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가 사명이다 |
신영의 세상 스케치 836회 |
보스톤코리아 2022-04-04, 11:18:16 |
"내가 이 말을 듣고 앉아서 울고 수일 동안 슬퍼하며 하늘의 하나님 앞에 금식하며 기도하여(느헤미야 1장 4절)" '상처'가 사명이다. 눈물과 아픔과 상처는 사명과 맞닿아 있다. 하나님은 당신의 뜻을 이루는 '사명의 도구'로 사용하신다. 상처에는 눈물이 있다. 그 상처의 눈물은 하나님이 꼭 사용하신다. 그 눈물은 회복하는 도구로 쓰시는 까닭이다. 남이 겪어보지 않은 '내 일'에 대해 어찌 알 수 있겠으며, 나 또한 다른 이의 아픔과 상처와 고통을 안쓰러운 마음으로는 있지만, 얼마나 그 마음을 알 수 있겠는가. 지난 3월 28일(월) 남편의 기일 1주기를 보냈다. 한 열흘은 마음이 안정되지 않아 기도하며 마음의 평정심을 찾으려 애썼다. 세 아이들과 막내 며늘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더욱 아파져 왔기에 마음의 안정을 위해 기도를 많이 했다. 한 달여 전부터 교회 담임 목사님께 1주기 '추도 예배'를 위해 부탁을 드렸었다. 그리고 한 교회에서 30여 년 함께 오래도록 지내오며 마음을 나누던 몇 분들만 초대를 했다. 담임 목사님께서 초를 준비하시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촛불을 켜 함께 놓고 기도와 함께 말씀을 전하며 참으로 감사한 시간이었다. 사람을 그리워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고 슬프고 버거운 일이다. 그러나 천국의 소망을 둔 믿음의 사람으로서 나 역시도 언젠가 하늘나라에서 만나리란 그 믿음으로 오늘의 안타까움과 슬픔과 힘듦을 기도로 이겨내는 것이다. 연애를 포함 35여 년 시간을 함께했던 남편과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과 추억들을 어찌 가슴에서 떠나보낼 수 있을까. 예고도 없이 성난 파도처럼 그리움은 한 차례씩 내 가슴을 후비고 훑으며 지나간다. 누구나 어느 때인가는 단 한 번은 서로 겪어야 할 일들이지만, 내가 먼저 겪었을 뿐이다. 세상에 태어나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미래의 일들 가운데 똑같이 약속된 일은 '죽음'이라는 것이다. '죽음'이란 단어를 떠올린다는 것은 왠지 내일 같지 않아 듣고 싶지도 않고 보고 싶지도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삶 가운데 약속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아니던가. 우리는 지금 현재의 삶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내가 경험하게 될 죽음을 준비하는 마음은 그 한 사람의 삶을 많이 바꿔놓기도 한다. 하루의 삶이 헛되지 않고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삶, 시간을 아끼며 사람을 살리는 일에 더욱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것이다. 남이 겪지 않은 일을 겪는 일은 참으로 버거운 일이다. 그러나 그 시간을 잘 견뎌내고 이겨내면 그 버거운 일은 나의 앞으로 삶 가운데 디딤돌이 되어 나를 더욱더 든든하고 힘있게 만들어 준다. 그 경험으로 아픈 상처가 있는 사람에게 더욱 가까이 깊이 다가갈 수 있는 기도자가 될 수 있고 힐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서로 마음을 깊이 나눌 수 있는 치유자가 되는 것이다. 세상을 더 멀리 더 높이 더 깊이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이 생기면 혜안이 열리니 세상을 더 품을 수 있는 넉넉한 가슴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남편이 떠난 빈자리 많이 버겁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하나님의 사람으로 더욱 깊이 기도의 사람으로 살 수 있어 감사했던 시간이다. 또한 그 빈자리를 마무리 못 했던 대학원 상담학 공부를 다시 2월 말부터 준비해 3월 초부터 시작을 했다. 시간이 반이라더니 벌써 한 달을 보냈다. 참으로 감사한 시간이다. 대학원 공부를 마치면 상담학 박사과정도 준비하려고 한다. 세상 나이 60이 다 되어 시작하는 공부니 머릿속에 잘 들어가지도 않지만, 기도하면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 끝까지 마무리 공부 잘하길 기도한다. 특별한 타 주에 볼일이 있지 않다면 남편의 묘지에 매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온다. 나 잘살고 있지? 이렇게 남편에게 물으며 중얼거리다 돌아오곤 한다. 걸어서 찾아가는 길은 남편 만날 생각에 좋고, 자동차로 가는 날에는 이야기를 좀 길게 하다 오곤 한다. 가끔, 아주 가끔은 '남편의 수다'가 그렇게 그리울 수가 없다. 남들 앞에서는 무뚝뚝한 사람 같지만, 매일 내게 끊임없는 수다로 있던 정 깊고, 속 깊은 남편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편안한 남편이고, 참 좋은 친구였다. 늘 지켜봐 주길, 열심히 살께!!^^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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