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행정부 시절 고문 방법 공개 |
보스톤코리아 2009-04-27, 13:19:48 |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시절 테러 용의자들을 신문할 때 사용했던 고문 방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법무부 메모들이 지난 16일 공개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공개한 4건의 메모에는 심적 압박과 공포를 줄 목적으로 공권력이 사용할 수 있는 물리적 폭력의 가이드라인이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다.
이 메모들은 2002~2005년 “어느 선까지 가혹한 신문이 허용될 수 있느냐”는 CIA의 질의에 따라 미 법무부가 작성해 내려 보낸 것이다. 총 14건의 구체적인 신문 방법과 주의사항, 예상 효과와 단점 등이 자세히 적혀 있다. 물고문 논란을 빚어온 ‘워터 보딩(Waterboarding)’은 “피신문자를 바퀴 달린 침대에 눕게 해 묶은 뒤 침대를 10~15도 가량 기울인다. 피신문자의 코와 입에 천을 씌운 뒤 물을 흘려 붓는다. 한번에 40초 이상 해선 안 된다”는 내용으로 돼 있다. 이 메모는 “피신문자가 물을 들이 마시지 않으므로 폐에는 물이 들어가지 않는다. 제대로 시행되면 심각한 신체적 고통을 주지는 않지만 질식사할지 모른다는 엄청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며 천을 제거하는 순간 공포는 사라진다. 이 과정을 반복한다”고 보충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물 뿌리기’도 한 방법이다. “차가운 물을 노즐 없는 호스로 뿌린다. 단 물은 마실 수 있는 물이어야 하며, 코나 입에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돼 있다. 수감자에 대한 구타와 관련해 법무부는 “얼굴이나 배를 손바닥으로 때리는 것은 허용된다. 이는 실제 고통보다 공포를 많이 준다”고 허용하면서 “단 얼굴을 때릴 땐 손가락을 펴서 손가락만으로 때려야 하며, 사전에 반지 등을 빼놓고 해야 한다”고 주의사항을 제시했다. 다른 메모에는 “옷 벗기기, 잠재우지 않기, 식사 제한은 수감자를 고분고분하게 만들며 자신들의 기본적 생리적 욕구에 대해 스스로가 아무런 통제권이 없음을 깨닫게 만든다”며 “옷과 음식이 협력의 대가로 이용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잠재우지 않기의 최장 허용 선은 180시간으로 적혀 있다. 벌레를 싫어하는 테러 용의자에 대해서 법무부는 “애벌레로 가득 찬 박스에 가두는 기법을 사용해도 좋다”고 지시했다. 이 메모는 “너는 침을 쏘는 종류의 벌레들이 있는 박스에 갇히게 된다. 하지만 그 침은 죽거나 심각한 고통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해주라. 그러나 실제론 침을 쏘지 않는 애벌레를 넣어라”고 지시했다. 이 방법은 실제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2002년 처음 법무부의 승인을 받은 가혹한 신문 방법은 2005년까지 CIA의 해외 비밀 감옥에서 자행됐다. 의사의 입회 및 모니터링 등 여러 전제 조건을 달고, 고문금지국제협약에 노골적으로 위배되지 않기 위해 각각의 신문방법 마다 세세한 주문사항, 제한사항을 달아 놓았다. 이번 메모 공개는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제기한 정보 공개 소송에 따라 법원의 명령으로 이뤄졌다. 메모 작성자는 현재 연방항소법원 판사인 스티븐 브래드버리 등으로 되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런 신문 방법들은 미국의 도덕적 권위를 해치고 우리를 안전하게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이미 사용을 금지했다”며 “하지만 메모 내용을 수행한 CIA 요원들에 대한 법적 처벌은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반성의 시간이지 징벌의 시간이 아니다”라는 설명이었다. 리언 파네타 CIA 국장은 “그 메모들은 9.11테러 직후 CIA 요원들이 추가 테러를 막기 위해 골몰하던 때 작성된 것임을 감안해야 한다”며 “2009년 4월 밝은 햇빛 아래, 안전한 상황에서 읽는 메모들은 섬뜩하고 구역질이 나지만 정부는 그 메모들에 근거해 일했던 요원들을 보호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시 행정부 시절 당시 CIA 국장을 지냈던 마이클 헤이든은 고문 메모를 공개한 오바마 정부를 공개 비판하면서, 테러 용의자들에게 잔혹한 신문 방법을 동원했기 때문에 미국인의 귀중한 생명을 구했다고 주장했다. 헤이든 전 국장은 “이런 신문 방법에 반대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아주 고상한 위치에서 ‘내 조국이 이런 짓을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런 방법은 효과가 없다’고 말하고 싶어 한다”며 “그러나 테러범들에 대한 이 같은 신문 방법은 미국 시민을 더 안전하게 만들었고 실제로 효과를 거뒀다. 불편하게 들리겠지만 이것은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오바마 대통령이 기밀 메모를 공개함으로써 정보당국을 실질적인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난하며 “메모 공개는 신문 방법과 관련한 귀중한 정보를 적들에게 설명해준 셈”이라고 비판했다. 정성일 기자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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