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 달러 구제금융안 상원 통과
보스톤코리아  2008-10-17, 00:25:32 
하원 부결 후, 상원서 먼저 승인


연방 상원 의회가 1일, 7,0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법안을 승인했다. 열흘 넘게 끌어온 구제금융법안이 상원을 통과함에 따라 하원 승인에 대한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르면 다음 주 안으로 구제금융법안에 대한 양원 승인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향후 2년간 7,0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미국 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을 인수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 달라는 내용의 구제금융법안을 승인해줄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상·하원 금융위원들은 21일부터 재무부 관계자들과 만나 법안을 검토했다. AIG에 이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마저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구제금융법안의 조속한 처리가 전망됐다.

그러나 의회 승인은 순탄치 않았다. 다수당인 민주당은 곤경에 처한 주택소유자를 구제대상에 포함하고 구제 대상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 보수에 상한선을 두는 한편 이들 회사의 지분을 정부가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승인을 미뤘다.
결국 24일 저녁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미국인의 이익을 위해 양당이 함께 해야 할 때'라는 공동 성명서를 통해 구제금융법안 승인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지 부시 대통령도 대국민연설을 통해 미국 경제가 처한 어려움을 국민들에게 강조하면서, 의회에 조속한 구제금융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대통령과 양당 대선후보가 모두 나서 구제금융법안 처리를 촉구하면서 의회 승인이 임박한 것으로 기대됐으며, 25일에는 상원과 하원이 행정부의 구제금융법안에 대한 기본 합의안을 도출했다. 기본 합의안은 다수당인 민주당의 요구안이 대부분 반영됐다.

미국 정부가 금융권에 만연한 부실채권을 매입하기 위해 즉각적으로 2,50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하고, 필요하면 추가로 1,000억 달러를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나머지 3,500억 달러는 구제금융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의회가 투표를 통해 집행을 막을 수 있도록 했다.

양당의 기본 합의안이 도출된 상태에서 구제금융법안은 의회 승인이 순조로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하원은 29일 구제금융법안을 놓고 실시한 표결에서 찬성 205표, 반대 228표로 부결시켰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며 금융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이날 다우 지수는 1만365.45로 전일대비 777.68포인트(6.98%) 떨어졌다. 사상 최대의 낙폭이다.
안팎의 비난에 의회는 구제금융법안을 새로 손질해 조속히 처리하기 위해 다시 긴박하게 움직였다. 특히 상원은 이례적으로 하원에 앞서 구제금융법안 표결에 나섰다. 상원 의원들은 1일이 유대교 신년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오후 늦게 의회에 모였다.

상원은 공화당 의원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구제금융법안에 예금보호 한도 확대와 세금감면 방안을 추가했다. 연방예금보험공사의 예금보호 한도는 한시적으로 개인당 10만 달러에서 25만 달러로 확대되고, 1,000억 달러 이상의 세금 감면 조항이 포함됐다.

표결 결과는 밤 9시가 넘어서 발표되었다. 상원은 찬성 74표, 반대 25표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구제금융법안의 운명은 다시 하원의 손에 던져졌다. 하원 통과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부결 사태의 여파로 비난을 샀던 하원은 구제금융법안 수정안이 상원에서 통과되면서 더욱 큰 압박감을 느낄 것으로 예상된다.

정성일 jsi@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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