 이익이 클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그러나 이문제에 대한 회의적, 반대의견도 끊임없이 제기되었고, 주력분야로 주목을 받았던 자동차 분야에서도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안전기준 및 배기가스등에 관한 환경기준을 완화하기로 합의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정부의 발표가 명확하지 않아 통상정책에 관한 신뢰를 잃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한편 예상되는 손실도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농수산업, 중소기업 그리고 중소상인의 피해가 우려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거의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 보상이나 보조금 지급과 같은 적절한 대책이 없으면, 한미 FTA가 전체적으로는 양 (+) 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더라도, 그 내용을 보면 양의 경제적효과가 불균등하게 특정분야에 집중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날수 있으며, 지금도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의 소득불균형 그리고 양극화 문제가 더 심화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 투자자 국가 소송 제도 (ISD) 또는역진 방지 조항(Ratchet clause) 같은 문제들이 독소조항의 전형적인 예로 자주 논의되고 있는데, 제 생각에는 이러한 문제들은 상대적으로 지엽적인 것이고,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과연 한국의 경제 규모, 그리고 산업구성 패턴이 한미 FTA 에서 가식적 이익을 얻을만한 상황에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경제성장과 발전은 동적인 (dynamic) 것이며, 지금 잘되고 있는 산업이나 분야가 영원히 잘 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초기단계에 있지만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고, 다른나라의 추세를 볼 때 경쟁력이 있는 분야를 육성해야 하는데 한미 FTA 가 체결 될 경우, 이러한 분야들이 잠식될 가능성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교 열위에 있는 농업분야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은 차치하더라도, 다음 세대에서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에 동력을 제공할 정보, 통신, 정밀기기, 금융등의 분야도 상대적으로 앞서 있는 미국의 동종 분야에 잠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앞으로 선진국으로의 문턱을 넘어 서기 위해서는 깊게 연계 되어있는 국가와의 통상 협정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한미 FTA 에 대해서는, 과연 지금이 적정한 시기인가 그리고 통상협약의 조건이 호혜평등의 원칙에 부합하는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접할 수 있는 여러자료를 종합하더라도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 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뿐 아니고 기업과 국민의 역할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기업과 국민들은 발전적 의견을 개진하여 한미 FTA 의 실행에서 생기는 비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차세대 한국경제 발전에 동력이 될 수 있는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예상되는 피해자를 위한 대책을 조속히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통상 정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고, 향후 제기될 수 있는 양자간 다자간의 법률적 문제에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대처할 수 있는 외교, 통상, 법률 전문가의 양성에도 힘써야 할 것입니다.


김성현 (써픽대 경제학과 교수)
FTA비준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일반적으로 무관세하에서 한국이 비교우위 (comparative advantage)를 가지고 있는 산업이 혜택을 받게 됩니다. 예를들어, 자동차 부품이나 섬유, 의류, 전자제품 등입니다. 농축산업이나 금융, 법률등의 서비스업종은 상대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이 비준안 통과를 위해 국회에서 벌어진 해프닝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미국에 있는 한국인으로서 후진적인 정치문화에 대해 아주 창피하게 생각합니다. 한미FTA는 경제문제인데 이를 정치적으로 접근해서는 안되고, 설사 정치적으로 접근하더라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데 아직 한국의 정치문화가 이 수준에 못 미치는것 같습니다.

FTA 비준이 미국에 사는 이민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한미간 늘어나는 교역량과 인적교류로 재미 한인들에게 전반적으로 도움이 될 것입니다. 미국시장에서 한국상품을 전보다 많이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한국과의 무역업에 종사하시는 한인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한미 FTA 비준에 대한 한국 여론의 움직임을 보고 드는 생각은 어떠신지요?
한국은 여론이 양극화가 되어있고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보다는 무조건 반대 무조건 찬성이라는 극단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다 이성적으로 경제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미 FTA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십니까?
개인적으로 절대 찬성입니다. 소국이 먹고 살 길은 무역 밖에 없습니다. 경제학 이론에서도 자유무역으로 소국이 더 큰 이익을 얻습니다. 미국이란 세계 제일의 시장과 자유 교역한다는 것은 한국에 이익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일부 손해를 보는 산업이나 계층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는 국가 내에서 해결을 할 수 있고 이게 무서워 국가전체에 이익을 주는 FTA를 반대해서는 안됩니다.

소위 독소조항으로 일컬어 지는 투자자국가소송제(ISD)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독소조항이라고 할 수는 없고 일반적으로 많이들 하고 있는 제도입니다. 제도 자체에 문제는 없고 이를 운영하는데 있어 대처만 잘하면 우리나라에 이익이 될 수도 있는 제도입니다.

보스톤 한인들의 반응은 어떤 것 같습니까?
재미 한인들은 대체로 한미 FTA에 찬성인 것 같습니다.

1년 여전 미국 내 뉴욕 한인유권자 센터(김동식 소장)에서 풀뿌리운동을 통해FTA찬성 지지를 호소하는 설명회가 보스톤에서 있었습니다. 당시 정부에서 권유하는 웹사이트 '액션센터(act.koreauspartnership.org/korean)'를 통해 시민권자들이 동의 서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좋은 일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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