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와 미국의 교차로에서(3) : 한류가 미국에서도 부는가 |
보스톤코리아 2010-09-13, 13:52:49 |
미국에서 찾아볼 수 있는 한류
동아시아에서 한국의 대중문화가 붐을 이루면서 한류라는 새로운 용어가 생긴지도 어언간 10년이나 되었다. 일본의 대학교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면서 한류의 생생한 현장을 체험해온 나이기에 미국에서도 한류가 존재하는지 관심이 있다. 미국의 미디어를 관찰해보고 서점이나 비디오가게 같은데 가보아도 아직 미국에서 한국의 대중문화가 본격적으로 붐을 이루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미국내의 아시아인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대중문화가 상당히 인기가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일본계, 중국계 서점이나 비디오 가게를 가보면,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 노래가 일본과 중국, 대만, 홍콩 것과 섞이어 있는데 한국 것의 비중이 상당히 많다. 이런 가게들에는 한국 인기스타들의 포스터가 가장 눈에 띄는 곳에 걸려있어 이제는 아시아의 스타라고 하면 한국스타들을 먼저 떠오를 정도이다. 이런 표면적인 관찰만이 아니라 내가 직접 접촉해본 미국내의 아시아인들 사이에 확실히 한국대중문화가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중국계 미국인의 집을 방문했더니 집안 여기저기에 한국드라마『대장금』 포스터가 걸려있고, 나이든 주인 부부는 한국드라마 영향으로 본인들도 한국어로 배우고 있다고 얘기했다. UC 버클리에서 만난 중국계 학생은 한국 노래를 굉장히 좋아하고 있어 그 때문에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일본계 학생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 학생이 미국에 거주하는 자기 부모가 한국드라마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여러번 화제에 올리곤 했다. 한류가 미국내의 아시아인들 사이에서 조용한 붐을 이루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한류의 시작은 중국 중국의 중앙TV에서 1997년에 한국의 인기 드라마「사랑이 뭐길래」(MBC)가 방송되면서 중국 대륙에서 한류붐이 시작되었다. 「사랑이 뭐길래」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였기에 중국의 여러 지방TV에서 재방송을 하면서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 전성시대를 맞이하였다. 그때부터 한국의 인기드라마는 대체 중국에서 방송되었다. 나는 일본에 있으면서 2000년대에 여러차례 중국에 다녀왔는데 그 때마다, 호텔이나 친지의 집에서 한국 드라마가 방영되는 것을 목격하고서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 인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실감했다. 「한류」라는 용어도 중국에서 생긴 것이다. 1999년과 2000년 겨울 사이에 당시의 한국의 인기아이돌 그룹인 CORN, H.O.T,NRG가 연이어 베이징에서 대형공연을 하면서 중국의 대중언론매체에서 추운 겨울철에 「寒流」가 베이징을 기습한다는 표현에 빗대어 「韓流」라고 적은 것이 그 시작이다. 중국대륙에서 시작된 한류붐은 같은 중화권인 홍콩, 타이완으로 옮겨지고, 몽골, 베트남으로 퍼지면서 본격적인 한류현상이 생겨났다. 일본에서 절정을 이룬 한류 한류붐이 절정을 이룬 것은 아마 일본일 것이다. 일본에서 한류붐을 본격적으로 일으킨 것이 드라마이고, 이미 잘 알려진바와 같이 『겨울연가』가 그 시초가 되었다. 『겨울연가』는 2003년 여름에 일본 NHK의 위성채널에서 처음 방영하였고 대단한 인기를 얻었다. 사실 나는 그해 여름에 NHK가『겨울연가』를 방송하고 있는 줄 몰랐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대학교의 학생들과 과목청강생 시민들을 데리고 그해 9월에 한국으로 연수를 다녀왔는데 한 나이든 남성 시민이 연수도중 줄곧 『겨울연가』가 재미있다는 얘기를 했다. 도대체 어떤 드라마이길래 그런 얘기가 나오는가 궁금하던중 일본에 돌아와서『겨울연가로 배우는 한국어』라는 책이 서점에 보이기에 사다가 보기 시작했다. 그 책은 『겨울연가』의 한국어 대본을 일본어로 번역하고 해설한 것인데 한번 읽기 시작하니 너무나도 재미가 있어서 식사시간을 잊으면서 탐독했고, 한동안 그 책을 손에서 놓기가 아쉬울 정도였다. 마침 일본의NHK가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부응해 그해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지상파방송으로 『겨울연가』를 집중방송했다. 내가『겨울연가』를 처음 시청한 것이 그 때이고, 그 집중방송이 일본에서『겨울연가』의 인기를 폭발적으로 높였고, 한류가 본격적으로 일본에 상륙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 무렵의 일본의 한류붐은 가히 놀랍다고 할 정도였다. 도쿄의 신주쿠에 한국가게가 많이 모여있는 곳이 있는데 거기에 코리아프라자라는 한국의 비디오 가게가 있다. 일본에서 『겨울연가』가 방송되기 이전에는 그 가게의 손님이 대부분 한국인들이었는데 2003년 연말경부터 불시에 일본의 한류팬 여성들이 모여들면서 붐비기 시작했고, 한 때는 이 가게의 매장에 전국각지로 발송하는『겨울연가』의 DVD가 산더미처럼 쌓였었다. 한류붐 덕분에 이 가게가 있는 지역이 근년에 급속하게 팽창하여 이제는 명실공히 코리아타운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겨울연가』는 2003년, 2004년 사이에 NHK에서 3번이나 재방송하는 진기록을 세웠고, 드라마의 주인공 배용준과 최지우가 일본의 국민배우라도 된 듯이 인기를 얻어갔다. 이제는 일본에서 한류붐이 시들해졌다는 분석도 있는데, 일본의 비디오 가게들에 가보면, 한국드라마,영화 코너가 별도로 크게 만들어져있고, 한류붐 이전의 90년대 초중기의 한국드라마까지 발굴하여 판매하는 것을 보면 일시적 유행같은 붐은 표면상 사라졌지만, 한류의 고정팬이 많이 남아있고, 이들을 중심으로 한국어공부 열기가 지속되고 있다. 김광림 Professor, Niigata Sangyo University Visiting Scholar, Fairbank Center for Chinese Studies, Harvard Univesity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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