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어우러 진 문화적응? 가하만사성(家和萬事成)의 비결?' |
양미아의 심리치료 현장에서 |
보스톤코리아 2018-04-30, 10:38:00 |
기나 긴 겨울 끝자락의 꽃샘 추위에 봄이 오기는 하는걸까? 의심이 들게 하는 기다림이었다. 지난 며칠, 봄 내음의 진한 향기의 소리를 들으며 마음이 설레지는 시간이었다. 그러면서, 며칠이면 벌써 오월이 오는구나 하는 놀라움이 생겼다. 오랜 미국 생활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살아왔던 문화를 잊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인지 오월이 '가정의 달'로 인식되어지는 걸까? 며칠 안 남은 오월의 문턱에서 미국속에 살고있는 한국 가정을 살펴보기로 한다. 평안한 가정은 모든 생에 튼튼한 기초가 된다. 만족과 삶의 보람을 느끼는 화목한 가족 생활은 살아가면서 겪는 많은 역경을 잘 견디게 해주는 방패막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처럼 가정이 화목하면 모든일이 잘 풀리게 되어있다. 미국속에 살고 있는 한국 가정은 미국 문화의 적응 과정에 따라 가정 안에 갈등 요소가 다른 형태를 띨 수 있다. 갈등이 어떻게 다른 걸까? 그 갈등을 어떻게 극복하여야 할까? 흔히들 미국이 '개인주의'라고 하지만 미국에 살면서 피부로 더욱 절감되어지는 것이 있다. 그것은 미국의 '가족주의'를 말한다. 미국 중산층 아버지들은 퇴근하면 곧바로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이 참여하는 운동 게임, 보이 스카우트, 걸 스카우트, 학교 클럽 등에 활발히 참여하면서 자녀와 시간을 보내려 하고, 자신의 관심과 자녀의 관심의 주파수를 맞추려한다. 엄마의 정보력, 동생의 희생, 할아버지의 재력, 아버지의 무관심의 한국 자녀의 성공방정식과는 너무 다르다. 술 문화와 유흥업이 풀 가동되며 밤이 더 시끄러워지는 한국문화와는 너무도 대조적인 것이다. 보스톤에 주재원으로 미국문화를 접하면서 미국의 '가족주의'에 적응이 힘들었던 황박사 가족의 이야기를 시작해본다. 황 박사는 한국에서의 회사생활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게했다고 했다. 주중에는 거의 야근이나 회식으로 인해, 거의 매일 집에 늦게 들어와 잠자는 가족을 보는일이 허다했다. 이런 한국 가족 생활에 젖어있다가 미국에 있는 한국 리서치센터에서 주재원 생활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5시면 퇴근하는 미국문화로 일찍 집에 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멘붕이 오곤 했다. 서먹서먹한 가족들과의 관계 또한 힘들었다. 주말에도 열심히 일하며 살아왔던 그가 미국에서 맞는 주말은 너무나 생소하기만했다. 더구나 결혼 생활 10년동안 꾹꾹참으며 살아왔던 부인의 항거와 미국 학교적응이 힘든 딸아이로 미국 주재원 생활이 힘들게 시작되었다.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는 미국 문화와 영어적응이 쉽지 않았다. 학교 생활 중 자신의 불편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면서 화가 난 딸아이는 다른 클래스매이트를 때리고 말았다. 한국학교에서도 몇번 일어났던 일이었다. 하지만 한국학교와 미국학교의 처리 과정은 매우 달랐다. 놀라서 다가온 학교 선생님과 스태프들의 출현으로 더욱 불안해진 딸은 교실 바닥에 누워 소리를 지르는 상황을 갖게 되었다. 미국 학교는 부모에게 테라피 치료를 받을 것을 권유했다. 한국에 있을때 부인이 딸아이의 감정 기복과 충동적인 행동을 상의하려 했지만 자신의 바쁜 회사생활로 부인과의 대화를 무시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가족에 대한 무심을 당연시 했고, 가족과의 대화를 생각조차 못했다. 딸아이의 학교사건으로 부인과 막상 대화를 시작하려하니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해졌다. 부인이 그동안 얼마나 화가 나 있었는 지, 왜 화가 났는 지 조차 자신은 모르고 있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테라피치료가 시작되고 근 6개월 세션이 끝날때마다 집에 돌아가 큰 싸움이 나곤 했다. 그래서 테라피치료를 그만 둘까를 몇번씩 고려했다고 했다. 황박사는 이런 힘든 과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떠나는 시간까지 테라피치료에 열심히 임했다. 2년 후 주재원 생활이 끝나고 한국에 돌아가면서 미국에 와서 가장 고마운 일이 있다고 했다. 