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폭등, 유학생 울린다
보스톤코리아  2008-10-20, 20:33:13 
환율 폭등에 생활비 줄이는 등 허리띠 졸라매…외식도 줄어 한인업소도 울상


2007년 봄 미국 유학 행에 오른 최원석군(23세)은 한국에서 교육비를 송금하는 가족들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비가 저렴한 지역 커뮤너티 컬리지를 선택했다. 하지만 최군은 곧 4년제 주립대로 편입을 앞둔 터라 갑자기 오른 달러가 더욱 당황스럽기만 하다.
“그 동안 1년에 1만 달러 정도의 학비를 썼는데 이제 4년제 대학에 가게되면 한 학기당 만 달러 이상이 들 텐데 걱정"이라며 1 달러당 1,370원이면 한 학기 송금 때마다 한국에선 300만원이상 더 보내야 한다는 게 최군의 설명이다.  

최군은 "부모님은 공부에 지장이 있을까 봐 일하는 걸 급구 말리셔서 아직까지 파트타임 일하는 건 생각 도 못해봤는데 이제는 당장 생활이 걱정이라 다니던 피트니스 센터도 그만뒀다. 요즘은 한국식품점을 이용하는 대신 미국 대형 마트에서 한 상자에 2달러 하는 라면을 사먹고 있다. 부모님이 매달 보내주시던 생활비도 환율이 낮을 때 한꺼번에 몰아서 보내기로 해 갖고 있는 돈으로 몇 달은 버텨야 한다"는 난감한 심정을 토로했다.

최군의 주변 친구들도 환율 급등의 타격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한 주에 세 번 이상 친구들과 모여 한국식당에서 식사도 하고 그 동안 쌓인 학업 스트레스도 풀던 한인학생들이 이젠 한 주에 한 번 하는 외식모임도 주저한다는 것이다. 한국 유학생들 대부분이 지난 교재들은 물론이고 팔 수 있는 건 다 팔아서 생활비로 쓰고 있는 형편이다.

일부에선 휴학계를 내고 한국에 돌아갔다가 경제가 안정되면 돌아온다며 이번 학기만 겨우 버틴다고 하고, 몇몇 학생들은 미리 받은 돈 을 한국으로 보냈다가 다시 받겠다는 게 2년째 보스톤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최전식군(20세)이 전하는 한인유학생들의 속사정이다.

올 가을 로웰에 소재한 메사추세츠 주립대에 입학한 김응태군 (24세)도 같은 처지이다. 한국에서 송금하는 돈이 환율 급등 때문에 부쩍 줄었는데도 가족들에게 부담될까 말도 못하고 한달 렌트비 260 달러하는 방으로 옮겨 지내고 있는 상황이다. 김군은 "생활비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한국 식당 한 달째 못 가봤다"하며 자신의 어려운 속내를 전했다.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게 대다수 유학생들의 일관적인 말이다. 16일 현재 원 달러 환율이 국내외 증시 급락의 여파로 10년 10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하면서 1,370원대로 올라섰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33.5원 폭등한 1,37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진 않을 것이란 일부의 긍정적 관측도 있지만 경제불황 시 불안정한 환율 요동은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유학생들의 형편이 어려우면 가장 큰 타격을 보는 것은 한인업주들이다. 특히 유학생들과 방문자들을 포함한 유동인구가 주 고객인 올스톤 지역의 한인식당들과 상점들은 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 함께 긴장하게 된다.  
브루크라인에 있는 한 한국식당의 박대표는 이러한 경기 변화에 대처해 저렴한 음식 메뉴를 새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할인된 런치메뉴 외에도 소량의 음식으로 가격을 대폭 낮춘 알뜰메뉴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올스톤 중국식당의 이대표는 유학생 고객이 줄면 매상에 타격이 있겠지만 가게 메뉴의 절반이 넘는 10달러 이내의 식사들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경제위기의 여파가 IMF때처럼 한인들의 삶을 바꿔놓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경제적 여유가 사라지면 한인사회가 각박해지기도 한다. 대학진학을 위한 장기 유학을 결심한 학생들뿐만 아니라 단기간 어학연수를 온 학생들도 현재의 경제위기를 간과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라 경기 불황과 환율 급등은 결코 쉽게 넘길 수 없는 한인 모두의 장애물이다.

김수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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