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 자 / 기 / 고 : 행복 전도사가 우리에게 준 것-2
보스톤코리아  2013-01-21, 14:52:08 
▶▶ 지난호에 이어서


무거운 행복론이 이미 사라진 오늘날 교회
행복이 삶의 조건들과 관계가 있다고 전제한다면 기독교는 행복과는 거리가 먼 종교다. 행복이 가벼운 스낵과 같이 쉽게 얻어질 수 있는 것이라면 쓰디쓴 한약과 같은 기독교는 행복한 종교가 아니다. 키에르케고르에서 몰트만에 이르기까지 희망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그들이 기독교에서 발견한 것은 절망이었다. 정황상으로는 전혀 행복할 수 없는 절망의 상태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희망, 그것이 하나님께서 가르쳐 준 행복이다.

하지만 설교 내에서도 무거운 행복론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TV 대중 강연가들의 양산은 기독교내에서도 대중 설교가들을 배출했다. 그들의 행복론에는 간혹 하나님이라는 단어만 들어갈 뿐 다른 스낵과 같은 대중강연들과 전혀 다를 바가 없었다. 우리의 행복을 왜곡하기에 일반 강연가나 목사들이나 다를 바는 없었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가벼운 행복에 도취되어 왔다. 자녀의 성적에서 남편의 진급에서 아파트의 평수에서 행복을 발견하던 우리는 절망 속에서 발견하는 행복의 참 의미에 대해서 너무 둔감했던 것이 사실이다.

가볍고 쉬운 행복에 빠져든 우리
무거운 행복론을 애써 외면하며 가볍고 쉬운 행복론에 빠져들던 우리가 행복 전도사의 죽음 앞에서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앙드레 고르는 아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행복을 자신만 누리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것은 다시 사회에 대한 사랑으로 승화되었다. 고르가 노동자 실업자에게 관심을 가지면서 노동해방, 문화 사회 등의 비전을 제시한 것도 아내와의 행복한 가정을 넘어 모두에게 행복한 사회가 되기를 소망하는 그의 꿈에서부터 출발했다. 행복은 이처럼 나와 너의 관계에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더불어 하는 고민 속에서 완성되어 간다.

그러나 현대인의 가벼운 행복론은 사회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둔감하게 만든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자살은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러나 최윤희 씨 부부가 앙드레 고르 부부처럼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라도 남겨 주고 갔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그녀의 행복론의 지지자들에게 회한의 말이라도 남겼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단 한 장짜리 유서로만 자신의 행복론을 종강해 버린 그분의 죽음이 이해가 되면서도 작은 배신감을 지울 수 없는 것은 그 이유 때문이다. 성철스님의 임종게(臨終偈)처럼 "평생 남녀의 무리를 속인 것"(生平欺狂男女群)을 고백하는 것은 종교적 대가들만 할 수 있는 일인가? 최윤희 씨의 죽음은 새삼 삶을 마감할 때 우리가 어떤 모습을 취하게 될지를 생각해 보게 만든다.

최근 '신바람 박사'로 유명한 황수관 연세대 의대 외래교수가 12/30일 오후 1시 향년 67세로 별세했다. 그는 '신바람건강법', '나는 오늘도 행복한 사람' 등의 저서를 펴내며 '신바람 전도사'로 활약했다. 최근까지도 '웃으면 행복하다'는 주제로 국내외에서 건강과 행복에 관한 강연을 활발히 펼쳐왔다.
건강과 행복을 누구보다도 잘할것같은 사람들이 비교적 젊은나이에 죽는다는것은 무언가 우리가 모르는 시사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윤광현 Andover,MA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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