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도 가까운 간호사의 길
보스톤코리아  2010-09-06, 11:42:35 
내가 맨 처음에 간호학 공부를 시작했을 때는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에서 간호사가 부족하다고 날마다 방송했을 때 였다. 마침 아는 분을 만났는데, 당시 집에서 아이들을 기르고 살림만 했던 나에게 간호사가 되는게 어떻겠느냐고 권유하셨다. 앞으로 미국에서 외국인이 취업할 수 있는 가장 유망한 전문직종 분야라고 말씀하시면서 말이다. 평소 존경했던 분의 말씀이라서 그 즉시 간호사 과정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집에서 가까운 B대학과 M대학에 가서 알아보니 꼬박 2년을 풀 타임으로 공부해야 되는 과정이었다. 무엇보다 본 과정에 들어가기 전에 기초 관련 과목들을 이수해야 하고 간호학 과정 입학시험을 치러야만 했다. 처음에는 너무 긴 과정이라 망설이기도 했다. 하지만 주위에 간호사로 일하시는 분들이 말씀하시길, 일단 간호사가 되면 취직할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고, 심지어 외국인들도 바로 취직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해서 공부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영어 작문부터 대학 수학, 생물학, 해부학, 화학, 미생물학 등등 본과정에 들어가기 위한 자격을 갖추는데 꼬박 2년이 걸렸다. 물론 파트타임으로 공부해서 그렇다. 그 다음 간호학 과정 입학 시험(영어, 수학, 과학)을 치뤄야 했는데, 어떤 대학들은 문제가 비슷해서 여러 번 보면 금방 요령을 알 수 있었지만, 어떤 대학은 무척 까다로왔다. 또 이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고등학교 검정고시과정인 GED과정을 들은 것이 많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이런 복잡한 절차를 하나하나 통과하면서 간호학 본과정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어려운 과정을 어떻게 마쳤는지 안도의 숨이 나올 정도다. 2년 동안 학교 수업과 병원실습을 병행했는데, 나 같은 경우에는 한국의 대학교에서 인문계를 전공했던터라 이런 과정을 겪어내는 데 매우 힘들었다. 2주에 한 번씩 치르는 시험과 병원실습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나는가정을 돌볼 여유조차 없었다. 매학기마다 평균 75점이 안되면 과정에서 탈락하는 관계로 언제나 초긴장 상태에서 공부와 실습에 임하곤 했다. 어찌됐건 시간이 흘러 모든 과정을 마치고 졸업을 하게 되었고, 간호사 자격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이 시험을 위해 K학원에 다니든지 아니면 거기서 나오는 책을 사서 공부하면 단번에 통과할 수 있 다는 말을 들었다. 시험문제가 어렵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쉽지도 않아서 내용을 공부하고 문제를 푸는 요령을 습득해야만 했다. 마침내 준비 끝에 간호사 자격시험을 통과 했을 때, 이제 드디어 취직할 수 있다는 생각에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러나 진짜문제는 그때부터였다. 간호사가 부족하다는 것을 다 아는데, 아무데서도 신입 간호사를 받아주지 않았다. 경험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또한 경기침체로 인해, 병원에는 아예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너싱홈(nursing home)에 지원하기로 했다. 먼저 인터넷으로 100여군데를 지원했는데, 놀랍게도 단 한 군데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다 못해 직접 이력서를 들고 인근의 너싱홈 30여군데를 찾아다니면서 지원했다. 그 중 3군데서 연락이 와서 면접을 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원서를 쓸 때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 중에 아는 사람의 이름을 써넣은 것 때문에 그 나마 면접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면접을 하고 나서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계속 전화를 하면서 나 자신의 존재를 알리곤 했다. 이런 노력 끝에 드디어 한곳에 취직이 되어 간호사로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뒤돌아보면 공부도 쉽지 않고 기간도 짧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그렇게 힘들게 지내온 후라 더욱 보람이 있는 것 같다. 더구나 40이 넘은 나이에 이곳에서 다시 직장을 잡고 사회의 일원으로 열심히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뭔가를 해야 하는 데 하고 집에서 생각만 하는 분들에게 이 길을 시작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분명 자신에게 도전이 되고 한국 사람들만의 교류라는 한계를 넘어서 미국 주류사회의 일원으로 자리잡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더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뉴잉글랜드 한인 간호사협회로 문의하여, (info@KoreanNurses.org), 선배 한인 간호사들의 경험담을 들으며, 용기를 가지고, 간호사의 길을 도전해 보기를 권한다.

뉴잉글랜드 한인 간호사협회(www.KoreanNurses.org)는 조만간, 하버드 의과 대학 닥터 “하시요” 신장(kidney)연구 팀과 함께, 한인들만을 위한 무료건강검진을 실시한다고 한다. 이 무료건강검진에는 자원봉사자들, 의사들, 전문간호사들이 참석하여, 아래와 같은 무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1. 무료 감기 예방 주사: 겨울을 준비하며, 특히 노인들, 병약자들의 많은 참여 요함
2. 무료 혈압, 당뇨, 소변검사: 모두 그 자리에서 결과를 볼 수 있고, 의사 그리고 전문간호사와 검사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3. 건강보험이 없는 많은 한인들을 위하여, 정부에서 주는 무료건강보험 전문가를 초청하여,신청자격과 신청방법에 관한 정보를 제공.
날짜: 10월 3일 (일요일) 오후, 2시30분 부터 3시 까지: 닥터 “하시요” 발표회 / presentation.
닥터 “하시요” 발표회/presentation 에 참석한 사람들에 한 하여, 무료 감기 예방 주사를 맞을 수 있다.
3시 부터5시까지: 무료 건강 검진 / screening and flue shot, 장소: 보스톤 소망교회, 6 Eddy street, Waltham, MA 02453
자세한 문의는 info@KoreanNurses.org로 해 주십시요.교민들의 많은참석을 요하고 있습니다.

그레이스 리
간호사, RN, 뉴잉글랜드 한인간호사 협회 (www.KoreanNurs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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