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작스런 영주권 신청 규정 변경, 이민변호사들에게 묻다
보스턴 이민 전문변호사들 이구동성 "역대 최악의 정책" 평가
트럼프 행정부 영주권 미국 밖 신청 의무화, 이민국도 갈팡질팡
비서류 이민자, 초과체류 및 범죄경력 있으면 가장 큰 타격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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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스톤 작성일 26-05-28 18:17본문

트럼프 행정부가 합법적인 이민신청절차인 영주권 심사 관련 규정을 대폭 변경하면서 이민국은 물론 이민변호사 그리고 신청자들 모두에게 혼란과 불확실성을 안기고 있다.
변호사 업계에서는 정책변화의 조짐을 감지했으나 미국 내 영주권 신청 자체를 제한하는 수준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이민국은 22일 미국내 영주권 신청을 제한하고 원칙적으로 미영주권 신청을 미국 밖에서 신청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메모를 발표했다.
이민국은 메모에서 유학생, 임시노동자, 관광비자 소지자들의 경우 특정 목적을 가지고 미국에 입국한 만큼 그 목적이 끝나면 미국을 떠나야 하며, 영주권 취득의 첫 출발점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학생 및 합법적 이민자들의 미국내 장기 체류 허용을 불허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가 공식화된 것이다.
이번 조치에 대해 보스턴 한인 이민전문 변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민법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정책담당자가 만든 ‘최악의 황당한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성기주 변호사는 “트럼프 행정부 들어 이민정책은 모두 비 전문가들이 결정한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며 “그러나 이번 조치는 지금까지 나온 반 이민정책 가운데서도 최악의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연진 변호사는 정책 공표 직후 적용 범위에 대해 ‘즉시 전면 적용’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이민국 직원들조차 정책의 적용방식과 해석을 아직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현실성이 없는 황당한 조치로 ‘영주권 10만달러’ 정책보다 더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의 영향은 체류신분에 따라 극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H-1B 전문직 비자 소지자 등 합법적 체류자의 경우, 미국내에서 취업이민 청원서(I-140) 승인 후 해외수속(consular processing)으로 전환하는 절차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I-140 승인을 받은 뒤 “해외에서 진행하겠다”는 선택을 명시하면 서류가 내셔널 비자센터(NVC)로 이관된다. 이후 신청자는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비자 관련 서류, 경찰 기록 등을 NVC에 제출한다. 인터뷰 일정이 잡히면 신체검사 후 해외 영사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비자를 수령하여 미국에 재입국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H-1B 전문직 비자 소지자들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신청자들이 장기간 미국을 떠나 있어야 할 경우, 기업과 직원들 모두 업무상 큰 차질을 겪을 수 있다.
이번 조치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대상은 불법체류 또는 과거 초과 체류 이력을 소유한 이민자들이다. 불법 체류자는 출국시 10년 입국금지 조항에 해당해 현실적으로 해외수속을 선택하기 어렵다. 이경우 입국 불허 사유 면제 신청서(I-601 Waiver)를 신청해 예외 승인을 받아야 하며, 절차가 3-4년 이상 걸릴 수 있어 실질적 장벽이 높다. 시민권자 직계가족 중 불체 이력이 있는 경우, 현 정책 하에서 외국에 나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이번 신규 정책은 이민국의 하위 규정임에도 의회가 제정한 상위법안을 무력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연진 변호사는 “의회가 제정한 연방법(INA245)은 시민권자 직계 가족 등 특정 범주의 신청자에게 미국 내에서 영주권 신청을 허용하며, 과거 위반이나 불법 체류 이력이 있어도 특정 요건 하에서 미국 내 신분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국회의 입법 내용을 하위 규정으로 무력화하는 월권에 해당한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다만 이번 규정 변경은 모든 신청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면제 사유로 예외적 상황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준이 이민 심사관에 재량에 따라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본인 또는 가족 지속치료의 필요성, 가족관계 유지, 사업의 연속성, 종교활동의 커뮤니티 기여와 관련된 현저한 어려움(extreme hardship)이 인정될 경우 예외 적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새 규정에서 이민국은 이중목적(Dual Intent)의 비자는 미국내 신청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에 해당하는 비자로 H-1B 또는 L 비자 등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규정 메모에 어떤 비자가 예외 적용에 해당되는지 구체적 지침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한 국토안보부(DHS) 관계자는 “고숙련 전문직과 법을 준수한 신청자들에게는 눈에 띄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기존 전문직 취업비자 소지자들에게 영향이 적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미국 테크업계와 대기업들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가 최근 대학 졸업생, 연구원,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하는 외국 인력들의 영주권 취득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이민시스템 및 기업활동 전반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변호사들은 이번 정책의 실제 시행 가능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약 100만 건 이상의 영주권 신청이 해외 수속으로 전환될 경우, 전 세계 미 대사관·영사관 시스템이 이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연진 변호사는 “한국에서 진행하는 취업 영주권 수속도 6개월에서 2년이 걸리는 상황에서 대규모 신청 전환시 기존 1년 걸리던 수속이 2-3배로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앞으로 이민자들은 불확실성에 거액을 베팅해야 할 수도 있다. 현재 성인기준 영주권 신청 수수료는 1천 440달러로 워크 퍼밋을 포함하면 1인당 2천500달러 수준이다. 가족 단위 신청시 수수료만 7천달러를 넘을 수 있다. 성기주 변호사는 “이민국이 신청서 심사 후 거부반려(Rejection)하는 경우 신청료를 돌려받지만, 불허(Deny)의 경우 되돌려받지 못한다”며 “정책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이 같은 비용부담은 이민자들에게 과다한 위험을 안기는 요소”라고 짚었다.
성 변호사는 “현재는 구체적인 시행 지침이 없어 혼란을 던져주고 있으나 조만간 보다 자세한 시행 지침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시행 지침은 일부 수정될 수 있겠지만 이번 영주권 신청 제한의 큰 틀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연진 변호사는 “이번 정책은 현실성이 너무 떨어지고 문제점이 많아 (변호사 )일부에서는 오히려 걱정을 안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하고 “지금은 향후 변화에 대비해 자신의 서류를 철저히 준비하고 정리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이민자 사회가 해야 할 일은 각 해당 지역 연방 의원들에게 연락해 당면한 어려움과 고통을 호소하는 것”이라며 “행장부가 이민자들의 의견을 무시해도 의회는 무시하기 어렵다”고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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