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투표율, 재외동포 푸대접 악순환
보스톤코리아  2016-04-07, 22:37:10 
지난 30일 아이와 함께 투표를 하고 있는 김완태씨(브루클라인)
지난 30일 아이와 함께 투표를 하고 있는 김완태씨(브루클라인)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20대 총선 재외국민 투표가 41.4% 역대 최저 투표율로 마감됐다. 대선을 포함한 재외선거는 올해 세번째다. 지금과 같은 선거 진행이라면 앞으로도 더 나은 재외선거 등록 및 투표율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총선에서는 투표소도 늘렸고 인터넷 사전 등록도 시행됐다. 이러한 절차의 간소화에 힘입어 등록유권자는 15만4,217으로 19대에 비해 24.8% 늘었다. 재외선거 투표자는 비록 19대 56,456명에 비해 13% 증가한 63,797명으로 증가했지만 투표율은 되려 줄었다.

전체 유권자 198만여명 중에서 3.2%가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기대했던 <10% 투표>에 미치지 못했다. 보스톤의 경우 지난 19대 선거(867명)에 비해 총 투표자 수(689명)가 오히려 하락했다. 

비록 6일간의 선거기간이 주어졌지만 보스턴 총영사관으로부터 3-4시간 떨어진 곳의 한인 유권자들이 투표장소까지 방문하기 힘들다. 학생들의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해 영사관을 방문하기가 수월치만은 않다. 여권, 영주권 미지참으로 헛걸음한 사례도 종종 발생했다.

그럼에도 선관위는 투표의 효율성을 고려해 재외선거 예산을 37%나 대폭 삭감했다. 지난 선거에서 들인 비용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투표율을 손에 쥔 선관위가 한국 국민에 비해 과다한 비용지출이란 여론의 뭇매를 맞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거절차 개선에는 관심을 기울인 반면 재외국민 투표 독려 및 홍보 활동은 19대 총선, 지난 대선에 비해 소홀했다. 

선거 등록 간소화로 올라간 등록률 상승세도 낮은 투표율로 상쇄되었다. 10% 투표 벽 넘기는 난망한 상태다. 선거권자에 비해 턱없이 낮은 유권자 등록율 및 투표율은 한국 정치권의 작은 관심마저 돌려놓고 있다. 20대 총선에 등록한 약 15만8000여명의 해외유권자가 한국 총선에 미칠 영향력은 극히 미미하다. 실제로 한국 정치권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못미치는 재외동포 유권자에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경우 김성곤 의원(재외동포위원장), 정광일 세계한인민주회의 사무총장, 노덕환 시애틀 재미대한체육회 해외협력단장 등이 비례대표 후보로 신청서를 냈지만 탈락했다. 김성곤 의원은 더불어 민주당 강남갑 지역구로 공천을 받아 험지 출마했다. 

새누리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양창영 현 의원(비례대표), 김영호 전 민주평통 미주부의장, 남문기 뉴스타부동산그룹 회장 등이 후보신청서를 냈지만 모두 배제됐다.

여야의 재외동포 공약도 빈곤하다. 새누리당은 복수국적 적용대상 확대를 약속한지 오래다. 더불어 민주당도 ‘재외동포청’설치 약속을 꺼낸지 거의 20년이 지났다. 국회의원 출마당사자들의 선거 공약을 확인하는 것도 투표가 시작되고 난 후였다. 이쯤 되면 재외 국민들이 투표할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재외동포 푸대접론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

재외선거가 악순환의 고리에 빨려 든 형국이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돌파하기 위해서 여야정치권은 각자의 유리한 정치셈법에서 벗어나 재외동포 인터넷 투표와 우편투표를 동시 허용해야 한다. 인터넷 투표는 젊은층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 야당에 유리하고, 노년층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 여당에게는 우편투표가 유리할 것이라는 여야의 정치적 계산에 따라 두 제도 모두 도입을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다. 

선관위도 지금의 방어적 재외 선거진행에서 좀더 적극적인 선거 독려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새로운 모색을 해야한다. 선관위의 관심이 높아질수록 재외동포 유권자의 비중도 높아진다. 가까이는 2017년 19대 대선에서 재외동포 투표가 충분히 캐스팅 보트를 쥘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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