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골칫덩이” 그리스 |
보스톤코리아 2011-11-07, 13:05:36 |
근래 금융계 톱뉴스는 “그리스의 금융위기” 이다. 이 위기와 맞물린 IMF의 긴축조치에 “못 살겠다”며 거리로 나온 그리스 시민들의 격렬한 시위도 한 몫 한다. 유럽은 물론 미국 등 전 세계의 증권가가 이 금융위기의 추이 전망에 장단을 맞추며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남한정도의 면적, 인구 1천1백만, 세계경제순위 32번째, 국민총생산고(GDP)는 한국의 1/4 정도인 이 “ 조그만 나라의 파장이 왜 이토록 크지?” 하는 의문은 당연하다.
그리스는 독일, 불란서 등 17개 국가로 구성된 유로권(Euro zone)에 속해 있다. 상호 무역진흥 등을 통한 안정적 경제발전을 목적으로 1999년 창설되었으며, 회원국들은 심벌이 “€” 인, 유로(Euro)화폐를 자국의 경제와 유통 화폐로 쓴다. 유로권은 미국($), 일본(¥)에 버금가는 경제권이다. 애초 €1 (유로)= $1 이었으나 그간 $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되어 요즘은 €1 = $1.4 선이다. 회원가입자격은 나라의 재정적자가 GDP의 3% 미만, 그리고 국가부채가 60% 이하 가 되는 것이다 (Maastricht Criteria). 회원가입 후 이 조건을 지키기 못하면 상당한 벌금을 물게 된다. 그리스 금융위기는 2년 전 집권한 현 정부가 수립되면서 표면화 되었다. 2010년도 국가채무가 GDP의 120%, 그리고 재정 적자도 13% 로, 나라가 파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작년 5월IMF와 유럽중앙은행이 $1,470억불의 차관을 제공하고, 대신 그리스는 세금인상, 정부지출 삭감, 임금삭감 등 긴축재정에 합의하였다. 그러나 국가 채무가 $5,000억으로 오히려 느는 등, 지원이 실효가 없자, IMF는 긴축의 고삐를 더 조여 왔고, 지난주에 유럽기구(European Union)는 추가 지원과 부채의 50% 탕감을 그리스와 일단 합의하였다. 큰 빚을 지게 된 이유는 유로를 업고 싼 빚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된 때문이다. 유로 가입 전 20년 동안에 그리스의 화폐, Drachma는 인플레로 그 가치가 1/7로 하락되는 등 극심한 불안으로 그리스는 국채를 팔아 빚을 내기 어려웠다. 일단 유로국이 되자, 유로로 표기된 국채를 발행할 수 있었다. 독일이 받치고 있는 탄탄한 유로 덕으로 그리스 유로 국채는 안정적이고, 이자도 전보다 낮게 발행할 수 있어 싼 빚을 용이하게 얻은 것이다. 빚을 낸 유로로 그리스는 사회보장제도의 확충과 공무원의 임금을 10년 새에 2배나 올리는 등 분수 넘게 흥청망청 썼다. 한편 미국으로 시작된 불경기로 큰 수입원이었던, 관광수입 등도 떨어지고, 고질적인 탈세로 조세 수입의 25% 손실 등 이유로 사정이 더욱 나빠졌다. 정부는 한술 더 떠, 늘어 난 빚을 감추기 위하여 국민의료비와 국방비 지출을 고의로 예산에서 누락시키는 등 나라장부도 조작하였다. 이외에도 그리스는 미국 최대의 금융회사인 골드만삭스(GS)와 외환상호교환(cross currency swap) 방법을 악용하여 장부상 빚을 낮추었다. 즉 GS는 그리스의 달러와 엔화로 표기된 채무를 유로로 바꾸면서, 교환시점의 공정 환율이 아닌 임의로 합의한 환율로 계산하여 그리스가 $40억의 웃돈을 갖게 한 것이다. GS는 정상거래 수수료의 5 배인 $3 억을 챙겼다고 한다. 물론 웃돈 $40억불은 몰래 빌린 돈이라, 만기일이 오면 GS에 갚아야 하는 장부에 없는 빚이다 가장 바람직한 현 위기의 해결책은 IMF와 유럽기구와 공동 합의한 대로 빚 일부 탕감과 차관으로 일단 불을 끄고, 뼈를 깎는 긴축 살림으로 서서히 재정적자와 채무를 줄이며 일어서는 것이다. 물론 수년간 그리스는 자주권의 실추를 감수해야 하나, 이 극약처방을 삼키는 것이다. 문제는 유로권에서 가장 가난한 그리스의 열악한 경제구조상 국제경쟁력이 없고, 현 경제가 너무 나빠 이 극약이 환자를 먼저 죽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그리스가 파산하게 되면 그리스국채를 산 유럽은행들과 연금관리회사의 막심한 손해, 그리스와 같은 처지에 놓인 소위 PIGS 국가들, 포르투갈(P),아일랜드(I), 그리스(G), 스페인(S), 그리고 이태리로 부터의 현금 이탈로 인한 자본고갈로 연쇄반응이 생긴다. 그렇지 않아도 2008년 불황으로 쇠약해진 전 유럽이 더 힘들어 질 것이다. 유럽이 가장 큰 교역 대상국인 미국도 영향이 클 것이다. 작년에 중국에 대한 수출액의 두 배인 $2,400억을 수출하였고, $2.2조를 장기 투자하였기에 이 파도를 막을 수 없다. 그리스가 파산까지 않더라도, 유로권은 그리스 구제의 큰 부담을 안게 될 독일국민의 거센 그리스 퇴출 여론과 유로권 내의 상호 갈등, 유로권의 신뢰도 실추, 그간 유로권 가입을 고대하던 동유럽 국가들의 주저 등 숙제를 안고 있다. 중국도 교역대상인 미국과 유럽의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한 작은 나라의 불안이, 서로 얽히고설킨, 그리고 취약한 경제여건으로 온 세계로 증폭되며 퍼져, “세계의 골칫덩이”가 된 것이다. 지난 월요일 그리스는 돌연히 태도를 바꾸어 구제합의의 수락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발표로 세계 증권가가 또 한 번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국민투표가 합의를 반대하는 경우, 그리스의 파산과 유로회원국 퇴출은 불보 듯하다.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다. 윤희경 (보스톤봉사회장,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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