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전 비밀 문건 공개 논란
보스톤코리아  2010-07-30, 11:28:56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가 기자 회견에서 아프간전 비밀 문건 공개 기사가 실린 신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가 기자 회견에서 아프간전 비밀 문건 공개 기사가 실린 신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정성일 기자 = 아프간 전쟁과 관련한 9만여 건의 비밀 문건이 세간에 공개 되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문건에는 미군의 오판으로 인한 민간인 공격, 베일에 감춰졌던 특수 부대의 실체, 파키스탄과 탈레반 간의 은밀한 관계 등이 나타나 있다.

고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Wikileaks.org)는 지난 25일 미국의 뉴욕타임즈, 영국 가디언, 독일 슈피겔 등 3개 언론을 통해 아프간전 기밀 정보를 공개했다. 2006년 12월 설립된 위키리크스는 미군 아파치 헬기가 2007년 이라크에서 외국인 기자 등 민간인 12명을 사살하는 동영상을 지난 4월에 공개해 파문을 일으킨 사이트다.

이날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보부가 미국을 공격 목표로 삼고 있는 탈레반의 핵심 지도자들과 비밀리에 만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파키스탄 정보부장을 역임한 하미드 굴 장군은 구 소련의 아프간 침공 당시 아프간 군사 조직인 무자헤딘과 인연을 맺은 뒤 무자헤딘이 탈레반으로 바뀐 이후에도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으며,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을 포함한 아프간 정부 요인에 대한 공격 모의에 관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번 문건에는 탈레반 요인을 체포 또는 암살하기 위한 미국의 비밀 특수 부대 태스크 포스373의 실체도 확인됐다. 노스 캐롤라이나 주의 포트 브래그의 특전사 요원들을 주축으로 한 이 조직은 2천 명 이상의 탈레반 및 알카에다 요원을 체포하거나 사살하는 작전을 수행했으며, 그 과정에서 상당한 민간인 희생을 야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번 문건에 대해 파키스탄과 미국 정부는 관련 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나섰다.

파키스탄의 하미드 굴 장군은 “위키리크스의 문건은 전혀 사실이 아닌 거짓말”이라고 반발했고, 제임스 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는 미국과 동맹국을 위험에 빠뜨리는 무책임한 누설 행위”라면서 “미국은 개인이나 조직에 의한 기밀 정보 공개를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반면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는 26일 런던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이번 문건 공개는 시작에 불과하며, 수천 여 건의 문건을 더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어샌지는 이어 “우리는 지금까지 CIA 문건을 공개해왔다”면서 “문건을 공개할 때는 사실 여부가 가장 중요하며, 이번 문건의 신뢰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번 문건의 핵심은 전쟁에서 발생하는 어린이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것”이라며 “아프간 전쟁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는 너무도 명백하다”고 말했다.

비밀 문건 공개에 대해 백악관은 “이는 현행법 위반 행위로, 현재 수사 대상이 돼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기밀 문건들이 공개된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면서 “이는 아프간 주둔 미군을 위험에 빠뜨리고, 군의 기밀 유지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깁스 대변인은 이어 구체적인 수사 진행상황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도 “25일 문제의 문건들이 공개될 것이라는 사실을 지난 주 중반쯤 파악했다”고 밝혀 관계 당국이 이미 수사에 착수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는 주목할만한 새로운 폭로는 없었다면서 “다만 구체적인 작전 상황, 미군과 현지 주민들의 이름이 드러난 것은 위험이 발생할 잠재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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