미국의 가족주의 문화에 적응을 하면서 가족과의 유대와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황박사는 한국에 돌아가서도 미국의 가족주의를 실천하면서 살고 있다는 소식을 반갑게 전하곤 한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미국문화(의식주를 비롯하여 습관, 관습, 언어, 풍습)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게된다. 미국 문화에 적응하는 과정을 문화적응(acculturation)과 동화(assimilation)의 과정으로 설명하도록 한다. '문화적응(acculturation)'은 한국인들이 미국 문화권안에서 지속적으로 생활을 하면서 변화해지는 문화적 양상의 변화과정을 말한다. 따라서, '문화적응(acculturation)'은 미국 문화를 많이 접하고 언어 습득이 수월 할 수록 과정이 빨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 있는 한국타운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 중 몇 십 년이 지났는데도 영어습득이 필요없고 그러다보니 더욱 한국문화를 고집하는 이변이 생길 수 있다. 유학을 와서 만나 교포 남자와 결혼을 하려던 제이미는 결혼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갈등을 호소했다. 남자 친구의 부모는 70년대 말에 뉴욕으로 이민을 오셔서, 힘든 일을 하며 돈을 모아 한국 음식점을 차렸다. 놀랍게도 남자 친구의 부모님은 한국의 70년대 사고방식과 한국 며느리에 대한 고정 관념을 갖고 계셨고, 70년대의 사고방식으로 자신의 결혼 준비를 요구하면서 갈등이 생겼다. 제이미의 남자 친구 부모님은 근 40년을 넘게 미국에 사셨지만, 미국 문화적응(acculturation)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으셨던 것이다. 또한, 대학졸업장이 없는 설움을 한국에서 겪은 남자친구의 부모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고, 자신들의 아이들이 보다 쉽게 미국의 주류 사회에 동화하기 위해서는 영어를 잘하고 공부 잘해서 주류 미국사회에 들어가야 한다는 인식을 하셨다. 그러다보니, 남자친구는 한국어가 어눌했고, 영어가 힘든 남자 친구의 부모는 서로 깊은 대화를 나누기가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남자친구는 한국에 대한 문화적 자긍심이 없었다. '동화(assimilation)'는 미국 사회구조에 동화해가는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은 '문화적응(acculturation)'과 다른 양상을 띤다. 이 과정은 자신 고유의 문화정체성을 유지하지않고, 새로 접한 문화에 녹아들어가는 현상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는 자신의 원래 문화와 새로운 문화에 대한 통합(Integration)형태를 잘 형성해야 한다. 자기고유의 문화적 주체성은 계속 유지하는데 가치를 두고 새로운 문화도 거부하지않고 지배적인 주류문화에 적응하고 순응해 나가는 형태이다. 이 과정을 잘 하고 있는 그룹으로 유태인 가정을 들 수있다. 그들은 세계각국에 흩어져 살면서 다른 나라의 문화 적응과 동화를 효과적으로 잘 하면서도 유태인의 자긍심을 잃지 않는 가정 교육을 실행한다. 미국에서 살고있는 한국가정은 세 부류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유학을 와서 미국에 머무른 '유학파 부모'가 형성한 가족, 두번째는 이민으로 미국을 온 '이민가족', 세번째는 아이들의 공부를 위해 미국에 머무르는 '기러기가족'을 말한다. 이 세부류의 가족의 문화적응(acculturation), 동화(assimilation)와 통합(Integration) 과정의 형태를 살펴보면서 미국에서 살고있는 한국가정의 '가화만사성'의 이야기를 다음 칼럼에 계속하도록 한다.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Private Practice: 1330 Beacon St. Brookline, MA 02446 37 Fruit St. Worcester, MA 01609, 508-728-0832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의견목록 [의견수 : 0] |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 |
|
프리미엄 광고
161 Harvard Avenue, Suite 4D, Allston, MA 02134
Tel. 617-254-4654 | Fax. 617-254-4210 | Email. [email protected]
Copyright(C) 2006-2018 by BostonKorea.com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and Managed by Loopivot.com